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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인간인가 -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의 기록
프리모 레비 지음, 이현경 옮김 / 돌베개 / 2007년 1월
평점 :
모든 것은 유대인 때문이다!
제국주의의 물결에 휩싸이고 식민지에 대한 지배가 팽배한 유럽.
이미 비이성으로 점철되고 있던 그 시절
유럽인들에게 힘든 시절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 힘든 시절의 희생양. 유대인
이미 비이성, 비상식의 늪에 빠진 유럽인들에게는 아주 좋은 먹잇감이 필요했다.
더 좋은 세상을 위해.
그들은 세상에서 유대인을 삭제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세워진 아우슈비츠.
아우슈비츠에서의, 삶이라고도 할 수 없었던 그저 생존을 위한 노력은
비단 나치의 문제가 아니다.
그 나치즘은 무엇을 먹고 그렇게 자라났을까?
나치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유럽인들에게는 제국주의로 대표되는 수많은 식민지들
그 식민지들에서 미처 꽃피기도 전에 스러져간 삶들
이미 수백 년 전부터 망울져있던 나치즘은 아우슈비츠로 그 혹독한 결실을 맺는다.
모든 것은 유대인 때문이다.
내가 너희들을 구원할지니 나를 따르라!
전후보상금으로 힘든 세월을 보내는.
그들에게 한줄기 희망이 생겨났으니
저분을 따르면 우리는 구원을 받을지어다.
히틀러 총통. 저분만이 우리의 구원이요 밧줄일지니
그분이 하는 말씀 하나도 틀린 것이 없고
그분이 하는 말씀 하나 버릴 것이 없으니
그분이 하는 말씀 이 모든 것은 유대인 때문이니 유대인을 없애버려라
우리는 믿고 다만 따를 뿐이옵니다.
그들의 광기.
힘든 세월 그것들에서부터 구원해준다는.
이 지독한 고통을 벗어나게 해준다면.
광기에 휩싸인, 스스로 인간다움의 포기
너희는 가스실로
샤워를 한다고 속이고 하루에 2만명을 죽이고 태우는
쓰레기를 소각하듯
그리고 그 잔재를 치우는 같은 유대인들.
너희는 인체실험실로
인간은 어떤 상태까지 버텨낼 수 있을까
인간은 어떤 약물까지 버텨낼 수 있을까
인간은 어떤 고통까지 버텨낼 수 있을까
모든 궁금증은 인체 실험실에서
너희는 수용소로
작은 방하나
수십명의 사람들
일을 하다 죽어라
이것들의 과포화
선발의 날
너는 이쪽
너는 저쪽
너는 저쪽
너는 이쪽
1초도 되지 않는 생명의 엇갈림
삶. 아니
그저 생존을 위한 몸부림뿐들인.
그리고
그 안에서조차 자그마히 꽃을 피우는 인간과 인간다움을 지키려는 수용소의 사람들
이해(理解)되어서는 안 될 인간다움.
이해란 합리적인 것을 설명하고
이해란 정당성을 함유하는 단어
그저 인간의 이해될 수 없는 광기, 폭력성
그가 아닌 그들이라는 이름 하에 붙여지는 익명성안에 꽃피우는
인간으로서 상상조차하지 못할 것들의 현실. 아우슈비츠
인간이라 표현되어지지 않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인간이기 때문에 그 곳에서조차 표현될 수 있는 인간다움
인간다움과 인간답지 않음
그 치열한 대립의 한가운데 아우슈비츠
그 모든 것을 있게 한 인간. 인간들. 인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