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소설 흐름 미리보기 - 소설이 낯선 청소년을 위한
최미경 지음 / 지잇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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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직관적인 제목이다.

 

소설은 단번에 배울 수 없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책을 읽고, 생각하고, 소설이 쓰인 그리고 소설 속 시대를 이해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역사상 가장 파란만장했던 근현대를 응축한 소설의 흐름을 미리본다니. 이 얼마나 솔깃한가. 기대가 되는 동시에 읽기도 전부터 벌써 어렵다 눈을 질끈 감게 된다.

 

그런데

내 생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근현대 소설 흐름 미리보기는 다정하다. 쉽다. 재미있다.

 

근현대 소설 흐름 미리보기라는 직관적인 제목 그대로 그야말로 근현대 소설이 멀게만 느껴지는 청소년을 위한 책이다. 1900~1950년대 소설의 흐름과 특징을 정리하고, 대표 소설을 소개하는 동시에 주제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소설을 읽으며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중심을 잡아준다.

 

그렇지만 이 책은 절대 학습을 위한 참고서는 아니다.

 

그저 찬찬히 근현대 소설의 재미를 나누고 싶은 선생님이자 엄마의 이야기다. 시종일관 다정한 말투로 조곤조곤 늘어놓는 이야기엔 반드시 무언가 배우고 익혀야 한다는 채근이 없다. 그래서 한 편을 읽으면 다음 편을 읽고 싶고, 저도 모르게 질문에 답을 하고 싶어진다.

 

소설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과 같아.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았고,

무엇을 걱정하며 어떤 희망을 품었는지 보여 주지.

- '근현대 소설 흐름 미리보기' p37 -


앞서 말했듯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중고등학생이라면 피할 수 없는 근현대 소설이란 묵직한 학습 목표에 학습이란 부담을 덜어냈다는 것이다.

 

엄마이자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인 작가는 낯선 배경과 문체에 지레 겁을 먹고 맥없이 문학을 포기하는 청소년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교수자의 태도를 고수하지 않는다. 마치 잠들기 전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엄마처럼 근현대 소설을 시대적 배경과 버무려 천천히 알기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한다. 그래서 가볍게 한 꼭지씩 읽으며 당시 시대상과 맞물린 소설의 특징을 되새겨 보기 좋다.

 

또한, 흐름을 파악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시대순으로 정리한 14편의 근현대 소설을 소개하고 있다.

 

각각의 소설을 소개할 때 작가가 제시하는 여는 질문과 닫는 질문은 소설을 읽으며 놓치지 말아야 할 주제는 무엇인지 되짚어 준다. 간략하게 소개한 내용을 통해 인물, 사건, 배경을 이해하고, 본문 인용으로 문체까지 접할 수 있다


게다가 간략한 소개가 소설의 요약이 아닌 점도 좋았다. 그야말로 각 소설의 3요소(주제, 구성, 문체)만을 소개하며 흥미를 자극하고 있어 오히려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그로인해 청소년 독자가 해당 소설을 찾아 읽는 순기능까지 기대할 수 있다.

 

근현대 소설 흐름 미리보기는 근현대 소설이란 막막한 영역을 겁먹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접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한다. 그렇지만 그 깊이는 결코 얕지 않다. 넓고 깊은 아우름은 마치 근현대 소설을 주제로 한 논문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서술한 듯하다. 그래서 근현대 소설의 큰 틀을 잡고 흐름을 이해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진지하지만 한없이 다정한 이 책이 낯선 시대와 난해한 이야기 앞에 머뭇거리는 청소년들의 손을 잡고 자연스럽게 근현대 문학의 길로 들어서 주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감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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