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돌이와 돋보기 - 올레졸레 북녘동화 올망졸망 남녘동화 사계절 저학년문고 45
리원우 외 지음, 윤정주 그림 / 사계절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이 이야기를 읽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아이들한테 '청동항아리'를 읽어주었다. 

읽고나서 느낀 것을 쓰라고 했더니, 긴 줄거리를 잘 녹이고 주제가 되거나 이야기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들을 놓치지 않고 썼다.  

- 나는 오늘 선생님이 읽어주신 '청동항아리'라는 책에서 아주 중요한 교훈을 배웠다. 그것은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다. 나는 그 교훈을 부자가 항아리를 훔쳐 먹다가 청동항아리 때문에 혼자 죽고, 머슴의 할머니가 사신 것은 머슴의 착한 마음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두 가지 교훈을 이 책에서 얻었다. 하나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 또 하나는 착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이 책에는 하나둥이가 불쌍하게도 밥을 거의 계속 굶으면서 과수원에 가서 욕심쟁이부자를 위해 농사를 짓는다. 그런데, 하나둥이 어머니가 병이 나서 하나둥이는 과일술을 드리려고 자기 과수원 나무 그늘에 앉아서 나무들에게 도와달라고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랬더니 한숨이 가을바람과 함께 큰 바람이 되서 과일나무를 흔들었다. 그랬더니 잘 익은 과일들이 과수원 바닥으로 떨어졌다. 하나둥이는 그것을 청동항아리에 넣고 과일술을 만들어서 어머니와 함게 매일 술을 먹었다. 그래서 청동항아리는 그 다음에도 계속 이어서 내려왔다.  

 이 아이는 2학년이다. 아이가 쓴 글을 보면 왜 그 문장을 썼는지 까닭을 읽어낼 수 있다.   

'나는 그 교훈을 부자가 항아리를 훔쳐 먹다가 청동항아리 때문에 혼자 죽고  '하고 썼는데, 혼자 죽었다는 것은 누가 죽이지 않았는데 혼자 욕심을 내다가 청동항아리 힘 때문에 죽었다는 것을 말했다. 머슴의 할머니가 사신 것은 머슴의 착한 마음 때문이라는 말에서 사실은 할머니가 아니라 어머니인데 그림으로든 이야기로든 아이들한테는 할머니였기에 저도 모르게 썼겠다. 또 어머니를 살리려는 하나둥이 깊은 마음에 아이들은 모두 감동한다. 또 다른 아이는 이것을 다음과 같이 아름답게 썼다.  

  - 하나둥이 엄마는 병에 걸려서 몸을 못 움직인다. 하지만 하나둥이가 만든 애정이 담긴 무엇을 먹고 몸이 움직인다. 그건 바로 과일 술이다. 그건 하나둥이와 과수원에 있는 과일과 대화로 생긴 과일술이다. 그리고 그건 아버지가 물려주신 아주 귀중한 청동항아리에 담았다.  

 한숨을 내쉬었다. 그랬더니 한숨이 가을바람과 함께 큰 바람이 되서 과일나무를 흔들었다 는 부분이 아주 아름다운데 하나둥이가 과일을 훔치지 않았고 훔치지 않고 과일술을 담글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바람  때문이다. 바람 혼자가 아니고 하나둥이 깊은 시름과 마음이 들어있는 한숨이 있었기에 둘은 함께 큰 바람이 되어 과일나무를 흔들었다. 이 아이는 이것을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썼다.  그래서 청동항아리는 그 다음에도 계속 이어서 내려왔다 고 마지막에 썼는데 이때는 벌써 이 아이가 두 쪽을 다 채운 때라. 서둘러 마무리를 하느라 한 줄로 썼다. 그래도 역시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았다. 그 청동항아리는 하나둥이 후손한테 이어져 내려 와 마을 사람들 목을 축여주는 샘이 되었던 것이다. 이 아이는 책을 읽어줄 때 남달리 꼼짝않고 들었던 아이다. 읽어주다 보면 낱말도 설명하고 가끔 짧게 몸동작이나 연극도 하면서 읽다보니 60분 정도 걸린다. 긴 이야기는 그보다 길게 걸려 읽어준다. 그 시간동안 아이들이 집중해서 들은 셈이다.  

 이 이야기가 아이들 마음 속을 둥둥 울려, 사람다움을 가꾸고, 지킬 것을 지키고, 더러운 욕심을 버리고 함께 사는 사람으로 크는 데에 보탬이 될 것을 믿는다. 읽으면서도 뒷이야기가 궁금할 만큼 재미있는 이 이야기들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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