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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그윈플렌 커버 에디션 A) - 이석훈 & 규현 표지디자인 ㅣ 웃는 남자 (그윈플렌 커버 에디션)
빅토르 위고 지음, 백연주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웃는 남자
올해 초, 예술의 전당에 뮤지컬 '빅 피쉬'를 보러 갔다가
길게 늘어선 줄을 보았어요
무슨 줄일까 궁금했었는데 뮤지컬 <웃는 남자>의 주연 배우를 기다리는 사람들 같았어요
제목만 보고 즐거운 내용의 뮤지컬일거라 생각하고 돌아온 기억이 나요
빅토르 위고의 원작 소설이 있는 줄도 몰랐었거든요
뮤지컬도 보고 싶었지만 책으로 <웃는 남자>를 만나게 되었죠
빅토르 위고의 작품은 '레미제라블' 밖에 몰랐던 저란 사람...
사실 소설을, 장편 소설이라면 더욱 읽기 힘들어하는 제가
무려 1000페이지가 넘는 <웃는 남자>를 읽고 싶어지다니!
제 예상대로 쉽지는 않았어요
초반에는 끊어 읽게 되었죠
'우르수스는 오두막 안에 뭘 이리 많이 써놨어?'
'그래서 이 사람이 웃는 남자인걸까?'
등의 생각을 하며,
'뮤지컬을 봤더라면 좀 더 이해가 잘 되어서
더 빠르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이걸 언제 다 읽나?'
걱정도 하면서 읽다보니
어느 덧, 400페이지 쯤 읽게 되었고,
그 쯤부터 더욱 재미를 느끼며 읽어 나갔어요
그윈플렌
제가 궁금해했던 웃는 남자가 바로 그윈플렌이었어요
데이비드 경이 조시안에게 우울함을 치유할 오직 한 가지 약이라고 말한 그윈플렌은
웃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얼굴 자체가 상처인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그윈플렌의 얼굴을 보면 그 누구든 웃지 않을 수 없었기에
광대로는 적합해서 우르수스와 데아와 함께 공연을 했고, 그 공연은 많은 인기를 얻었죠
입술 테두리를 절개해 잇몸을 드러내고,
귀를 당겨 부풀리고, 연골을 없애 버리고,
눈썹과 뺨을 어질러 놓고, 광대뼈를 확장시키고,
꿰맨 자국과 흉터들은 흐릿하게 뭉개 놓고
그 상처 위로 다시 표피를 이끌어다 덮어놓아서,
이제 얼굴은 놀라운 상태가 되었다.
(p452)
그의 얼굴이 탄생한 과정은 이렇습니다
아이들을 기형으로 만들고 인신매매하던
콤프라치코스라는 집단의 만행이었죠
게다가 눈보라가 몰아치던 날, 포틀랜드 해변에 그윈플렌을 홀로 두고
배를 타고 떠나버려요
혼자 남겨진 그윈플렌은 걷고 또 걸어
우연히 우르수스를 만나 우르수스에 의해 길러집니다
그윈플렌은 눈길에서 죽음을 맞이한 한 여인을 마주하게 되는데,
여인의 품에 있던 아이를 데리고 가서 함께 지내게 되요
그 여자 아이의 이름이 데아에요
가엾게도 데아는 앞을 보지 못했어요
둘은 고난의 바닥을 이미 겪었던, 절망한 이들이었고,
데아에겐 그윈플렌이 천사 같은 존재였지요
그윈플렌의 모습은 흉측하다고 할 수 있었으나
데아는 눈이 멀었기에 영혼을 알아볼 수 있었어요
그윈플렌도 데아를 사랑했지요
둘은 영원한 사랑을 이루었을까요?
긴 소설이니 이 이야기가 전부는 아니겠죠?
더 이상의 스포일러는 원치 않아서
책 내용은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을게요
다만 웃는 남자, 그윈플렌의 공연이 인기를 끌었던 건
웃는 남자의 얼굴이 웃음을 주었기 때문만은 아니고,
귀족들의 압박으로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 눈물을 흘리는
하층민의 현실을 반영한 인물이었기에
대중들의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는 점은 언급해두고 싶어요
웃는 남자 커버 사진을 보고
조커랑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조커가 이 웃는 남자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것이라고 해요
최근 '더블캐스팅'이라는 뮤지컬 주연배우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웃는 남자'의 넘버가 몇 곡 나왔어요
그래서 관련 영상들을 찾아보면서
뮤지컬을 안 본 것에 대한 후회감이 컸어요
책을 읽으면서 장소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나온 부분을 보면,
무대에선 어떻께 표현했을까 궁금해지기도 했지요
뮤지컬에서는 '정복된 카오스' 공연도 볼 수 있겠죠?
<웃는 남자>의 축소판이라는 '정복된 카오스'!!
다음에 또 뮤지컬 공연을 하면 그때는 꼭 봐야겠어요!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쓰여진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