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흙벽집 하늘파란상상 2
이상교 글, 김원희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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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곳에 산지도 8년이 되어 가는 것 같은데 나는 집 가까이 산에 요즘 처음 가 보았다. 아파트 곁에 있는 산이라고 그다지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왜냐하면 강릉이 고향인 나는, 서울에 와서 산이란 델 가면 늘 실망을 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관악산에 가서는 어디가 산이냐고 물은 적도 있었다. 그러다가 운동이 절실해서 올라간 산에서 나는 아파트와 길들이 넓은 산을 무참하게 깎고 끊어서 만들었다는 걸 알았다. 산한테 미안했다.  

 그러면서 나는 산 옆에 물이 흐르는 상상을 했다. 어릴 때, 집 가까이 물이 흘렀고 그곳에서 단오제가 열렸다. 여름이면 그곳은 우리들 놀이터였다. 잡은 물고기를 한 번도 먹거나 한 적은 없이 도루 놓아 주었지만,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서울에 있는 한강도 무척 반가웠다. 비록 한강은 강릉에 있던 시내처럼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고 늘 차 안에서 지나가지만, 나는 늘 한강이 사라질 때까지 내다 보곤 했다. 그래서 더욱 산 옆에 물이 흐르는 상상을 하고 나니 참을 수 없는 기분이 되었다.  

 그런데, 이 책에 그 시절과 같은 아름다운 곳이 들어있었다. 편지가 아니고 메일을 주고 받는, 분명 요즘 시대인데 그 속에 어색하지 않은 꿈같은 세계가 들어있다. 일자리가 없는 삼촌, 발명가- 어릴 때 많이 본 만화 속 인물들 같기도한 이 주인공들이 책을 놓칠 수 없는 궁금함을 일으키면서 자연 속에 어우러지는 모습이 상쾌했다.  

 그림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이 책이 가진 장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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