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사회 교과서 16 - 의식주 손에 잡히는 사회 교과서 16
신경화 외 지음, 신명근 그림 / 길벗스쿨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어릴 때, 집에 옛날 전통 한복을 정밀하게 그린 그림이 나오는 달력이 있었다. 그 멋진 자태가 지금도 생각이 난다.  

 우리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추석 때 한복을 입고 오도록 하여 한복을 주문했다. 오래 골라서 주문한 한복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 추석 즈음에 아이들을 데리고 남산골 한옥마을이나 경복궁 같은 데를 갔다. 그러자 수많은 중국 관광객과 외국 관광객들이 우리 아이들과 사진을 찍고 싶어 했다. 그래서 많이 찍었다.  

 그들이 보러 오는 것은 북경에도 있고 뉴욕에도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우리 것에 열광했다.  

 이 책은 우리 것인 전통 의식주에 대해 자세하고 친절하게 풀어주고 있다. 이미 손에 잡히는 과학 교과서나 다른 책을 읽고 그 뛰어남을 알고 있었기에 이번에 새 책이 나왔다고 하니 반가웠다.  

  이 책에는 많은 그림이 들어 있는데, 사실 어렸을 때 보았던 그런 사진과 같은 정밀한 그림을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자료가 될 수 있고, 작은 박물관이 되어 줄 수 있는 그런 수준의 사진이나 그림을 넣었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게 내 생각이다.  

 차근차근 낱말을 설명해 주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될 듯 했는데, 구들이라고 제목을 붙이고 한자말로 온돌이라고 한다는 설명까지 정확하게 되어서 좋았다. 더 정확하게 온돌에서 무엇이 한자인지 적어 주는 게 나았겠다.  

 25쪽 같은 그림은 고구려 벽화풍으로 그린 것도 아닌데 버선발이 앞을 보고 있는 모양을 안 그려서 좀 답답했다. 또 책을 만들다 보면 저작권도 있고 복잡한 문제도 있겠지만, 60쪽 같이 모자를 설명할 때도, 그런 모자를 쓰고 있는 사람을 그린 그림을 곁들였다면 좋지 않은가 생각해 보았다. 김홍도가 그린 '포의풍류도'에 나오는 사방관이나 서직수초상에 나오는 동파관도 같이 보여주고 벼슬아치들이 쓰는 오사모도 소개하면 좋겠다.  

 옷감을 설명할 때 자세한 편이긴 하지만, 옷감을 만드는 과정을 순서대로 사진으로 보여주고 비단이라면 경기도에 있는 누에박물관(기억이 맞는지)도 곁들여 소개하면 좋겠고, 옷을 입을 때 무지기라 하면 그것이 보여주는 극도로 절제된 아름다움이 드러난 그림- 바로 신윤복이 그린 '미인도'까지 보여주길 바란다면 욕심일까? 대님만 해도 김홍도 그림 '씨름'에 얼마든지 많이 나와있다.  

 지식은 이렇게 입체스러워야 한다. 하나를 알면 또 다른 하나에 나아갈 수 있게 안내해 주는 게 맞다. 

 문익점의 목화이야기만 해도 어느 사료, 어느 역사책을 참고한 것인지 나와있지 않다. 책을 보다가 가장 답답한 것이 이런 것이다. 학교에서 보고서 하나만 써도 우리는 참고문헌이라 해서 무엇을 참고했는지 써야 한다. 하물며 이런 책을 쓰면서 그저 알고 있는 대로만 썼을까.  

 이이화 선생님이 쓰신 한국사이야기 8권을 보면 고려사, 태조실록에다가 증손자가 쓴 삼우당실나 개인들이 쓴 기록을 모두 종합해 선생님이 판단하여 쓴다고 밝혔다. 거기에는 붓두껍 이야기는 훨씬 후대에 씌어진 것이며 민중들이 고마움을 나타내려 극적인 효과를 섞어 지어낸 것으로 본다는 것이 나와있다. 더구나 다른 사신들은 씨를 가져올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북쪽 지대에서 씨를 쉽게 얻기 어렵고(문익점은 공민왕을 배반하려는 쪽에 말려들었다가, 원나라가 정책을 바꾸는 바람에 도리어 귀양을 가는데 남쪽으로 가 있었으니 사정이 달랐다. 이 또한 그저 사신으로 가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유배를 갔다고 하면 대체 사신을 누가 유배보내는 것인지 이상하게 여길 수 있다.) 그 나라 금령을 어길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이라 쓰고 있다.(전에 한국사편지를 썼던 박은봉씨가 '한국사 상식 바로잡기'를 냈는데 아마 그게 무슨 만화책처럼 비닐로 덮어 놓아 훑어볼 수 없게 해놓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사서 읽고 보니 거의 다 이이화 선생님 책에 밝혀 놓은 것이라 어이없었던 일이 있다.) 

 손에 잡히는 과학 교과서에서 인체 같은 것은 사실 '상위 5%로 가는 생물교실 같은 것보다 전문적이고 자세했다. 이 것이 시리즈라면 비슷한 정도로 서술하는 게 좋고, 참고자료가 필요한 까닭은 그것이 교과서보다 자세하기 때문이니까 역시 좀 더 자세한 것이 좋겠다고 여긴다.  

 의, 식, 주에서 주 부분을 좀더 약하게 다루었고 우리 건축물이 어떻게 자연과 어우러져 아름다웠는지 자료가 모자랐다고 본다.  

 그렇지만 지금 이 상태대로 이 책은 많은 쓸모가 있다는 것이 사회 공부하는 많은 어린이들이 왜 사회를 어려워 하는지를 말해 준다. 먼저 이 책이 모든 학교 도서실에 이 책들이 꽂히기를 바래 본다. 그리고 더 자세한 책을 바라는 목소리가 들려와 이 다음 책을 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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