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세계사 - 지금의 세계지도와 역사를 결정한 59가지 전쟁 이야기
김성남 지음, 진선규 그림 / 뜨인돌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오늘도 지구촌의 곳곳에서는 포성과 총성의 소리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민간인들의 무고한 희생이 방송을 통해서 연일 보도되고 있다. 그 뿐인가 지난해 미국에서 촉발한 세계의 경제위기상황은 여전히 매섭게 우리의 호주머니를 위협하고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지금의 세계는 여전히 무력을 사용한 전쟁이 보편적이지만, 그보다 마치 아침의 안개처럼 조용히 국가를 위협할 수 있는 경제 전쟁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이제는 사이버상에서 해킹을 통한 도발도 전쟁의 새로운 수단이 되어 버린지 오래다. 이런 관점으로 생각이라면, 지구촌은 온통 전쟁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얼마전 50대의 어르신과 대화하던 중 최근 이스라엘 공격으로 인해 무고한 희생들을 바라보면서, 자신이 살아온 50년 동안에 한번도 전쟁을 겪지 않은 것만으로도 참 다행스럽고 행복하다는 말씀을 들을 때 크게 공감이 갔다. 비록 어찌 보면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힘든 경제상황속에서 하루하루를 전쟁과 같이 살아가고 있지만, 갑자기 마른 하늘의 날벼락과 같은 폭격과 총성의 공포감이 없다는 것만으로 행복을 찾을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든다.

 책<전쟁세계사>의 서문에서는 전쟁을 이렇게 말하며 시작한다. “전쟁속에는 인간사의 모든 면이 들어있다. 전쟁은 문학(文學)이자 사학(史學)이다. 전쟁은 연극이자 총천연색 영화다. 전쟁은 과학이자 예술이다. 무엇보다 전쟁은 인간의 모든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p.7) 사실 인류의 역사의 대부분은 이러한 전쟁의 역사가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한다. 전쟁은 원시시대의 먹을거리 쟁탈로부터 인종과 종교, 이념 그리고, 때로는 정말 사소한 일 때문에 촉발되어 수많은 군인들이 동원되어 치열한 전투를 벌여서 자웅을 가리려 한다. <전쟁세계사>는 이러한 세계의 역사에 전쟁을 통해서 일대혁신을 가져다 준 주요 전투와 그 전투를 빛나게 한 전쟁영웅 그리고, 전쟁무기의 발달과정, 전쟁 중 졸병들의 일기까지 담아서 마치 이야기를 통해서 과거의 전쟁을 즐기게 해 준다. 그렇다고 전쟁에 대한 미화만을 그리는 것은 아니다. 제3장 전쟁하는 법에서 전하는 “중국 ‘목공의 시조’ 공수반과 겸애사상가이자 수비전의 대가였던 묵적의 한판 승부” 라는 이야기를 통해서 전쟁은 겸애(兼愛)로 스스로 자제하고, 반전은 단지 말뿐이 아닌 오히려 적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전쟁에 대한 앞선 연구와 개발로 준비해야한다는 묵자의 깊이 있는 생각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어떻게 이런 기록이 남아있을까 궁금증을 자아내는 전쟁 중 졸병일기는 영웅중심의 전쟁사를 지금껏 보아온 사람들에게 색다른 묘미를 제공한다. 그 중 율리우스 발렌스 라는 로마군단병의 키레나이카 군단에서의 열흘간의 잡무 끝에 얻은 생각, ‘줄을 잘 서라’ 는 군에 갔다 온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공감하고 역시 군대와 같은 조직에서는 역시 줄 잘 서는 것도 필요함을 위트있게 담고 있다. 또 옥포해전을 앞둔 조선수병의 일기에서는 임진왜란 당시의 이순신 장군의 지휘관의 냉철함과 백성과 가족을 위한 가슴 따뜻한 의지를 한 수군졸병의 눈과 귀을 통해서 다시금 느껴볼 수 있다.

 인류 역사상 전쟁에 있어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역사의 지난 역사의 흐름이 증명을 하고 있다. 그러한 흐름의 증명에도 여전히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답답해져 온다.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 총칼을 들이 댄다는 것, 이것 역시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이념, 종교, 경제적 이윤 등 모두가 인간들의 몸과 마음을 통해서 만들고, 발전시켜 온 문화의 일부인 것이다. 그럼에도 서로의 문화에 반목하고, 이해를 접어버린다면 불 보듯 ‘약육강식’ 이라는 인간이 가진 가장 원초적인 탐욕의 소용돌이 속에서 또 전쟁은 계속시작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늘 세상에는 음지와 양지가 공존하는 법, 이런 음지의 세상도 좀 더 지구촌사람들이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할 수 있는 소통하는 장을 계속 만들어 갈 때 지구촌 곳곳의 총성이 잦아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런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우리는 먼전 지난 인류 역사 속의 전쟁들을 고찰해봐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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