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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다움 - 당신을 위한 에베소서
리처드 코킨 지음, 장성우 옮김 / 두란노 / 2021년 6월
평점 :
그동안 에베소서 전문은 아니더라도 절반 이상의 서로 다른 본문을 여덟 차례 설교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팀 켈러와 존 파이퍼 목사님이 강력 추천한 리처드 코긴의 [교회다움]을 맞이했을 때의 첫 마음은
'이제 에베소서의 남은 구절들도 설교해 볼 수 있겠다' 였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마지막장을 덮었을 때의 마음은 ... '일단 이 책을 읽도록 추천해야겠다'로 바뀌었지요.
함께 공부하며 읽어갈 책이 아니고서야 어려운 책은 사실상 추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문턱과 장벽만 높여주는 셈이 되니까요. 그래서 정말 유익하면서도 잘 읽히는 그런 책을 추천하곤 하는데 이 책이 딱 그 범주에 들었습니다. 너무나도 균형잡힌 책이니까요. 에베소서의 전체 구조 속에서 해당 장, 해당 본문이 어떤 맥락 위에 놓여져 있는지 저자는 매우 명료하게 그러면서도 너무나 심플하게 정리해 줍니다. 그러면서도 총 13챕터로 이루어진 각각의 설교문(실제로 저자는 지난 10여 년 동안 에베소서 설교를 두 차례 했었음)들은 당장 그 내용을 그대로 설교해도 전혀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유려합니다. 한 장 한 장 넘겨가면서 계속해서 확인하는 건 전혀 현학적이지 않은데 에베소서에 대한 저자의 탁월한 통찰이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사실입니다.
저자는 마치 한 분야의 대가가 엄청난 깨달음을 누구나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과 같이 에베소서의 구조를 알기 쉽게 풀어 주는 데 능수능란합니다.
"시작에 앞서, 바울이 어떠한 메시지를 전해 왔는지 한번 떠올려 보도록 하자. 그는 먼저 1장 3-14절에서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받은 복을 생각하며 장엄한 찬송을 쏟아 놓았다. 곧 성부 하나님이 우리를 자녀로 선택하시고, 성자 하나님이 우리를 하나 되게 하고자 속량하셨으며, 성령 하나님이 우리 기업의 보증이 되사 우리에게 인치신 복에 대해 고백했다. 다음으로 1장 15-23절에서는 에베소 교인들을 위해 기도하며 그들이 성령의 역사를 힘입어 하나님을 알고, 그분의 부르심에 약속된 소망을 알며, 그분의 계획대로 일으키실 부활의 권능을 알게 되기를 간구했다. 이제 2장으로 넘어온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누리는 화목에 대해 설명한다. 즉 하나님과 화목하고(1-10절) 다른 이들과 화목하게 된(11-22절) 우리의 상태를 말한다." (83-84쪽)
"지금까지 바울은 각 사람이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과 화목할 수 있으며, 또한 그 은혜로 인해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겨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엡 2:1-10). 이제부터 그는 서떻게 서로 미워하던 원수지간이 그리스도 안에서 화목하여 함께 교회를 이루게 되는지를 설명한다(엡 2:11-22)." (114쪽)
"에베소서 4장에서 바울은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하나님이 교회를 성장시키시는 근본 원리를 설명한다. ... 1-3장에서는 하나님의 영원한 계획을 다루었다. 즉 1장에서는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이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시는 데 하나님의 계획이 있음을 소개했고, 2장에서는 그 계획이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하나님과 다른 지체와 더불어 화목하게 될 때 실현됨을 밝혔고, 3장에서는 그러한 과정에서 복음의 비밀이 나타나며 결국에는 하나님의 지혜가 교회로 말미암아 영적 세계에 드러나게 됨을 설명했다. 이제부터 살펴볼 4-6장에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교회로 모이게 된 성도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다룬다. 그리고 바울은 가정 먼저 교회의 성장에 필요한 기본 요소부터 설명하고자 한다(엡 4:1-6)." (202쪽)
예고편과 지난 회 요약편을 잘 만든 방송을 보면 그 자체로 재미가 있으면서도 지난 방송 분에서 꼭 필요한 부분을 짚어 줌으로써 이제 곧 시작할 방송에 순식간에 몰입하게 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도 가만보면 전체가 그렇게 짜여져 있지요.
분명 책을 계속 읽어 왔는데 앞에서 그 부분을 어떻게 풀어갔는지.. 그 내용을 어떻게 풀어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독서의 흐름상 되돌아가 일일이 찾아보기도 좀 그렇고 계속 읽어가야 하긴 하겠는데 뭔가 답답하고 찜찜할 때가 왕왕 있지요. 그런데 이 책은 "장엄한" 에베소서의 숲을 헤쳐가면서 방황하거나 헤맬 수 있는 딱 그 지점에서 나의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 마치 구글 지도를 보여주듯이 "쫘악" 조망해 줍니다. 중복 날 정오에 내리 쬐는 땡볕을 지나온 자에게 주어지는 얼음물과 계곡물 같다고 해야 할까요?
그렇게 한번씩 얼음물과 계곡물을 경험하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영화가 끝났을 때의 아쉬움...을 만화책이 아닌 [교회다움]에서 경험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한줄평으로 이 책의 리뷰를 마쳐보려 합니다.
[교회다움]은 서고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고, 두고두고 꺼내 봐야할 "에베소서" 강해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