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새롭게 읽는 러시아 고전 1
막심 고리키 지음, 최은미 옮김 / 써네스트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전단이 다시 뿌려지니까 이 늙은이도 몸수색을 하더구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자부심이 느껴졌다.

"또 그 얘기시네!"

간수가 화를 벌컥 내며 끼어들었다.

"안된다고 아가 얘기했잖소! 자유를 박탈한 이유가 뭔데, 그건 아무것도 알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오." - p.161


삶이 좀 고단하다 싶으면 그들은 민중을 부추겨 황제에게 맞서게 하고, 막상 민중이 권력을 빼앗으면 온갖 감언이설로 권력을 강탈하여 민중을 개집으로 내쫓는 것이다. 의중을 알고 민중이 들고 일어나면 그들은 조금도 주저함 없이 수천수만의 민중을 학살했다. -p.185


"나도 처음엔 겁이 났었지만, 보시구려, 저기 앞장서 걸어가는 게 내 아들이라오. 깃발을 들고 가는 애가 바로 내 아들이란 말이오."

...

'이건 성스러운 일이라오. 한번 생각해 보시오. 만약에 그리스도가 사람들을 위해 죽임을 당하지 않았다면 어디 그리스도가 존재할 수 있었겠소!' -p. 244


"그런데 내가 사제에게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한결 진정된 말투로 리빈이 말을 이었다.

"마을 집회가 끝나고 그 놈이 농부들과 길거리에 빙 둘러앉아 하는 말이, 사람들이란 가축의 무리와 같아서 늘 목동이 있어야 한다는 거요. 내가 그래서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끼어들었지. 여우를 숲의 우두머리로 삼으면 새는 한 마리도 안남고 깃털만 널려 있게 되겠지,라고요. 그러자 그 작자가 날 힐끔 째려보더니 하는 말이, 민중들은 참아야만 하고 또 그럴 수 있는 인내심을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나 올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내가 다시 그 말을 받아서 민중들은 기도를 많이 하지만 하나님은 바빠서 그 기도를 제대로 듣지 못한다고 대답해주었죠...." -p.308


그리고 어머니는 없는 것 없는 이 세상에서 부의 주변을 맴돌며 겨우 목숨 부지할 정도로 배를 채우며 살고 있는 민중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도시들마다 정작 하나님에게는 아무런 쓸모도 없는 금은보화로 가득한 교회들이 세워져 있지만 바로 그 입구에는 동전 한 닢이라도 얻어 보려고 바둥대는 거지들이 바글거렸다. 전에도 돈 많은 교회들과 금실로 박은 사제복, 그런가 하면 구차한 민중들의 판잣집이나 웃음이 절로 나오는 누더기 옷들을 보아왔지만 그때는 그서이 당연한 줄 알았다. - p.339


"... 솔직해지고 성실해졌어요. 또 일에 대한 열정도 느껴지고요, 자신을 발견한 겁니다. 자신의 힘을 깨닫고 자신에게 남은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중요한 건 그의 안에 진정 동지를 사랑하는 감정이 싹 트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p.364


리빈은 턱수염을 쓸어내리고 피투성이가 된 손을 다시 위로 들어올렸다.

"나의 핍니다. 진실을 위해 흘린 피란 말입니다!"

...

"여러분, 책을 찾아 읽어야 합니다.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신을 믿지 않는 폭도라고 매도하는 정부와 사제들을 절대 믿지 마세요. 진실은 은밀하게 퍼져 민중안에 보금자리를 마련 중입니다. 정부에겐 진실은 칼이자 불길일 뿐입니다. ... " - p.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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