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 1 - 원시시대에서 남북국시대까지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 1
강종훈 외 지음, 역사문제연구소 기획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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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국민들에게 역사란 어떤 의미일까? 나는 종종 이런 생각을 해본다. 왜 우리는 역사를 배울까? 왜 역사를 중요시해야 할까? 역사를 배운다는 것의 의미는 단지 온고이지신으로써 과거의 것을 통해 현재의 사회를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함인가? 그렇다면 한국인이 꼭 한국의 역사를 필수적으로 배워야 할 필요는 있는 것일까? 미국의 역사이든 일본의 역사이든 상관없이 역사를 배움으로써 갈음할 수는 없는 문제일까? 

 

아마 많은 분들이 심정적으로는 당연히 말도 안된다. 한국인은 한국의 역사를 배워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물론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왜? 라고 물어본다면. 왜 한국인은 한국의 역사를 배워야 하냐고 한다면 어떤 대답을 해야할까. 나는 "우리가 누구인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라고 한정지을 수 있는 한국인의 역사,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의 역사가 어떻게 이룩되어졌는지가 나 자신을 알기위한, 우리 사회를 알기위한 가장 근본적인 열쇠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왜 동북공정에 민감한가는 역사를 빼놓고서는 성립할 수 없다. 일제시대는 한국의 근대화의 초석이 되었다는 뉴라이트의 말도 안되는 주장이 왜 말이 안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역시나 역사를 알아야만 가능한 이야기다. 왜 그토록 뉴라이트 세력과 사회기득권이 역대 최악의 대통령인 이승만을 국부로 왜곡하려 하는지, 왜 친일파사전이 발간되는 것을 그토록 가로막고 있으며, 영.호남의 대립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이 모든 것들은 바로 역사라는 것, 역사의식이라는 것이 없다면 알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의 문제들은 그간의 역사적 사실들이 지금까지 이어져와서 생긴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는 제목만으로 이미 역사란 왜 배우고 어떤 역할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해 확실히 말해주고 있으며 이 제목만으로 자신의 할일의 반절은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좋은 제목을 가지고 있다.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는 총 5권으로 이루어져있으며 각각 고조선부터 남북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구한말, 일제강점기를 각 권으로 구성하고 있다. 각각의 책은 자세한 내용보다는 많은 사료와 그림, 사진을 통해서 우리가 알아야 할 주요 특징을 놓치지 않게끔 하고 있으며 어린아이들부터 성인까지 모두 두고두고 보아도 어색하지 않은 매력을 가진 역사책으로 만들어졌다. 역사는 어렵다, 고리타분하다 라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슬쩍 보아도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큼 책은 형형색색 화려한 모습과 그 안에 담긴 무겁고 신중한 내용은 적절한 조화를 이루면서 역사란 그렇게 어렵지 않을수도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그 제목에 걸맞게 고대 역사지만 현재까지 논란이 되고 있고 문제가 되고 있는 현안들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고조선에 대한 역사적 사실 이후 현재 북한사학계가 내세우는 대동강문화권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그러나 반드시 모든 사람이 정확히 알아야 할 임나일본부설에 대한 이야기, 통일신라시대와 남북국시대의 용어에 대한 정립 에 대한 얘기까지. 어쩌면 역사 속 세세한 사실보다 더욱 정확히 알아야 할 '미래가 달린'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풀어준다. 결국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에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미래까지 이어질 역사와 관련된 사실들에 대해서 정확한 지식을 투입해줌으로써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지게 하는데 있어서 부족함이 없다.  

 

다만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책의 제목은 분명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인데 미래와 가장 깊숙이 연관된 가장 가까운 미래. 또한 분명 한국의 역사인 현대사는 책의 구성에 포함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이 책을 기획한 역사문제연구소가 그간 낸 책을 보면 그들의 의도에서 나쁜 면을 생각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 이 책의 목적이 진정 역사를 통한 건강한 시민을 길러내는 것이라면 지금 당장 내가 살고 있고 우리가 함께하는 현대사회와 가장 긴밀히 연관된 현대사에 대한 부분이 빠진 것은 쉬이 납득하기 힘들다. 건강한 시민은 발간사에 나온 말대로 올바른 역사의식과 역사 인식에서 나온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와 해방이후 왜곡되고 청산되지 않는 역사의 쓰레기 위에 사는 대한민국의 시민들이 보다 건강한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현대사의 인식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대사만큼이나 고대사와 근대사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고대사와 근대사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우리네 역사의 시작이고 진행과정이라기보다는 지금 우리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현대사부터 차근차근 밟아나아가다보니 그곳까지 이르른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역사를 시대순으로 배우지만 진정 우리가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할 부분은 그 시작인 고조선과 삼국시대가 아닌 지금 당장의 정치현실과 사회현실을 만들어낸 10년전, 20년전, 30년 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선조는 누구이며 한민족의 기원은 어디에서 왔을까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금의 우리가 이렇게 된 직접적 사실들, 즉 일제 강점기와 그 이후의 역사적 사실들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지금까지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 등의 책으로 현대사 바로 알기에 앞장서왔던 역사문제 연구소의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에서 현대사를 전혀 다루지 않은 것은 매우 의아한 일이며 이 책의 무한한 가치를 깎아먹는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더불어 바램이 있다면 이 책의 후속으로 <미래를 여는 한국의 현대사>를 꼭 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은 역사적 맥락에서 어떤 것과 유사하고 그것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점은 무엇인가, 그리고. 지금 우리 사회에 산적한 현안들은 과연 어떤 역사적 사실들에 의해서 쌓아온 것들일까. 그리고 이 문제들의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이 모든 것들의 해답은 모두 역사에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모든 해답의 실마리가 역사에 있다. 그 실마리를 찾아 풀어 해치는 데 <미래를 여는 한국의 역사>는 분명 좋은 길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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