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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층 큰 나무 아파트에 음악회가 열려요 - 동물 아파트의 사계절 이야기 4 ㅣ 아이세움 그림책
부시카 에쓰코 지음, 스에자키 시게키 그림, 김정화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22년 3월
평점 :

재미있는 어린이창작동화 한권을 만납니다. '10층 큰 나무 아파트에 음악회가 열려요' 10층 큰 나무 아파트 시리즈 중 한권으로 4계절의 이야기 중에서 아마도 계절이 바뀌는 어느 순간을 그려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10층 큰 나무 아파트 이야기는 겨울이 왔어요, 이사 가요, 그리고 그냥 10층 큰 나무 아파트 이렇게 나왔었는데요. 이번에 새롭게 나온 '음악회'이야기를 합하면 총 4권에 해당하는 시리즈가 완성됩니다. 가끔 커다란 나무들을 보면 제가 어렸을 적에 했었던 여러가지 상상을 떠올리게 됩니다. 예쁘고 커다란 나무 안쪽에 사는 상상도 물론 해었는데요. 몇층에 가까운 계단도 만들고 그네, 층마다 방도 하나씩, 하늘을 향해 열리는 창까지 상상으로 만들고서는 저 혼자 뿌듯해하던 기억이 남아있기도 한데요. 이번에 만나는 어린이창작동화 '10층 큰 나무 아파트에 음악회가 열려요' 이 책은 동물들이 커다란 나무 속에 10층짜리 커다란 아파트를 만들어서 입주한 상황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어린이창작동화라고 하지만, 솔직히 냉정하게 따진다면 서로 다른 종이 이렇게 한 집에서 산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은 당연하게도 결코 아닐텐데요. 하지만 어린이 동화의 맛은 역시나 이런 상상의 실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불가능한 것을 상상으로 재미있게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아이들에게 어린이창작동화를 읽도록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저 상상만 하는 것과, 그 상상을 그림과 글을 통해 표현해준 그림책이 있다면 그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크겠지요. 그래서 저는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분들이 정말로 놀랍고 신기하다고 여겨집니다. 상상만 하던 것을 이야기로 구체화시키고, 그림작가께서 현실처럼 그려주시니 말이지요. 무엇보다도 막연하게 상상만 하던 것을 글과 그림으로 보여주는 그림책은 더더욱 위대한 상상력의 산물이라는 의견도 내어봅니다.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창작동화는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에게 소중한 순간을 실현시켜주는 선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해마다 왔다갔다하는 철새들의 움직임을 '10층 큰 나무 아파트에 음악회가 열려요'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잠시 머물다 가는 철새들 그리고 그 철새들을 반갑게 맞이해주는 수많은 동물들의 모습이 참으로 따뜻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들을 그림과 이야기로 풀어낸 이 책은 더더욱 따뜻함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철새가 이동을 하는 이유는 번식과 기온변화, 그리고 먹이부족이라고 하죠. 대체로 따뜻한 곳으로 이동하면서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본능적인 행동입니다. 그러한 철새의 이동을 재미있는 눈으로 바라본 작가의 글과 그림작가님의 삽화는 아이들의 마음에도 머리에도 즐거운 상상을 안겨줍니다. 낯설기만한 철새들의 갑작스러운 방문마저 반갑게 맞이하는 동물들의 모습은 이방인을 대하는 가장 이상적인 그림을 그려서 보여주고 있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만남을 위해 작은 친절이 가져다주는 중요함을 알려주는 어린이창작동화 '10층 큰 나무 아파트에 음악회가 열려요'는 철새 혼성 합창단을 통해 소통의 따스함을 알려주는 재미있는 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동물들의 모습이지만 가장 이상적이면서 아름다운 세상을 보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죠. 사람들이 사는 모든 세상도 이처럼 따뜻한 소통이 이루어진다면 좋겠지요. 비바람과 폭풍우 속을 해치고 나타난 철새 혼성 합창단 10마리... 아마도 예상컨대 온통 비에 젖어 엉망이 되어있었을텐데요. 그런 그들을 기꺼이 받아들이면서 목욕탕도 내어주고, 수건도 갖다주고, 심지어는 따뜻한 음식까지 대접하는 큰 나무 아파트의 주민들의 모습에 작은 감동을 느끼기도 합니다. 실제 인간세상도 이러면 아름다워지려나요. 이번에 만난 어린이창작동화의 큰 주제는 타인과의 소통과 배려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작은 친절이 가져다주는 감동까지 '10층 큰 나무 아파트에 음악회가 열려요'는 아이들에게 따스한 소통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이야기를 통해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세상... 정말로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