당신이 편안했으면 좋겠습니다 - 인생의 불편함을 정돈하는 삶의 기술, 코지
이사벨 길리스 지음, 김산하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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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제 사회에 갓 뛰어들었다. 눈치보기 바쁜 삶 그리고 타인의 인정과 칭찬에 얽매인 삶. 그 삶 가운데서 나는 어느순간 '내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질 대가 많았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고 어떨 때 편안하고 어떨 때 화를 내고 그리고 어떨 때 슬퍼하는 지 등 감정을 있는 그대로 깊이 느껴본 적이 아득하기에 더욱 그러했다.


이 책은 내게, '나 자신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과 같다. 이 책의 저자 '이사벨 길리스'가 이야기하는 코지라는 비법은 근본적으로 내가 어디에서 어떻게 자라왔는지를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충분히 합당한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이사벨 길리스는 아프리카 지역을 방문했을 당시 보았던 그 옷이, 추운 겨울 자국에서도 충분히 입을 수 있기에 실용성이 상당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더 이상의 고민도 없이 이 옷을 사지만, 그녀는 이 옷을 옷장에만 두고 거의 한 번도 입어보지 않았다. 그 때에 그녀는 앍게 된다. 옷이든 악세사리든 이것이 코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끄집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모른다면, 적극적으로 나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고 저자 이사벨 길리스는 이야기 한다. 길거리를 거닐며 보이는 것들에 대해, "이것이 맘에 들어? 아니... 이러이러해서 뭔가 좋지 않은 마음이 많이 들어" 그리고 "왜 이러한 감정을 갖게 된걸까" 등 차근차근 내 심장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어렴풋한 감정을 꾹꾹 밟아가며 나 자신을 찾는 과정. 이것이 가장 우선이고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바라보는 '코지'라는 개념은, 내 마음 속 불안과 흔들림을 차분하고 편안하게 다스릴 수 있는 기법을 넘어선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낯선 문화와의 관계 그리고 어떤 도전적인 과제와의 불편한 마주함 등 다양한 부분에서도 유연하게 응용될 수 있는 그러한 상황까지 나아갈 수 있는 개념이다. 즉, 우리의 삶 전체적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삶의 따뜻한 전략'으로 표현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코지'가 갖는 잠재적 의미까지 집중해가며 다양한 사례와 상황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읽다보면 적어도 무언가 하나는 반드시 익힐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불안한 사회를 살면서도, 나 자신의 중심을 끝내 놓지 않는 삶'에 대한 더 나은 행동양식과 질문. 이 정도만 얻어도 이 책은 충분히 성공적으로 읽었다고 생각한다.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당신이편안했으면좋겠습니다 #이사벨길리스 #흐름출판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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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연민 - 혐오의 시대를 우아하게 건너는 방법
마사 C. 누스바움 지음, 임현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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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든, 미국이든 최근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강력한 사조가 있다면 '비인간성'일듯 싶다. 사람들의 혀 끝에서 나오는 말은 '존중'과 '포용'보다는 '욕설'과 '혐오'이지 않을까? 사람들의 손가락 끝에서 쓰여지는 단어들은 '이해'와 '희망'이기 보다는 '비난'과 '차별'이지 않을까? 다양한 제도와 법률로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꽃피우려 했지만 우리에게 남겨진 것이라곤 '공허한 외침'뿐이다. 공허함만 남은 지금의 무감각한 우리 사회에 '사람다움'이라는 기본적인 철학을 땅 깊숙이 씨앗뿌리기 위해, 이 책의 저자 마사 누스바움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심장'처럼 두근거리는 따뜻한 사회가 깊이 뿌리내리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제도'를 넘어 '인류애적 사랑(낭만적 개념이 아니다)과 희망'을 더욱 장려해 줄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그녀는 다시 한번 이야기한다.

