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라 씨의 친구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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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 성별만 바꾸면 절절한 사랑인데
당사자들은 친구라고 부르는 게
우정이라는 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쏟았듯
친구라는 인간관계는 어떤 부분에서는
그 어떤 관계보다 소중한 관계이기도 하다

학창 시절에는 아침에 학교에서 만나
야간자율학습을 마치는 밤까지
가족보다 긴 시간을 함께 보내기에
서로를 향한 마음이 애틋해지기도 하고

유년 시절부터 이어진 친구관계가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 이어지거나
혹은 잠시 연락이 끊어졌다 다시 만나도
그때의 감정이 다시 솟아나며
어제 일처럼 다시 가까워지기도 한다

이렇게 친구라는 소중한 관계도
때로는 별것 아닌 말 한마디 행동 하나로 인해
사소한 균열이 생기기도 하며
그 균열로 인해 그 관계가 깨지며
인연이 끝나버리는 경우도 많다

이 책은 오랜 친구와 작은 균열로
소원한 관계가 된 미우라 씨가
하우스메이트로 한 〈친구〉와 함께 살게 되며
비로소 깨닫고 마주하게 되는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담은 만화이다

함께 살게 된 새로운 친구에게
관계가 소원해진 절친과의 갈등으로 생긴
고민을 털어놓으며
미안한 마음과 서운한 마음의 파도 속,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더라도
혹여나 또 같은 상처를 입게 될까 두려워 망설이는
한 사람의 모습을 엿볼 수 있기도 했다

책 속에서 마주하는 미우라 씨와 친구의 갈등은
꼭 그만의 일이 아니라 내 이야기라고 해도 될 만큼
어떤 면에서는 많이 닮아있기도 했는데

친구관계나 더 나아가 인간관계에서 고민하며
'언제든 내 편이 되어줄 수 있는 단 한 사람'에
대한 열망까지도 한 번쯤은 꿈꿔왔던 상황이기에
더 마음에 와닿았다

시절 인연이라는 말이 있듯이
친구와의 인연이 자연스레 끝나고 지나갔으니
내게 남아있는 관계와 인연에 최선을 다하는 게
맞는 거라는 생각을 하다면서도

이따금씩 그때의 말이나 행동이 후회스럽거나
'친구가 줄어드는 것 같네' 하는 마음에
스스로의 인간관계를 되돌아볼 때면
조급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같은 마음을 느껴보았기에
만화 속의 미우라 씨가 인생 처음으로 용기 있게
새로운 친구와 하우스메이트가 되었을 때

과연 새 친구를 통해 그가
절친과의 관계에서 생긴 상처와 고민,
두려움을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새 친구와는 그런 갈등 없이
마냥 잘 맞는 새로운 절친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응원의 마음이 들기도 했고

조금 차가운 듯 늘 단답으로만 대답하는
친구에게 숨겨져 있는 비밀을 알게 된 후에는
미우라 씨에게 알 수 없게 애잔한 마음이 들며
괜시리 울컥하기도 했다

그래도 새로운 친구에게
숨김없이 마음속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었던 미우라 씨가
그와 나누는 대화, 시간을 통해
결과적으로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깨닫고
한 발 앞으로 나아가게 되었으니
그녀는 미우라 씨에게 정말 좋은 친구로
오래 기억에 남지 않을까
그것만으로도 충분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같이 찍은 사진은 역시 지우는 게 좋겠어'
라며 새 친구와 찍은 사진을 정리하려는
미우라 씨의 모습이 조금 안타까웠는데

책장을 덮고 난 제일 뒷장에 담겨있는
미우라 씨와 친구의 사진을 보며
'역시 지우지 않았구나' 하고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보니
꽤나 감정이입을 한 독서였나 보다

나 역시 그녀와 같은 〈친구〉와 함께하게 된다면
미우라 씨처럼 이만큼 과거의 상처를 덜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생각하니
미우라 씨가 친구와 함께 살기로 결심하게 된
마음까지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던
오래간만에 무척 마음이 따뜻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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