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서 속 성 심리 - 에덴에서 예수 시대까지
조누가 지음 / 샘솟는기쁨 / 2021년 6월
평점 :
<성서 속 성 섬리>(Biblical Sex Psychology)
에덴에서 예수 시대까지
-조누가-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시는 교수님이셔서 그런지 성경의 이야기를 일반 문학 작품을 능수능란하게 들어가며 풀어가시는 솜씨가 압권이었습니다. 다소 충격적인 인용들도 있었지만 그런 문화적 충격(?)은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요긴한 구름판으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처럼 유목민으로 살아갈 때는 남자들이 양떼나 다른 짐승떼를 먹이기 위해 초장을 찾아 집을 멀리 떠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럴 적에 오랫동안 적적한 가운데 욕정을 해결할 길이 없는 남자들이 짐승을 상대로 교합을 하기도 한다. 남자들이 비역질을 할 때처럼 짐승의 항문에 음경을 삽입하여 일종의 자위를 하게 된다. 지금도 유목민 사회에서는 공공연히 수간이 행해지고 있다. 그러한 수간을 남자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들도 했던 모양이다. <레위기>18장 23절에서 '여자는 짐승 앞에 서서 그것과 교접'이라 운운한 것을 보면 여자들이 어떻게 수간을 했는지 암시되어 있기도 하다. 남자들은 짐승 뒤에서 그 일을 하고 여자들은 짐승 앞에서 했다. 그런데 남자와 여자에게 당한 짐승도 사형의 처벌을 받아야 했으니 짐승의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그지 없는 일이다. 어떤 학자는 인류의 성병이 유목민들의 수간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 인간이 자연의 질서를 따라 성행위를 하지 않으면 어떤 모양으로든지 형벌을 받게 마련이다(102-103쪽).
총 41개의 짧은 글을 통해 구약 창세기부터 신약 서신서에 이르기까지 성(Sex)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흥미롭게 다룬 이 책은 보수적 가치와 진보측 주장들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어 누구든 흥미롭게 읽어갈 수 있다는 게 특장점이라 하겠습니다.
03. 아담의 800세 성생활이 궁금하다
08. 모헤메드가 하필 '여자 네 명'이라고 한 이유
20.암논의 심리, 에난티오드로미 현상
33. 마리아는 과연 성생활을 했을까?
38. 이혼에 대한 예수의 견해
개인적으로 성경 속 성(Sex) 이슈들을 주로 조직신학 교수님의 글을 통해 접했던 저로서는 선을 넘는 듯한 접근과 신선한 해석 조금은 불편하기도 했었지만 호흡을 고르며 찬찬히 그 부분을 다시 곱씹어가며 '그렇게도 볼 수 있겠구나'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내용 전개 솜씨가 탁월하다는 방증이 되겠지요.
개인적으로 책 서두의 저자의 말 1, 2가 서론 격의 역할을 잘 해주고 있어서 좋았는데 책을 마무리하며 정리하는 글이 없다는 점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러나 그 아쉬움을 덮고도 남을만한 글들이 그득한 <성서 속 성 섬리> 올해가 가기 전에 만나 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