타인에 대한 연민, 원제는 '두려움의 군주제'이다.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어떻게 민주주의를 뒤흔들고 있는 지 보다 진지한 자세로 숙의할 수 있는 '깊은 생각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쓰여진 책이 바로 '타인에 대한 연민'이다. 최근 민주주의를 뿌리째 흔들 정도로 거침없이 그리고 거세게 달려드는 개념이 있다면 첫번째도 두번째도 모두 '차별'이다. '혐오'이다. 그리고 '시기'이다. 우리가 주의해야 할 이 3가지의 감정은 적절하게 통제되지 못한 채 온갖 악취로 이세상 저세상을 누비고 있다. 혐오와 시기 등의 감정이 일상화되어버린 지금의 세상 속에서, 나에게 남은 유일의 법칙은 이제 '자기보호'가 되어버렸다. 끊임없는 타인화와 '자기보호'라는 치킨게임 정도로 점철된 지금의 사회. 즉, '자기보호'라는 명목 아래 타인의 헌법적 권리를 일정부분 박탈할 수 있는 방안을 먼저 생각하는 지금의 사회, 그리고 '타인'에게 연민의 감정이란 걸 갖는다는 건 이제 낭비가 되어버린 지금의 사회. 이 상황에서 벗어나 어떻게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이 책의 저자는 진지하게 '두려움'이라는 감정과 마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건강한 삶에 도움이 되는 하나의 소중한 감정이다. 가령, 독재와 인권탄압 등 실재하는 '악'에 대한 두려움은 역사 속에서 늘 우리 사람들의 역사를 긍정적으로 바꾸어주었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악'은 적절한 사회적 숙고 없이 무분별하게 표출되는 '두려움'이다. 실체를 확인할 수 없음에도 단정되는 비합리적인 '두려움'이다. 이러한 감정은 민주주의의 뿌리를 갉아먹는 강력한 병균이 될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이 함께 협력하여 실재하는 불안에 대응하는 협력은 커녕, '나'와 '타인'을 구분짓고 배척할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조가 바로 그 병균의 실체이다. 대표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일어나는 '차별'과 '혐오' 그리고 '시기'를 보면 알 수 있다. 여성과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적 시선, 장애인에 대한 혐오 그리고 소수자에 대한 '증오 등, 이것이 어떻게 '두려움'이라는 감정에서 비롯될 수 있는지 다양한 사례를 곁들여 설명한다.

이 책은, 철학과 윤리학 등 다양한 학문적 범주를 넘나들며 현재 우리사회의 군주처럼 군림하는 '두려움'을 파헤치고, 이를 해결할 방안을 찾는다. 건강한 민주주의와 더 나은 사회적 미래를 구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새로운 '길'을 논의한다. 이 길은 바로 '감정'이라는 문제를 더 집중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부터 비롯될 수 있다. 특히, '정치적 감정'이 어떻게 숙고되고 다루어져야 할지 명쾌하고 예리한 시선을 들이대며 다양한 현상 곳곳을 깊숙이 파고든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이 책의 깊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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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 - 책 읽어드립니다, 김구 선생의 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김구 지음 / 스타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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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 역사강사가 강연도중 이야기했던 한 마디가 유난히 마음에 꽂혔다. "처음부터 영웅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습니다. 영웅으로서 자신을 희생해야 했던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눈앞의 총칼에 눈을 부릅뜨고 '대한민국 독립'을 외쳤던 유관순 그리고 도시락폭탄으로 일제에 항거했던 윤봉길 등 억압과 차별을 끊고 대한민국의 역사에 획기적인 전환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했던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는 내게 단순히 멋진 영웅전을 읽는 정도가 아니었다. 그 또는 그녀 역시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두려움과 불안을 갖는 사람이고, 나아가 즐겁게 노는 걸 좋아하는 같은 사람이라는 하나의 인문학적 관점에서 독립운동가들을 읽고 싶었다.

그렇게 눈에 뛴 '백범일지'. 김구 선생님의 자서전이었다. 자서전은 김구의 어린시절부터 차별적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거에 도전하는 이야기들 그리고, 동학운동, 독립운동에 투신하는 이야기 등 시간의 흐름 순으로 진행된다. 찬찬한 시간의 흐름을 되짚고 읽다보면, 김구는 유난히 불합리와 차별 그리고 부정의에 민감한 사람이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의 경제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국방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우리가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p405)" 김구 선생님께서 마지막 주제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에서 자세히 밝히듯, 그가 원했던 세상은 차별 없는 공존이었다. 혐오 없는 '인의'였다. '미움'을 극복한 '사랑'이었다.

