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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 - 숭배와 혐오, 우리 모두의 딜레마
클레어 데더러 지음, 노지양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9월
평점 :
#도서제공 #서평단 #괴물들 #몬스터
남성 창작자들은 늘 나를 실망시킨다.
매주 연예인들의 비도덕적인 행위가 나를 분노하게 하고, 이제는 지치기까지 한다.
모른체 (찝찝한 마음을 가지고) 향유하게 되는 예술과
절대로 소비하고 싶지 않은 예술이 있다.
그 모순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우리가 인간인 이상 모호한 지대를 살아야 한다.
이 말이 범죄자들에 대한 옹호로 들리지 않길 바란다.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온갖 정보가 내 의사와는 무관하게 쏟아지는 현대 사회에서
나도 누군가에겐 괴물이 될 수도, 그로 인해 그의 인생에 지워지지 않는 얼룩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들의 작품을 소비하는 태도는 미래의 나를 위한 일종의 안전판일까?
저자는 판단의 기준을 감정으로 본다.
어떤 사건들은 내 감정을 크게 요동치게 하고, 어떤 사건들은 비교적 쉽게 잊혀지기도 한다.
작품을 평가하는데 감정이 개입된다는 게 '남성' 비평가들에게는 미숙하게 받아들여지곤 하지만,
자신의 감정이 무엇보다 앞서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
버트런트 러셀에 따르면 "윤리에서는 순수하게 합리적인 것보다 감정적인 것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이 저마다의 기준을 가지고 있기에 그 선을 합의하는 건 어렵다.
특히 저자가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캔슬 컬쳐(불매 운동, 지지 철회)'가 사회적 낙인은 물론이고, 문제의 해결을 개인적 차원에 국한시킨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러나 모호하다고 해서 논의와 합의를 중단하는 것은 그야말로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행위다.
때로 괴물이 남긴 얼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도 한다.
저자의 생각이 짙게 담긴 에세이라 몇 챕터에서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기 어려웠다.
여러 면에서 책의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 예상된다.
페미니즘을 절대 악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남성 예술가만 많다고 비판할 거 같고,
그 외의 독자들도 각자가 생각하는 신념에 따라 불쾌함을 느끼는 지점이 존재할 거다.
(범죄자를 옹호하려는 듯한 서사 부여라든지, 트렌스젠더에 대한 입장 차이 등...)
나는 호에 가까운 쪽인데, 동의를 떠나 여러가지 논제들을 던져주는 책이라 좋았다.
결말이 지어질 거 같지 않은 문제라도 끊임없이 얘기하고 공론화해서 사회적 합의에 이를 때 우리는 그 사회를 민주주의 사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을유문화사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