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루소가쏘아올린공 앙데팡당은 ‘독립적’ ‘자주적’이라는 의미로 엄격한 심사와 틀에 박힌 주제만을 다루는 관학파에 반대하며 자유롭고 파격적인 전시다. 특별한 시상식과 심사도 없는 앙데팡당전은 정식 교육을 받지 못한 루소 같은 예술가들에게 기회였던 것. 우리에게 잘 알려진 빈센트 반 고흐나 앙리 마티스, 마르크 샤갈 등 당대 주요 화가들도 이 전시회를 통해 작품을 발표하고 이름을 알렸다. 세관원에서 49세에 화가로 전향한 루소의 열정은 넘쳤지만 미술 기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평가들에게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한 신문에서는 “붓 대신 손을, 손가락 대신 혀를 사용한 6살짜리 그림 같다.”는 혹평을 받기도 하였다. 모두들 전시에서 루소의 그림을 찾았는데 그 이유는 조롱하고 비웃기 위해서 였다. 짖궂은 화가 폴 고갱은 루소를 좋은 먹잇감으로 보고 골탕먹이곤 했지만 루소는 오히려 유명 화가가 자신에게 보낸 헌사라며 감격했다. 루소가 주류 미술계의 특정 화파에 포함되지 않았음은 그가 누구보다 자유로운 예술가였음을 보여 준다. 그는 전통적인 미술의 틀을 깨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그려나가며 예술의 본질에 한 걸음 다가갔다. 앙리 루소는 새로운 꿈을 펼치는데 적절한 시간은 없음을 깨닫게 해준다. 또 타인의 조롱과 비판에 굴복하지 말고, 자신만의 빛을 지킬 것을 전한다. 창조. 앙리 루소의 그림은 비평가들로 부터 ‘완벽하지 않은 묘사’ 라는 비난을 받지만 파블로 피카소는 그의 창조성을 인정한다. 어린아이처럼 솔직하고 자유로운 기법과 상상력이 가득한 작품이 지닌 강력한 힘을 파블로 피카소가 발견한 것이다. “모든 아이는 예술가로 태어난다. 문제는 자라면서도 예술가로 남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_파블로 피카소 (P.187) 삶은 완벽한 기술력보다 풍부한 상상력과 창조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사랑할 수 있다면 나이는 삶을 제한하지 않는다. 루소는 두 번의 결혼과 사별을 겪었고 60대에 다시 사랑을 시작했다. 세관원으로 근무할 때 상사의 딸이었던 54세 미망인 외제니를 사랑한 것이다.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쏟아붓고 전 재산을 양도한다는 서류와 함께 청혼까지 했지만 거절당했다. 죽는 날까지 그녀를 기다리다 끝내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루소. 그의 사랑은 비극처럼 보인다. 하지만 루소는 삶의 마지막까지 사랑했고 열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무모한 사랑이야말로 삶의 원동력이며 그 모든 것을 던지는 사랑이 바로 루소 다운 것이다. “나이가 들었다고 왜 사랑을 포기해야 해?” (P.167)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_제인 오스틴 (P.169) 중년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물론 신체적 어려움도 닥치는 시기이다. 불안과 혼란은 중년이 삶의 반환점임을 제시한다. 이제 과거의 규칙과 패턴에서 물러나 ‘외부 세계에서 내적 세계로의 전환’ _(카를 융)이 필요한 때이다.직장, 가정에서 페르소나를 벗어 던지고, 자아와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아비투스, 문화 자본으로 우리 삶을 바꾸자. 물질적 자본보다 정신적 자본의 축적이 필요한 시기에 예술을 통해 내면을 풍요롭게 가꾸자. 앙리 루소의 철학적 메세지와 그림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타인의 말에 쉽게 휘둘리는 나약한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고맙습니다.#앙리루소가쏘아올린공_백은정리뷰#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