참 스스로 김구 선생님을 오해했다. 아니, 나는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오해했다. 지금까지 독립운동을, 자유를 빼앗고 평화에 대한 권리를 박탈했던 일본에 맞선 항거 또는 우리나라의 자부심과 존엄과 위엄을 유지하기 위해 두려움 없이 맞섰던 치열한 투쟁 등 그정도의 좁은 의미로만 해석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내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소극적으로 그리고 편협하게 그들을 바라봤던 내 시야에 다소 오류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김구의 자서전은 수어번을 밝힌다. 자신은 정의를 원한다고 말이다. 혐오와 차별 없는 '진짜 공동체'를 꿈꾼다고 말이다. 어쩌면, 김구 선생님뿐만 아니라 모든 독립운동가들은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과 답변에 더욱 열심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무엇이 옳은가" "무엇이 정의인가"라는 질문, 우리는 지금 시선을 서양으로 돌려 임마누엘 칸트의 의무론적 철학 또는 마이크 센델 교수의 '정의론' 등의 연역적 원칙 그 자체에만 시선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 역사를 조금만 주의깊게 살펴보면, 수많은 갈등과 모욕 등의 참을 수 없는 그 현실 속에서 눈물로써 정의를 생각했던 독립운동가들의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 남아있다. 그 흔적에는 단순히 100년 정도 이전의 역사 그 이상을 훌쩍 뛰어넘은 깊음과 심오함이 있다. 그 흔적에 더 많은 생각을 기울이고, 더 많은 시간을 갖고 관심을 기울 일때, 역사는 우리에게 철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김구 선생님의 자서전에서 역사가 아닌 철학과 인문학을 맛볼 수 있었다. 다른 분들은 어떨지 궁금하다. 또 다른 다양한 맛과 향을 느끼는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하며 조금이나마 이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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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 통역이 되나요 - 제대로, 유연하게 언어보다 중요한 진심을 전합니다
정다혜 지음 / 지콜론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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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 통역이 되나요>를 읽고서


<구깃해진 책. 뭔가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ㅎㅎ>



인생도 통역이 되나요? 제목만 보았을때는, 통역사가 쓴 '통역'에 대한 이야기라고는 쉽게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한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첫 페이지의 분홍빛 종이 위에 적힌 제목은 "직업으로서의 통역사'이다. 이를 시작으로, "통역사의 프라이빗 라이프", "통역사의 길을 걸으려 한다면"까지 크게 총 3개의 주제로 나뉘어 있다. 이 책을 선택하고, 이 책을 읽기까지 그 어떤 고민도 필요없었다. 중학교 시절 국제회의 동시통역사가 되기를 꿈꾸었던 그 때가 사회 초년생인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잊고 있었던, 접혀진 채로 구석에 붙박여 있던 그 꿈을 다시 펴보고 싶던 그 마음은 상황만 된다면야 여전히 그 특유의 거부못할 열정으로 예나 지금이나 나를 때론 괴롭히곤 하기 때문이다.

"인생도 통역이 되나요? 제대로, 유연하게 언어보다 중요한 진심을 전합니다" 처음부터 분명하게 나와있는 저자 정다혜 통역사님의 진짜 각오이자 포부. 정다혜 통역사님은, 10여년간의 통역사 생활동안 자신이 고군분투하며 느꼈던 통역의 가치, 그리고 통역이 단순한 언어적 관점을 넘어 무엇을 지향해야 할지 등 '통역이 갖는 의미와 철학'을 진지하게 기록해 놓었다.

