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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휘둘리는 당신을 위한 심리수업 - 성숙한 어른으로 살기 위해 다져야 할 마음의 기본기
김세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6월
평점 :
품절
감정에 휘둘리는 당신을 위한 심리수업, 말 그대로 우리의 건강한 일상생활을 요동치게 하고 뒤흔드는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가진 그 감정을 세심하게 정의하고 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으로는 무엇이 있을 지 하나하나 짚어볼 수 있다. 다만, 이 책은 우리들이 사회적으로 '부정적 감정'이라 낙인 찍은 분노와 불안, 두려움 그리고 슬픔 나아가 수치심이라는 감정을 주제로 한다. 그리고 그 감정이 사람들의 마음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감정으로 군림하기까지, 그 사람이 살아왔던 삶의 여정은 어떠하고, 특히 유아시절부터 가족관계는 어떠했는지를 세심하게 짚어놓았다.
이 책은 총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감정이라는 짐이 나를 버겁게 한다면?" "자기이해 탐구생활" "일상의 자기치유". 각 파트마다 10여개의 짧은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다. 상담가로서 마주했던 수많은 사례들을 각색하여 짧게 요약.기록함으로써 이를 통해 우리들이 그 감정의 어떻게 시작되고 흘러가는 지 이해할 수 있또록 했다. 가령, 남자친구와의 이별을 계기로 몰려오는 '상실감'을 주체하지 못하는 한 명의 27세 여성, 그리고 단 한순간의 외로움도 버티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하는 30대 남성, 조그마한 일로도 수치심을 느끼고 정도 이상의 분노를 표출하는 20대 매장직원. 다양한 사례를 보고 있다보면, 감정이란 게 무엇일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단순히 현재 그 사람이 느끼는 실존적 상황을 가리키는, 그런 유일무이의 의미를 가진 게 결코 아니다. 그 사람의 감정에는, 결핍되지만 해소되었으면 하는 하나의 욕구가 들어있다. 이의 경우에는, 유흥업소에 지나칠정도로 방문하며, 그것이 단순히 사무적일지라도 소통에 메말라하는 한 명의 남성 사례가 있다. 나아가, '나'라는 존재를 하나의 틀에 강력하게 각인시켰던 누적된 수많은 감각적 기억들이 들어있다. 이의 경우에는, 정도 이상으로 죄책감을 느낀 한 명의 어머니 사례가 있다. 이 어머님은 지금의 내 어머니와 상당히 유사해서 더욱 기억에 남았다. 어머니의 행동과 반응, 언니들의 반응에 맞추어 자신을 '피해를 끼치는 존재'로 각인시키며 자신의 그 조그마한 몸과 마음 속에 꾸역꾸역 죄책감을 욱여넣었던 사례였다.
스스로의 감각적 기억이 만들어 낸 '자가인식'과 '결핍된 욕구' 그리고 실존적 상황, 이 3가지가 밀접하게 합쳐져 만들어낸 그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더 건강한 방법으로 해소하기 위한 팁들이 바로 그 다음 2개의 파트에 등장한다. 가족간의 역동적인 권력관계.애착관계를 그려보는 가계도, 집안 평면도 나아가 내 인생의 기쁨과 슬픔 간 역동적인 흐름을 한 눈에 바라보며 삶을 좀 더 깊이있게 통찰하기 위한 인생곡선 등은 그 어떤 심리서적에서도 볼 수 없는 흥미로운 팁이었다. 그 외에도, 가짜욕구와 진짜욕구의 차이를 들여다보며 나에게 지금 이곳에서 필요한 진짜욕구를 찾아나서는 방법들이 상당히 매력적인 부분이었다.
그 다음 마지막 파트, 스스로 정의하고 이해한 내 감정을 치유하기 위한 다양한 자가치유 팁들이 등장한다. 상실감을 느낄 때, 불안을 느낄 때 시간과 장소의 구애 없이 내 삶에 직접 응용할 수 있는 팁들이 그렇다. 잃어버린 내면의 아이를 찾는 방법, 상상으로 기억들을 재구성함으로써 감정의 독성을 중화시키는 방법, 불안을 평안으로 바꾸어내는 유용한 팁들은 특히 지금의 내게 가장 흥미로웠다.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이 부분은 좀 더 꼼꼼하게 읽고 싶다" "이 부분은 나에게 필요없으니까 전략적으로라도 그냥 패스하고 싶다" 등으로 나뉜다. 즉, 30~40여개의 주제별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보니 마치 하나의 사전을 찾는 식으로 그때그때 내게 필요한 내용들을 섭취할 수 있는 것도 하나의 강점이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고나서 느꼈던 점이라면, 처음엔 그 사례의 신빙성에 의심을 느끼기도 했다. "실제사례를 각색한 거라고 하기엔 상식외 행동인데..." "이런 사례가 있다고...?" "이런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고...?" 그 행동 자체만 보면 내가 가진 상식상에서는 쉽게 이해가지 않는 모습들도 자주 있었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또 고개를 수긍하기도 했다. 솔직히 나는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읽기보다는 하나의 사전을 활용하는 식으로 이용했다. 내 삶에 맞는 주제를 골라 그 부분을 꼼꼼하게 읽어나가는 방식말이다. 많은 사례를, 주제를 다루고 있는만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김세정 상담선생님의 생각이 아니었을까 싶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서평목적으로 제공받은 것으로서, 위 서평은 제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