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 성별만 바꾸면 절절한 사랑인데당사자들은 친구라고 부르는 게우정이라는 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쏟았듯친구라는 인간관계는 어떤 부분에서는그 어떤 관계보다 소중한 관계이기도 하다학창 시절에는 아침에 학교에서 만나야간자율학습을 마치는 밤까지가족보다 긴 시간을 함께 보내기에서로를 향한 마음이 애틋해지기도 하고유년 시절부터 이어진 친구관계가어른이 되어서도 계속 이어지거나혹은 잠시 연락이 끊어졌다 다시 만나도그때의 감정이 다시 솟아나며어제 일처럼 다시 가까워지기도 한다이렇게 친구라는 소중한 관계도때로는 별것 아닌 말 한마디 행동 하나로 인해사소한 균열이 생기기도 하며그 균열로 인해 그 관계가 깨지며인연이 끝나버리는 경우도 많다이 책은 오랜 친구와 작은 균열로소원한 관계가 된 미우라 씨가하우스메이트로 한 〈친구〉와 함께 살게 되며비로소 깨닫고 마주하게 되는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담은 만화이다함께 살게 된 새로운 친구에게관계가 소원해진 절친과의 갈등으로 생긴고민을 털어놓으며미안한 마음과 서운한 마음의 파도 속,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더라도혹여나 또 같은 상처를 입게 될까 두려워 망설이는한 사람의 모습을 엿볼 수 있기도 했다책 속에서 마주하는 미우라 씨와 친구의 갈등은꼭 그만의 일이 아니라 내 이야기라고 해도 될 만큼어떤 면에서는 많이 닮아있기도 했는데친구관계나 더 나아가 인간관계에서 고민하며'언제든 내 편이 되어줄 수 있는 단 한 사람'에대한 열망까지도 한 번쯤은 꿈꿔왔던 상황이기에더 마음에 와닿았다시절 인연이라는 말이 있듯이친구와의 인연이 자연스레 끝나고 지나갔으니내게 남아있는 관계와 인연에 최선을 다하는 게맞는 거라는 생각을 하다면서도이따금씩 그때의 말이나 행동이 후회스럽거나'친구가 줄어드는 것 같네' 하는 마음에스스로의 인간관계를 되돌아볼 때면조급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같은 마음을 느껴보았기에만화 속의 미우라 씨가 인생 처음으로 용기 있게새로운 친구와 하우스메이트가 되었을 때과연 새 친구를 통해 그가절친과의 관계에서 생긴 상처와 고민,두려움을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을까그리고 새 친구와는 그런 갈등 없이마냥 잘 맞는 새로운 절친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응원의 마음이 들기도 했고조금 차가운 듯 늘 단답으로만 대답하는친구에게 숨겨져 있는 비밀을 알게 된 후에는미우라 씨에게 알 수 없게 애잔한 마음이 들며괜시리 울컥하기도 했다그래도 새로운 친구에게숨김없이 마음속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었던 미우라 씨가그와 나누는 대화, 시간을 통해결과적으로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깨닫고한 발 앞으로 나아가게 되었으니그녀는 미우라 씨에게 정말 좋은 친구로오래 기억에 남지 않을까그것만으로도 충분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같이 찍은 사진은 역시 지우는 게 좋겠어'라며 새 친구와 찍은 사진을 정리하려는미우라 씨의 모습이 조금 안타까웠는데책장을 덮고 난 제일 뒷장에 담겨있는미우라 씨와 친구의 사진을 보며'역시 지우지 않았구나' 하고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보니꽤나 감정이입을 한 독서였나 보다나 역시 그녀와 같은 〈친구〉와 함께하게 된다면미우라 씨처럼 이만큼 과거의 상처를 덜고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생각하니미우라 씨가 친구와 함께 살기로 결심하게 된마음까지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던오래간만에 무척 마음이 따뜻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