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볼 일 없는 인생 입문

별 볼 일 없는 인생 입문 - 잉여청춘을 위한 심리 테라피
가스가 다케히코 지음, 요시노 사쿠미 그림, 황선희 옮김 / 미래의창 / 2012년 2월

밤 열두시가 넘도록 잠들지 않고 책을 읽는 것은 오랜만인 것 같다. 책은 내게 있어 유익 중 하나이기에 늦게 자더라도 즐겁다. 이 시간까지 나를 잠들지 못하게 읽게 만든 책 “별 볼 일 없는 인생 입문” 이 책의 이야기가 은근히 재미있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일상적으로 누구나 겪는 감정을 지루함 없이 풀어나가는 내용 전개 방식이다.

이 책의 저자는 정신과 의사 ‘가스가 다케히코’가 사람이 느끼는 심리 중 어두운 부분만 13가지(절망감, 상실감, 혐오감, 허무감, 고독감, 초조감, 무력감,과대감,죄책감,불안감,피해감,공허감,위화감)를 골라 보여 주고 있다. 어두운 심리적 감정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지루하지도 딱딱하지도 않고 재미있다. 그냥 자연스럽게 스폰지 처럼 스며든다고 해야 할까? 누구나 겪는 이야기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저자의 독특한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소소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느낌을 주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내용을 읽다보면 각 감정들 주제 하나하나에 저자의 이야기(과거에는 산부인과 의사였고, 재수도 했었고, 어린시절 등)가 담겨져 있다. 그리고 환자들과의 대화, 주변인들에게 들었던 내용 또는 저자가 본 책 내용을 적절히 잘 섞어서 풀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각 감정들 내용이 끝 날 때마다 두 페이지 만화가 그려져 있어 재미있기도 하고 심리를 잘 알 수 있게 해준다. 어두운 심리지만 그 안에 오히려 생기가 넘쳐나는 것 같다.

인간의 육체는 내가 어떤 생각, 어떤 마음을 가지느냐에 따라 움직인다고 한다. 내가 누군가를 혐오하면 그 육체는 그에 대한 표현(몸짓, 표정, 행동)을 적절히 해준다. 특히 요즘 사람들은 누구나 하나의 선인장을 키우고 있다. 머릿속에 수없이 많은 가시들이 돋아나게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 몸으로 까지 가시 뻗어나가 정말 선인장이 될지도 모른다. 머릿속에 돋아난 가시들 하나 하나 살펴보면 어둡고 부정적인 감정들이 횡행한 것들이 많이 있다. 세상이 사막으로 변하니 사람들도 선인장을 하나씩 키우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사막 같은 세상을 살게되면 누구나 다 겪고 겪는 것들이어서 그런지 이 책이 재미있고 마음에 드는지 모르겠다. 여러 어두운 감정들이 가득한 이야기. 은근히 괜찮은 에세이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