"한국어와 영어, 2개의 외국어를 1:1로 완벽연결짓는 언어학적 고수"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통역사의 개념 아닐까? "영어 진짜 잘하는 사람" 정도로 말이다. 그녀 역시 통번역대학원 초반에는 이러한 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공부방법 역시 많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공부방법, '한국어-영어 완벽 매칭표현 정리'에 집중할 뿐이었으니까. '언어학적 통달' 그 자체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뛰어왔던 바로 그녀였으니까.

그런 그녀가 통역사로서의 커리어를 밟아간다. 무겁게 묵직한 그 한걸음 한걸음을 밟아나가며 많은 실수를 저지른다. 자책도 한다. 바로 그 길 위에서, 그녀가 '통역'에 대해 가졌던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다. 메시지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연사가 향유하는 그 특유의 문화와 가치관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연사가 너무나 말하고 싶어하는 그 본질'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즉, 단순한 언어학적 관점을 넘어, 통역이 지녀야만 하는 또는 지닐 수 있는 '깊이'를 추구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며, 그녀의 성장은 빠른 속도로 나타난다. 독자로서 보았을 때, 그녀를 가장 많이 변화시켰던 것은 '법정통역사'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통번역 이야기가 아닌, 통역사로서 10여년에 걸친 긴 커리어를 쌓으며 자신이 느꼈던 바, 절감했던 바, 생각했던 바. 많은 삶들이 기록되어 있다. '통역'이라는 직무 또는 직업을 소개하는 건 지극히 협소할 뿐, 본질적으로 그녀가 말하고 싶어하는 "시행착오 속에서, 저는 통역이 추구하는 그 깊이를 찾았습니다. 그 깊이 덕분에 저는 또 다른 꿈을 꾸고, 또 다른 길로 나아갑니다." 그 자체가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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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변화의 문턱 위를 넘게 되는 순간, 공부방법도 끊임없이 바꾸어야 했다.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자기 전에 늘 자신의 통역을 되씹어보며 때로는 자책을 때로는 통렬한 반성을 해야 했다. 답답하고 속상한 일과의 연속,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그 끝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어왔던 그녀가 결국 얻어낸 '답'은 무엇일지 읽다보면, 독자로서 단순한 통역정도의 내용이 아닌 삶에 대한 하나의 소중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우선, 이 책은 목적을 묻는다. 그리고 자신이 맡은 바에 깊이를 추구하는 기본에 충실하다. 통역이란 무엇인가? 통역은 누가 하는 것인가? 통역은 무엇을 지향하는가?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다. 그러나, 가징 기본적인 문답도 없이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무척 많다. 그리고, 깊이있는 사고가 상당히 결여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통역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 "통역은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통역은 한국어를 외국어로, 외국어를 한국어로 통역해주는 것이다." "통역은 나와 다른 국적을 지닌 외국인과 한국인들 사이에서 '통역'으로써 소통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즉,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통역은 말 그대로 '언어적 역량' 그 자체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통역사들이 갖는 통역의 깊이는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

통역의 목적. 그 질문에 대해 정다혜 통역사님은 수많은 외교부 조약번역활동 사례와 법정통역 사례를 곁들여 자신이 생각하는 통역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떠올린다. "통역은 메세지에 치중하는 것"

추천합니다. 통번역을 넘어, 삶에 대한 진중한 자세를 함께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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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잇는 소통의 세계
정의환 외 지음 / Book Insight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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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잇는 소통의 세계>를 읽고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무수한 시간을 국어공부에 투자했다. 학년이 거듭 올라가면서, 구사할 수 있게 된 표현도, 단어도, 질도 전체적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나는 아직 소통에 서투르다. 어머님과 여동생을 비롯한 가족뿐만 아니라, 친하게 지내는 친구하고도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풀고자 했던 것이 되려 더욱 꼬여버린 때도 많았다. 바로 그렇기에, '관계를 잇는 소통의 세계'라는 이 책 제목은 유난히 내 눈 앞에서 더욱 번쩍였다. 소통의 어려움때문에, 마음 속 한구석에 켜켜이 쌓여있던 답답함과 속상함이 있기에, 이 책 제목은 자연스럽게 내 마음속에서 '기대감'을 번쩍였다.

