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할런 코벤 지음, 이선혜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제이크는 학생을 면담 해주다가 컴퓨터 화면을 흘긋 바라 보았다. 학교 홈페이지 화면 오른쪽에 뜬 공지사항을 본 제이크는 면담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공지사항에는 부고가 적혀 있었는데, 사망자의 이름이 토드 샌더슨였기 때문이다. 제이크가 절대 잊어 버릴 수 없었던 이름이었던 것이다. 6년 전 사귀었던 나탈리가 갑자기 옛 애인과 결혼할 거라는 내용이 담긴 쪽지 하나로 제이크를 차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튿날 청첩장을 받고, 나탈리 결혼식 장에 갔고, 거기서 나탈리의 결혼 상대 토드를 봤던 것이다. 그 토드가 자신과 같은 랜포드 대학 같은 학교 출신이었던 것을 공지사항을 보고 알게 되었지만, 제이크는 자신이 혹시 잘못 알고 있는 동일한 이름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 하고 의심을 했다. 나탈리 결혼식에 찾아갔을 때 토드의 머리는 길었고, 수염도 길렀을 뿐만 아니라 제이크가 막상 장례식을 찾아가보니 자식이 둘 있고, 특히 부인이 나탈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제이크는 그럼에도 확실히 하고 싶어 나탈리의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돌아온 말은 언니 나탈리에게 제이크라는 남자친구 얘기를 들어본 적 없고, 다시는 전화를 하지 말라는 대답 뿐이었다. 제이크는 나탈리와 처음 만난 버몬트 휴양소를 찾아갔고, 거기서도 인연이 있었던 사람들이 모두 나탈리가 누구인지, 제이크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말을 계속 들어야 했다. 제이크는 토드의 부고를 읽은 뒤 겪은 충격적인 일들 그리고 자신에게 엄습한 기억과 감정, 비탄과 혼란의 소용돌이로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절친한 친구와 술을 엄청 마시고, 집에 들어 온 제이크는 자신의 침대에 남자가 걸터앉아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자신을 밥이라고 소개한 남자는 제이크에게 나탈리를 만나러 가자면서 밖으로 데리고 갔다. 학교 기숙사 뒤에 주차되어 있던 밴 안에서 동료 한 명이 내렸는데, 밥은 그 남자를 오토라고 불렀다. 밴에 올라 탄 제이크는 그들이 하는 질문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탈리가 어디 있는지 말하라는 거였다. 제이크는 정말 모른다고 말을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폭력이었다. 상대가 총을 들고 있어 제이크는 맞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문득 제이크는 성공할 가망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닐거라 생각하고 자신이 생각한 방향으로 달려 들었으나 의도치 않게 제이크는 오토를 죽이고 말았다.


제이크는 대학 동료이면서 전에 FBI로 근무했던 교수에게 나탈리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조사를 부탁한 적이 있었다. 그 동료로 부터 들은 결과는 제이크를 멍하게 만들었다. 나탈리에 대해 어느 것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나탈리 아버지가 제이크가 다녔던 대학의 교수였는데 그 사람 역시 교수직을 그만 둔 뒤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거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버몬트 휴양소 사람들이 제이크가 토드를 죽였다고 살인자로 몰았다.


내가 읽은 할런 코벤 작품 중에 실망한 것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대할때마다 조금씩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에 읽은 책은 다르다. 제이크의 캐릭터가 짜증이 났다. 제이크는 법규를 따지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예전에 트레이너 교수가 한 행동에 대해 징계를 내려야 한다면서 끝까지 고집을 피웠던 그가... 자기가 사랑하는 나탈리에 대해서는 이해. 용서를 했다. 사람은 누구나 이기주의자다. 타인이 저지른 짓은 용서 못하고,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무슨 짓을 했든 용서를 하니 말이다. 이것뿐만 아니라 "원인"이 어처구니 없었다. 부정행위를 용서 못 해줘서 그것때문에... 일이 이렇게 된 것라고??? 김빠진다.


물론 소설 속에는 다양한 사건들이 있다. 어처구니 없다고 느껴질 만큼 사소한 것들이 사건이 되기도 한다. 그런 사소한 사건들을 완성도 높게 만들었을 때 독자들은 읽는 맛이 즐겁다. 별거 아닌 사건이 웃기기도 하고, 반전이 있어 허를 찌를 기도 하고, 긴장감을 주기도 한다. 그런 소설을 읽고 났을 때는 매력적인 소설을 발견했네 하고 왠지 기분 좋은 기운이 올라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허를 찌르는 반전은 없었다. 우와!! 그런 것도 없고... 그냥 거의 막판에 와서 그래 이미 짐작했어... 그녀가 그랬을 거라는 것을... 중얼중얼 거리면서 책을 덮었다.


한가지는 좋았다. 가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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