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 교회에서 길을 찾다 - 바울에게서 듣는 가정교회 이야기
안희열 지음 / 두란노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2018년 7월 1일부터 2020년 5월 10일까지 진행했던 사도행전 연속설교를 진행하면서 바울과 그의 선교, 그리고 그가 세우고 돌아본 교회를 상세하게 살폈던 터라 <바울, 교회에서 길을 찾다>를 보는 순간 처음보는 책임에도 친근하게 여겨졌습니다. 또한 한 주 한 주 분주한 일정 속에서 설교를 준비하며 미처 충실하게 살피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던 터라 이 책을 통해 그 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었었지요.


책을 펼치며 복차를 보는 순간 "이거다!" 했습니다. 손을 뻗어도 잘 닿지 않아 답답했는데 효자손을 거뭐진 듯한 순간이었죠.


서문 1세기 가정교회 선교 정신, 한국 교회를 살리다


1. 초기 기독교 시기의 가정교회 선교-나이키형 성장을 이루다

2. 회당 선교-바울의 가정교회 선교와의 경쟁에서 밀리다

3. 도머스(domus)-가정교회 선교의 중심에 서다

4. 가정교회 선교-신약 교회의 정신을 널리 알리다

5. 예루살렘교회-유대인 선교의 터를 닦아 주다

6. 안디옥교회-이방인 선교의 모델을 제시하다

7. 마게도냐 교회들-가정교회 선교로 유럽의 문을 열다

8. 고린도교회-가정교회 선교 정신으로 한 몸을 추구하다

9. 아시아의 교회들-여성 리더십을 가정교회 선교에서 증명하다

10. 로마교회-다양한 인종을 가정교회 선교 정신으로 감동시키다

11. 가정교회 선교-로마 제국을 무너뜨리다


나가는 말 1세기 신약 교회 선교 정신, 지금도 통한다


저자는 코로나 19라는 긴 고난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한국교회 앞에 처방전을 제시합니다. 그것은 초기 기독교의 선교정신 세 가지인데요. 이 세 가지 선교 정신이 예루살렘교회, 안디옥교회, 마게도냐 교회들, 고린도교회, 아시아의 교회들, 로마교회에서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 저자는 실감나게 제시합니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참고자료를 바탕으로 뽑아낸 초기 기독교의 생생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던 점이 참 좋았습니다. 주석이나 설교집에서 찾아보기 힘든 당시의 가옥구조, 인구 통계, 사회의 흐름 등도 이 책의 특장점이라 하겠고요.


"이 시기의 집은 단독 주택인 '도머스(domus)'를 말하지 아파트형의 '인슐라(insula)를 의미하지는 않았다. 도머스를 가정교회로 제공한 집주인의 경우 식당이 넉넉해야 했다. ... 150년까지 가정교회 신자들은 예배를 드릴 독립적인 건물을 소유해서 선교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집을 이용해서 복음을 전했다. ...150년까지 그리스도인 수는 서서히 증거해 약 4만 명에 이르러, 로마 제국 전체 인구 중 0.07퍼센트를 차지했다." (25쪽)


저자는 초기 기독교의 부흥의 요인을 세 가지로 분석하는데요, 예배, 집주인, 여성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세 가지는 회당과의 차별성을 보여주며 마침내 로마를 뒤흔드는 성장을 이루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됩니다.