이 책의 시작은, 차근차근 소통의 배경에서부터 시작한다. 답답함을 전혀 해소해주지 못하는 수차례의 소통실패때문에, 이제 '나홀로 생활'에 머물고자 하는 지금 이 세대의 사람들의 삶, 마음편하게 사는 삶이 최고이지 않겠느냐며 강하게 항변하면서도 늘 자신이 기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동호회나 살롱모임의 언저리를 배회하고 있는 사람들의 역설적인 행동들. 바로 이 지점에서 이 책의 저자들은 '소통'이 막연하게 어렵고 짜증나기만 한 역량이지만 절대로 회피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근본임을 피력한다.

"소통의 본질이 사라진 공허한 메아리"만 공명하는 지금의 흑백사회를 보다 색채넘치는, 그리고 역동적인 색깔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소통의 기술'이 이곳저곳 다양한 사례를 가볍게 넘나들며 시작된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수많은 전문가(학자)들의 생각 곳곳을 들여다보며 시작된다.

"이제는 소통이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소통이 단순한 편함 정도를 넘어, 내 삶 속에서 충실한 '정서적 지원'이 되엇으면 좋겠다."

2가지의 기대로 압축될 수 있는 소통에 대한 불만족 사항. 이 책에서는 소통을 독립된 두 사람이 함께 나누는 상호성, 바로 이 관점에서 접근한다. 독립성? 나와 다른 생각과 느낌 그리고 삶을 향유하려는 한 명의 독립도니 존재로서 '너'가 있어, 바로 그 맞은편에 '나'가 있다는 바로 당연한 그 사실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상호성? 결국 소통은 '나'만 있어서도, '너'만 있어서도 안되는 반드시 '우리'라는 주체가 제대로 성립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이 두 가지의 개념을 받드는 핵심가치는 바로 '자기표현','공감' 그리고 '존중'이다. '자기표현'은 내 감정적 변화를 일으키는 그 지점과 사항을 제대로 캐치할 수 있는 예민함을 갖고서 자신에게 솔직할 수 있는 역량이다. 이것이 없으면, 소통은 영영 안개로 가득차게 될 것이다. 다음 공감과 존중. 나의 관점이 아닌 독립된 존재로서 내 앞에서 눈을 마주하고 있는 상대의 관점에서 생각을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 사회를 설명할 수 있는 강력한 하나의 사회적 요인으로서 '미러링'이 있다. 대화를 할 때에, '이해못한다'는 분노가 이어진다면 결국 이에 대해 미러링하는 상대의 반응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길을 헤메지 않고 제대로 목표지점에 닿기 위해서는 '공감'과 '존중'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몰입능력'. 이는 기둥을 더욱 탄탄하게 다질 수 있는 지반이다.

이러한 4가지의 관점을 렌즈로써 바라보는 '소통' 그 상세한 내용들이 하나하나 상세하게 이 책에 담겨 있다. 추상하게 이해될 수 밖에 없는 이 개념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치밀한 이해추구형 장치들이 여럿 설치되어 있다. 그 장치들을 통해, 이 책을 이해하게 되었을 때는 보다 '소통'에 대해 더 깊이있는 생각을 할 수 있으리라 자신한다.

어쩌면 당연해보이는 듯한 이야기일 수 있다. 이미 너무나 익숙한 내용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바로 그 기본을 우리는 계속 망각하고 있다. 바쁜 삶 속에서 소통의 기본철학과 기본적 문제풀이조차 제대로 해보지 못한 '우리'들은 그저 스트레스에 더욱 둔감해지려고만 할뿐이다. 둔감해지고, '내 일'에만 우선순위를 둠으로써 소통을 멀리하려고만 할 뿐이다. 그러나 결국엔 우리는 또다시 타인의 주위를 맴돌며 보다 깊이있는 관계의 기회를 끊임없이 엿본다.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소통'

'안개를 걷어낼 수 있는 소통기술'

'다른 길로 빠지지 않고, '누적되는 상호이해'라는 길로만 안내할 수 있는 소통'

이와 같은 것들을 보다 제대로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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