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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ㅣ 새롭게 읽는 러시아 고전 1
막심 고리키 지음, 최은미 옮김 / 써네스트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우리는 사회주의자들입니다"
이런 말을 들은 어머니는 할 말을 잃고 그저 놀란 눈으로 처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어머니는 사회주의자들이 황제를 암살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가 젊은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당시 지주들은 황제가 농노를 해방한 데에 앙심을 품고 황제를 암살하기 전까지는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다. 이 때문에 그들을 사회주의자라고 불렀다는 말도 떠돌았었다. 그런데 지금 아들과 그의 동료들이 자신들을 사회주의자라고 말하는 이유를 그녀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 p. 51
"자네에 대한 말들이 나돌기 시작하더군. 고용주들은 자네를 이단이라고 불러. 교회에도 다니지 않는다며. 나도 교회에 다니지 않는 건 마찬가지야. 얼마가 지나 전단이 나돌았어. 자네가 생각해 낸 거 맞지?"
"맞아요, 접니다." 파벨이 대답했다. -p.81
"내 지난 삶을 돌아보면 언제나, 오, 예수 그리스도란 말밖에는 생각이 나지 않아. 그런데도 왜 살았을까? 매질, 노동, 남편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두려움 외에는 그 어느 것도 아는게 없었어. ... 나의 관심, 나의 생각은 오로지 하나, 어떻게 하면 짐승만도 못한 이 몸뚱이 배를 채울까, 어떻게 하면 남편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매질의 위협에서 벗어날까, 어떻게 하면 남편의 비위를 잘 맞춰 단 한번이라도 나를 가엽게 생각하게 만들까 하는 것이었어. ... 나의 영혼은 틈하나 없는 어떤 곳에 갇힌 듯한 느낌이야. 장님이 다 되어서 하나도 볼 수 있는게 없어." -p.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