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로 하나 될 때까지
프랜시스 챈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1년 6월
평점 :
품절


<예수로 하나 될 때까지(Until Unity)> -프랜시스 챈-

분명 짜임새 있게 구성되고 치밀하게 저술된 책이 아닌데... 읽다 보면 몰입감이 엄청납니다. 책 내용이 강연이나 설교식으로 이루어졌다면 끝날 때까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저자는 시종일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교회의 하나 됨에 관해서만 말씀합니다. 만약 저자가 연구실에서 머리를 싸매며 성경적으로, 신학적으로 이 글을 썼다면... 모르겠습니다...(그런 유형의 연구를 절대 부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다만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가 특수하기에 일반적인 연구 성과물로는 저자를 통해 일어난 반향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랬다면 앞서 언급한 그런 엄청난 몰입감을 줄 수는 없었을 거라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저자가 연합을 위해 걸어온 길은 많은 존경과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도 출간될 수 있었겠지만요.
저자는 서두에서 "사랑 없는 말을 삼가는 지혜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분의 명령을 두려워하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15쪽)고 말씀합니다. 많은 사람이 성적 타락에 관한 명령은 두려움으로 받아들이는데 하나 되라는 명령 앞에서는 별로 두려워 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문제 제기에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잠언 6:16-19 / 요한복음 17:20-23 / 에베소서 4:1-6 / 디도서 3:9-11 / 갈라디아서 3:27-28 / 로마서 14:4 / 고린도전서 1:10 / 빌립보서 2:1-2 / 골로새서 2:16-19 / 데살로니가전서 3:11-13 / 디모데전서 1:5-7; 6:3-5 / 디모데후서 2:23-25 / 야고보서 3:17-18 / 요한일서 2:9-11; 4:10-12 / 마태복음 5:9
위의 성구를 통해 저자는 보수주의자든 좌파든 서로 사랑하며 하나가 되라는 예수님의 명령은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합니다.
사실, 오늘날 교회의 끊임없는 분열과 서로 비방하는 모습에 대해 세상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교회가 서로 경쟁하듯 광고하고 공개적으로 서로 비난하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혀를 찼을까... 심히 부끄러워졌습니다.
갈라디아서 5:19-21(따옴표는 제가 강조했습니다)
19 육체의 일은 분명하니 곧 음행과 더러운 것과 호색과
20 우상 숭배와 주술과 원수 맺는 것과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는 것"과 "분열함"과 이단과
21 투기와 술 취함과 방탕함과 또 그와 같은 것들이라 전에 너희에게 경계한 것 같이 경계하노니 이런 일을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요
갈라디아서 전체 설교는 두 번이나 했었는데 그동안 당 짓는 것과 분열함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던 저를 볼 때 책 전체에서 끊임없이 제기하는 저자의 주장은 전혀 무리가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 이쯤 되면 칼빈주의(혹은 개혁파, 개혁주의) 목회와 신학을 표방하는 분들은 많이 불편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 용서하고 연합하며 포용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 말이죠. 그러나 저자는 권징(치리)에 대해 극도로 조심해야 하나 눈물을 머금고서라도 감행해야 한다고 분명히 피력합니다. 이에 대해 고린도전서 5장 이하의 말씀과 마태복음 7:1-2의 구절에 대한 저자의 접근과 해석은 정말 심플하지만 너무나 명쾌합니다.
현재 제가 속한 교단 안에서도 크고 작은 일들로 대립과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경험, 은사, 배움의 스펙트럼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겠지요.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은 그리스도 우리 주님 안에서 일어나는 곁 가지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한 가족이 저녁 메뉴 문제로, 혹은 여행지 결정의 일로 갈라서서 남남남이 되는 건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니까요.
개혁된 교회는 끊임없이 개혁되어야 한다는 종교개혁의 모토가 저에게는 다음과 같이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분열된 교회는 끊임없이 분열될 수밖에 없다(!?)"
교리와 분열, 연합과 사랑에 대해 (이성[?]이 아닌)마음을 정리하고 다잡으실 분들은 꼭 한 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종교 개혁자 루터의 뼈 때리는 경고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그가 멜랑흐톤에게 한 경고입니다.
"우리가 죽은 후에는 가혹하고 끔찍한 교단들이 많이 일어날 걸세. 하나님, 우리를 도우소서"(2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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