"도머스가 가정교회 선교로 이방인의 마음을 끌게 된 것은 '예배'의 차별화 때문이다. 회당 예배는 율법(토라)에 사활을 걸었지만, 가정교회는 주의 만찬식과 말씀이 함께 있었다. 이 둘의 공통점은 말씀이다. 회당 예배나 가정교회 예배는 모두 말씀이 있었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전자는 율법이, 후자는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메시지가 선포되었다. 회당 예배와 가정교회 예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의 만찬식인데, 1세기 가정교회의 주의 만찬식은 애찬식과 함께 진행되었다. 애찬식에는 사회 변두리에 속했던 노약자, 환자, 빈자들이 초대되어 기존 신자들과 함께 음식을 먹었다. ... 사회적 신분 차이가 분명했던 1세기의 가정교회 예배는 세상 사람들의 상상을 띠어 넘었다. 이처럼 그리스도 안에서의 평등사상을 회당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68-69쪽)


"도머스가 가정교호 선교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집주인의 섬김에 있다. 초대 교회 당시 자기 집을 오픈해서 가정교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사람들은 대다수가 중류층 계급의 신자였다. 이는 예루살렘교회의 마리아(행 12:12), 빌립보교회의 루디아(행 16:15), ... 골로새교회의 빌레몬(몬 1:1-2)에게서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모두가 성, 직업, 연령, 신분, 직위에 상관없이 자기 집을 개방해서 예배를 드렸다. ... 집주인은 자기 집을 오픈해서 모임 장소로 제공했을 뿐 아니라 음식도 함께 제공했으며, 예배를 인도하고, 가정교회 후원자로 든든히 서있었다. 회당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 가정교회에서 집주인의 자발적인 섬김, 낮아짐, 자기 비움은 참여한 모든 이들을 춤추게 만들었다." (71-72쪽)


"도머스가 가정교회 선교를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여성의 역할 때문이다. ... 놀라운 것은, 바울의 사역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18퍼센트나 된다는 것이다. 즉, 바울의 동역자 중에서 다섯 명 중 한 명은 여성이라는 점이다. 당시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여성이 가정교회 선교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것은 회당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 그들은 남을 대접하는 데 탁월 했다. ... 여성에게 가정교회는 교육의 중심지였다. ... 여성에게 가정교회는 소통의 중심지였다. ... 여성에게 가정교회는 사회봉사의 중심 역할을 했다. ... 여성에게 가정교회는 선교의 중심지였다." (72-73쪽)


초기 기독교가 갖추었던 이와 같은 모습은 '코로나 19'라는 위기를 지나고 있는 교회가 진정 회복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제시합니다.


예루살렘교회, 안디옥교회, 마게도냐 교회들, 고린도교회, 아시아의 교회들, 로마교회에서 예배가 어떻게 이루어 졌는지, 집주인의 헌신적인 사역은 어떠했는지, 여성의 활동은 어떻게 나타났는지는 책 나머지 부분에서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후 책을 읽어가며 각 교회와 인물들을 살펴갈 때에 지루한 감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왜냐구요? 그만큼 모든 교회와 인물들에게서 동일한 특징이 지루할만큼 두드러지게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특장점 또 한 가지는 초기 기독교가 가졌던 차별성이 회당을 넘어 로마를 흔들었던 것처럼 오늘날 역시 그와 꼭같은 모습으로 교회를 이루어가며 귀한 열매를 이루고 있는 교회들을 소개한다는 것입니다. 휴스턴 서울교회와, 카자흐스탄 살렘교회인데요. 이를 통해 저자는 신약 교회의 정신이 그때만 아니라 지금도 통한다는 것을 실감나게 방증합니다. 결론 부분이니 더이상의 언급은 스포가 되기에 생략하겠습니다.


이 밖에도 각 장마다 풍부하게 제시되는 사진, 지도, 그림, 도표 등은 1세기 가정교회 선교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또한 각 장 끝부분에 있는 '다함께 생각하기' 코너는 해당 내용을 잘 정리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소그룹에서 함께 토론의 장을 열어갈 수 있게 해주어 스터디교재로도 안성맞춤입니다.


1세기 가정교회가 예배의 본질, 집주인이라는 평신도 리더들의 절대적인 희생과 섬김을 통해 박해와 전염병을 넉넉히 이겨냈던 것처럼 오늘날 한국교회 역시 이러한 선교 정신으로 무장하여 회복하고 약진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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