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당신의 안부가 궁금했던 걸까요
김본부 지음 / 나무야미안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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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 그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었던 사람들에게
무언가 딱히 주고받지 않더라도 서로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이들에게
이제는 시간의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멀어진 그들에게 안부를 묻습니다.

#왜나는당신의안부가궁금했던걸까요
#김본부

🔖나는 여전히 기다린다.
시간에 맞추어 목적지에 도착하기를.
제때 약속했던 사람과 만날 수 있기를.
과거의 내가 정해 놓은 목표에 마침내 미래의 내가 다가가기를.
새로운 사람을 만나 전에 없었던 관계의 싹을 틔우기를 말이다.
(P.49)

🔖나에게 꼭 맞는 물건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그 물건에 익숙해지는 게 훨씬 편리하다는 것을 나는 언제부터 알게 된 걸까. 나도 모르게 터득하게 되는 것들의 개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P.59)

🔖어른에 가까워진다는 것은 어쩌면 어떤 부분은 그냥 포기할 줄 안다누 의미일지도 모른다. 상대가 나에게 맞춰주기류 바라기보다 그냥 내가 상대에게 맞춰줄 수 있게 된다는 말인지도 모른다.
(P.59)

🔖우리 또한 누군가에게 버스가 된다.
우리가 만난 사람들, 그들과 맺은 감정과 기억도 자신의 차례가 되면 버스에서 내린다.
새로운 사람들은 어김없이 버스에 탑승하지만 나는 이따금씩 내 옆에 한시절 머물다 간 사람들의 안부를 생각한다.
(P.64)

🔖잘 아물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다. 상처가 났던 자리는 아무리 멀쩡해 보여도 실은 그게 아닐 수도 있는 거다.
그건 어떤 식으로든 가지고 있는 거다.
그건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어떻게 해결되는 종류의 일이 아닌거다. 이미 수년이 지난 일을 떠올리며 가슴 아파하는 것도 실은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닌 거다.
(P.103)

🔖이런 가정법은 아주 가끔씩 내게 위로가 된다. 허기와 다른 어떤 것에 지쳐 국밥집에 들어가면 나는 메뉴의 이름을 일부러 절반만 불러본다.
순대국밥이면 "순대요" 부대찌개면 "부대하나요"하는 식이다.
그렇게라도 해서 말은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P.111)

🔖때로는 차 안에서 나누는 대화가 더 좋을 때가 있다. 카페에서처럼 얼굴을 마주 봐야 하는 부담 없이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어서 그런 것일수도 있고, 이동하는 시간은 누구도 어쩔 수 없는 불가침의 시간이니 애초에 포기해 버리고 속내를 술술 풀어내는 것 같기도 하다.
(P.172)

🌈 책을 읽으며 눈은 활자를 향해있었으나, 머리와 가슴은 내 지난 세월 숱한 인연들의 안부에 젖어있었다.

잊고 지냈던 나의 사람들에게 연락한통 해봐야겠다.

🙏 @text.bb 소중한 #책선물 감사합니다.

#로봇조종사의겨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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