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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어땠어?
김민지 지음, 김남희 그림 / 계수나무 / 2025년 4월
평점 :
학생들이 모두 귀가하고 난 이후, 혼자 남은 교실에 앉아 읽어서 그런지 제목만으로도 뭉클해지고, 먹먹해지더군요. 질문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아름다운 그림책이었어요. 처음에는 책에 등장하는 가족들의 고단한 일상을 보여주는 그림책이라 생각했는데 세상에나!! 너무 사랑스런 해결책들이 담겨 있어서 작가님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에 감탄했습니다. 조금은 넉넉해진 품으로 퇴근을 했어요.
다음날, 당연히 학급의 학생들과 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역시 그림책을 보며 나눌 이야기는 무궁무진합니다. 책을 펼치기 전, 아이들과 함께 표지를 바라보았어요. 주인공의 표정, 옷에 묻은 얼룩, 옷자락을 꼭 쥔 손…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에서 아이들은 놀라울 만큼 많은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책의 면지에는 도시의 풍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학교, 거리, 공원… 익숙한 장소들을 찬찬히 살펴보며, “학교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축구를 하고 있다.”, “거리에 차들이 지나간다.” 와 같은 문장을 함께 만들었습니다. 그림을 언어로 표현하는 이 활동을 통해 관찰력과 표현력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었어요.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세탁기가 주인공에게 “학교에서 뭐 했어?”라고 묻는 장면입니다. 그 순간 책을 잠시 덮고, 아이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보았어요. “엄마가 학교에서 돌아가면 너희들에게 무엇을 물어보셔?” “너희들은 어떻게 대답할거야?” 평소보다 훨씬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어요. 학교에서의 일들을 가정에 가서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너무 중요한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주제였어요. 표현이 다양하고, 구체적이지는 않아도 매일매일의 질문이 아이들의 표현력을 키워주고, 감정도 다독여 줄거라 생각해요.

“오늘 하루 어땠어?”라는 문장은 단순한 인사 이상의 힘을 가진 말이더라고요. 하루를 돌아보게 하고, 서로의 마음을 살피게 하며, 따뜻하게 연결되어 가는 시간을 함께 선물받은 느낌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