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페리코처럼 느긋하게 여유롭게
최유나(마요) 지음 / 서울문화사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에세이를 많이 접할려고 노력중이다. 따뜻함이 전해지는 글, 시원함이 파고드는 글, 위안이 되는 글, 잔잔하고 조용한 글등 많이 접하면 삐딱선하게 생각되는 마음, 강퍅한 마음, 화가 가득한 마음, 뭐든 일에 짜증내는 마음등 가락앉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페페와 포포가 얼마나 그 역할을 해줄지 궁금하다.


페페리코는 남극에서 온 아기 황제펭귄이고, 초콜릿색의 펭귄은 페페리코의 동생 포포리코이다. 페페와 포포는 남극보다 도시에 맛있는 것이 많은 탓에 살이 포동포동하게 올라 발이 보이지 않고, 호기심은 많으나 따뜻한 날씨 탓에 나른하면서 늘 졸려한다. 그런 페페와 포포의 사소하지만 여유로운 일상을 훑어봤다.

 

 

 

p94 냉장고 - 한번 열면 멈출 수 없는 한밤중의 달콤한 유혹.
--------------> 우리집은 냉장고를 열면 풀잎 향이 코 속으로 먼저 들어온다. 녹색 풀들이 옹기종기 칸마다 모여있다. 동생이 다이어트 한다고 풀 때기를 엄청 사놨다. 그래서 우리집 냉장고는 나를 유혹하지 못한다. 나를 유혹하는 것은 오직 "배달의 민족" 뿐


p146 별똥별 - 별똥별이 떨어지는 밤. 소중한 사람을 위한 소원을 빌어봐요.
--------------> 로또!!!!


p148 도시락 - 소박하고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잘 보면 내가 좋아하는 반찬만 꾹꾹 담겨 있던 도시락. (생략)
-------------> 학창 시절 우리 엄마는 도시락을 싸주실때 마다 항상 반찬이 하나였다. 그것도 한 달 내내 같은 반찬으로... 반찬이 바뀌는 날은 한 달이 지났을 때 였다. 동그랑땡, 돼지갈비, 계란말이, 김밥등 맛있는 반찬도 적당히 먹어야 맛있음을 느끼는데 너무 먹으니 질려서 친구들 주고, 나는 친구들 반찬을 먹었던 기억이 문득 생각났다.


p168 해먹 - 숲속 나무들 사이에서 몸을 푸욱 감싸는 해먹에 누워 새 소리, 풀벌레 소리를 들어요. (생략) -----------> 그렇게 하면 온 몸에 벌레가 문 자국이 남아 잊고 싶어도 잊지 못하는 추억이 될 것이다. 벌레퇴치용을 구비해도...

 

 

귀여운 캐릭터와 부드러운 색감 그리고 감각적인 일러스트 어린 아이와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로 모여 있고, 봄계절에는 없는데, 여름. 가을. 겨울계절에 어울리는 레시피를 하나씩 소개해 주고 있다. 워낙 간단해서 재료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페페와 포포가 한 일상 중에서 나도 몇 가지 즐긴 적도 있고, 아직도 즐기고 있는 것도 있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만난 꽃가게에서 작은 꽃다발을 산 적도 있고, 길을 가다가 향긋한 버터향에 이끌려 빵집에 들어간 적도 있고, 조용하지는 않지만 밤에 독서도 하고, 햇빛이 비춰도 끝까지 버티면서 자기도 한다.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도 가끔 즐기고 있다. 페페와 포포의 일상을 보고 있으면 나의 일상도 잠깐 비춰지기도 한다. 단어 하나에 추억이 갑자기 팍 튀어나오기도 하고, 어떤 글에서는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또한, 페페와 포포의 매력에 빠져 허우적허우적 거리기도 했다. 암튼 이 책을 펼치는 순간 페페와 포포가 살짝 여유를 안겨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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