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제국 가야 - 잊혀진 왕국 가야의 실체
김종성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작년 드라마 선덕여왕의 열화와 같은 인기와 더불어 그 당시 신라시대의 역사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급 높아지게 되었다.

미실, 사다함, 비담, 알천, 미생....

드라마가 아니었다면 평생 몰랐을 이름들이 드라마와 함께 너무도 친숙하게 다가왔다.
물론 그 드라마가 정사를 그대로 담지는 않았을지언정
그러한 드라마들이 한국의 고대사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켜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일일 것이다.

 

그리고 올해는 신라에 이어서 가야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이 드라마 때문일 것이다.
방송 역사상 최초로 짐작되는 가야 역사에 대한 드라마.
당연하다.
우리는 심지어 국사시간에도 가야에 대한 부분은 어물쩡 넘어가고 말뿐이니까.

 
가야.

이 드라마가 방송되기 이전. 혹은 이 드라마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가야라는 나라는 그저 신라와 백제사이에 껴 있는 지리적 위치때문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가 신라에 먹혀버린,
가야왕국의 유명한 인물이라곤 김수로 왕이 전부인,
중앙집권제로 나아가지 못하고 연합의 형태로 나라가 존속되었던 고대 국가.

이게 전부일 것이다.

 
이런 가야가 드라마의 영향으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그 동기가 어찌되었던 간에 반가워할만한 일이다.
더불어 출판가에서도 가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 늘어나고 있다.

 
역사의 아침에서 나온 <철의 제국 가야> 역시도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가야의 탄생과 철기 문명에 포커스를 두고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철의 제국 가야>는
크게 두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가야왕국의 탄생에 대한 부분과
가야 왕국의 주변 국가에 대한 영향력을 포함한, 가야가 어떤 나라였는지에 대한 부분으로 나누어볼수가 있다.

 
1장 토착세력, 2장 김수로 집단, 3장 석탈해 집단, 4장 허황옥 일행에 대한 부분에서(각 장의 제목이 이렇게 재미가 없지는 않다)
가야라는 나라가 김해지방에서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에 대한 부분을 다룬다면,

5,6,7,8장에서는 가야라는 나라의 생성이 갖는 의미와
그들의 상징과도 다름없는 철기라는 문명을 토대로 주변국가와 어떤 관계설정을 주고 받았는지,
그럼으로써 어떤 국가를 세웠는지와 어떻게 멸망했는지까지를 다루고 있다.

 
가야사 전반에 대해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어찌보면 가야에 대해 일반 대중들이 가장 궁금한 부분인 국가의 건립에 대한 부분,
가야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였는지에 대한 부분이 자세히 나와있어서
오히려 일반 독자가 가야라는 나라에 대해 처음 접하기에는
더욱 좋은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좋은 입문서이다.

 
특히 책의 기저에 흐르고 있는 한가지 사실.
대한민국은 단군으로부터 이어져온 하나의 민족이다 라는  

그릇되고 허황된 진실에 대해서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하는 부분은 너무나도 매혹적이다.

물론 직접적으로 밝히는 부분은 서문이 전부이지만
이미 가야라고 하는, 당시의 다민족국가의 얘기를 통해서
우리는 충분히 대한민국은 단일민족 국가라는 그릇된 인식을 깨어낼 수 있다.

 
애국심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 애국이 다른 나라에 대한 모(侮)국이 되어서야 곤란하지 않겠는가.
애국과 타국에 대한 모국은 분명 다른 얘기이다.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이 책에서 느껴지는 가야의 역사를 통해
우리는 충분히 그것을 다시금 짚어볼 수 있으며
그 부분에 대한 역할만 하더라도 이 책은 충분히 그 값어치를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의 고대사를 단순히 한반도로 그 범위를 묶지않고
한반도의 역사가 유라시아의 역사속에서 어떤 관계를 맺어왔고
그에 따라 한반도의 역사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에 대해서 폭 

넓은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게 한 점 또한 이 책의 매력이다.

주로 외교라는 부분으로만 역사속의 관계를 한정해왔던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역사책의 관점에서 벗어나 일반 대중에게도 민족의 대이동과 그에 따른 역사적 귀결을
독자들에게 이해하기 쉽도록 전하는 부분은 위에 언급한 단일민족에 대한 부분과 더불어 이 책의 백미로 꼽는 부분이다.

 

물론 책에 아쉬운 부분도 존재한다.
나만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흐르는
'대한민국의 고대사는 위대하다' 기조이다.
책에서도 물론 조심스레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김수로가 김일제, 왕망의 후손이라고 추측하는 부분 - 물론 추측에는 문제될 것이 없다 -
가야가 건국 초기에는 신라의 상국이었을 것이라는 점
가야세력이 후에 신라를 지배했으니 가야와 신라가 합해져서 삼국통일의 역량을 발휘했다는 등의 부분에서
가야가 이렇게 대단한 나라였으니 모두 놀라시고 경배하라~ 라는 분위기가 행간에서 읽힌다.
물론 실제로 그러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 와중에 한가지 거슬리는 점은 가야를 내세우기 위해 다른 부분들을 깎아 내리는 듯한 느낌이 조금 아쉽다는 것이다.

 

철의 제국 가야.
가야는 어떻게 건국되었을까.
건국 과정에 허황옥, 석탈해는 어떤 역할을 하였을까.
석탈해는 어찌하다가 가야에서 신라로 가게 되었을까.
가야는 왜 철의 제국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가야와 일본의 관계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을까.
정말 김수로왕의 아들 딸이 일본으로 가 나라를 세웠을까.

 
우리는 가야에 대해 너무도 모르는 것이 많다.
실제 역사학적으로도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너무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몇년도에 어떤 일이 있었고 가야에 어떤 왕이 있었는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가야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였는지, 우리의 역사에 가야라는 왕국이 생각보다 의미심장하게 존재했다는 사실에 대한 환기,
그리고 가야라는 나라를 통해서, 우리의 단일민족 역사관이 얼마나 그릇된 것인지를
알게 된다면 일반 대중의 입장에서는 충분할 것이다.

 
그리고 <철의 제국 가야>가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일반 대중들이 가야에 대해 다가가기에
좋은 책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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