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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턴의 비밀 - 어린이 마음에 평화와 행복을 주는 이야기
로버트 S. 프리드먼 외 지음, 프랭크 리치오 그림, 이세진 옮김 / 끌레마주니어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을 때는 목적이 맞아야겠다. 아이들한테 있을 만한 일을 소재로 이야기를 끌어갔는데, 다른 아이가 끊임없이 괴롭혀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어린이라면 이 이야기에 맥이 빠질 수도 있다. 고작 고양이처럼 '지금'만 생각하라니. 밀턴이 고통받은 날, 고양이도 고통 받았다는 데서, 두 주인공(밀턴과 고양이)을 견주어 보려는 것이라고 짐작한 것은 맞았지만, 밀턴은 일어나지 않은 일까지 걱정하고 고양이는 지금 주인이 안아주는 것에 만족한다는 엉뚱한 진단이 나왔다. 게다가 '지금'을 중요하게 여기고 일어나지 않은 일까지 걱정하지 말라는 소중한 의견을 하필 고양이가 상처를 입고도 안아줄 때 만족하는 데서 찾은 것이 어색하다.
그렇지만, 어려운 일이 있으면 그날 바로 어른들한테 이야기하라든지, 마음 속에 빛이 있어 힘을 낸다는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힘을 줄 만한 요소다. 다만, 작가가 아닌 사람들이 자기 의견을 드러내려고 썼다는 성급함이 조금 느껴지기는 한다.
학교에서 친구들한테 괴롭힘을 당하는 어린이가 있다면 어떻게 자기 처지를 바꿔 나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좀더 아쉽다.
그래도 어린이들은 이 책을 읽고 나름대로 힘을 얻나 보다. 책을 읽어주다가 앞에는 사나운 개, 뒤에는 사나운 형이 오고 있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는데 한 어린이는 자기를 믿는 힘이 뚜렷한 마음을 다음과 같이 드러냈다.
- 밀턴이 학교에서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카터를 만났다가 밀어서 또 그럴까 봐 고민이 생겨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그런 이야기다. 내가 만약 밀턴이었다면 카터를 처음 만났을 때 어른들이 바로 고민이 있냐고 물었을 때 말할 것 같다.(중요한 행동 규칙이지요!) 그리고 꿈에서 스터프를 물었던 개가 앞에 있고 뒤에는 카터 형이 계속 따라오면 카터 형 쪽으로 가서 한 번만 밀치고(용감하지요) 끝내는 게 나은 것 같다. 개한테 물리면 계속 물리니 형한테 가서 한 번만 밀치는 게 낫다. (2학년 남자아이)
이 어린이는 개와 형이 양쪽에서 쫓아오고 있으면 형한테 간다고 했다. 나도 말이 안 통하는 개보다는 형쪽으로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면서 물어보았던 것인데 이 어린이는 더구나 형한테 맞겠다는 게 아니라 한 번 밀치고 가겠다는 것이다. 자아존중감이 높고 마음이 곧은 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