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프라임 죽음 - 국내 최초, 죽음을 실험하다!
EBS <데스> 제작팀 지음 / 책담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4월에 읽은 책] 'EBS 다큐프라임 생사탐구 대기획 죽음' 
웰빙이아니라 웰다잉이 필요한 시대.






주제가 주제인 만큼 쉬운책은 아니다.

그냥 넋놓고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라 한문장 한문장 곱씹어보고 생각해보고, 

내 삶을 되돌아보며 읽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죽음과 관련된 책을 읽어야 겠다고 생각을 하고서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인터넷서점을 한참 뒤졌다.

스테디 셀러고 가장 유명한 <죽음이란 무엇인가>가 눈에 띄었지만, 분명 내가 읽기엔 힘겨워 보였다;;

사다 놓고 몇 장 읽지도 못하고 책장에 장식용 책으로 전락할게 불을 보듯 뻔했다.

그래서 대안으로 선택한 책이 이 책.

ebs 다큐로도 방송된 적이 있기때문에 책을 읽고 이해가 잘 안된다면 방송을 봐도 괜찮을 것 같았다. 

이해하기 힘든 책을 사느니, 

조금 쉽게 쓰여진 책을 보고 더 많이 배우고 느끼는게 낫다는 나의 믿음에 따른 선택이었다.

 

 

'죽음'에 대한 책이었으나, 

죽음이 소비성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인용하면서

마케팅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사람들이 자신의 위치를 인정받기 위해 사치품을 구매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죽음과 관련된 '공포관리마케팅'이 있는 줄은 몰랐었다. 

또한 죽음이 언론통제에 활용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고.

 생각하느라 어려운 책이기도 했지만 여러모로 흥미 있는 책이었다.

 

 

1부까지만 해도 잘 읽고 있었는데 2부에서 양자역학,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이 나오면서 살짝 머리가 아프기도 했다.

고양이가 동시에 살아있으면서 죽어있다. 두가지 상태가 공존한다니. 

'무슨말이야 이게 대체???' 괴로웠다. 

하지만 다가가기 힘든 주제인 만큼 책장을 덮고 난 후에 얻는 것도 많았다.



사실 내게 있어 죽음이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여겼다. 

나와 가까웠던 외할아버지, 할머니의 죽음을 제외하고는

부모님이 상가집을 갔다 온날 대문앞에서 소금을 뿌려주던 것이 고작 '죽음'에 대한 이미지였다. 

멀고도 먼 일이라고 생각했다. 내 세대에는 평균수명이 100세시대를 돌파할거라고 뉴스에서 떠들어 댔으니까.

하지만 이런 나의 생각이 바뀐 것은 최근이었다. 내 중학교 동창의 죽음을 접하고 나서, 

더이상 '죽음'은 나와 '상관없음'이 아니었다.

내일에라도 나는 사고로 죽을 수도, 치명적인 질병에걸렸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고 

죽을 날만 기다리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죽음'에 대한 인지로 나는 알수없는 자신감이 생겨났다.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라는 뻔한 핑계들로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 

엄청난 길치라 버스,지하철,기차,비행기를 무서워했다.

하지만 내가 내일 당장 죽는다고 생각하니 이런 것들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스물 여섯. 늦은 나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대학에 들어가고 싶었다. 

내가 졸업했던 전공과는 전혀 무관한 디자인으로.

모아둔 돈이 없어서 등록금이 걱정됐고, 학자금 대출로 편입을 한다고 하더라도 

졸업후 남들은 가정을 꾸릴 나이에 대학을 졸업해 그때부터 학자금을 갚아나가야 한다는 걱정도 들었다.

학자금 갚고 서른을 코앞에 둔 나를 고용해줄 회사가 있을까 걱정이 되었고, 

돈은 언제 모아서 언제 안정적인 생활을 하게 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정말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도 없이 늘어졌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그저 너무 보잘 것 없었다. 

내가 내일 당장 죽는다면 가장 후회할 일이 뭘까?

아마 나는 더이상 돈이나 시간, 나이를 핑계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게 되진 않을 것이다.

나도 죽는다고 생각하니, 할 수 없을거라 여겼던 일들을 할 수있는 추진력을 얻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읽고난 후 내가 마음 속에 새긴 몇 가지>

 

삶은 유한하고 죽음은 언젠가 찾아오리라는 명백한 진실.

현재의 삶에 충실할 것,

보다 열정적으로 살고, 항상 도전하면서 살 것.

삶을 잘 살아낼 것.

죽음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고, 내 삶을 변화 시킬 것. 분명 내 삶은 달라져 있을 것이다.

 






 



책 속 구절들





 

죽음은 삶의 가장 마지막 순간이다. 

그래서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일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p.11

 

 




그(알폰스 데켄)는 강의 초반에 언제나 학생들에게, 

"부모님께 마지막 순간을 어디서 맞이하고 싶으시냐고 질문해 보라"는 과제를 내준다.

놀랍게도 매년 결과는 동일하게 나타났다.

"90퍼센트 이상의 부모님들이 집에서 죽음을 맞고 싶다고 대답했어요.

하지만 현실은 95퍼센트 이상의 사람들이 병원에서 죽게 됩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실제 일어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어 하지만 사실은 

다들 종합병원에가서 죽음을 맞이한다는 모순을 

학생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이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게 하는 것입니다." 

p.251







남는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알폰스 데켄교수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안한다.

1.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열 가지를 나열해 보십시오.

2. 그중에서 가장 잃어버리기싫은 중요한 것부터 차례로 번호를 붙여 써보십시오.

3. 실제로 지금 당신이 시간을 어떻게,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는지 보고 2번의 항목과 비교해 보십시오,

4. 양쪽이 동일한 항목에 똑같은 순서라고 한다면, 

지금 조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5. 그러나 중요한 것 중에 첫 번째로 거론한 것을 실행하고 있지않다면

이제부터 생활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 잘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이런 식으로 생활방식을 3년, 5년마다 점검하면서 자신의 가치관과 

실생활이 크게 어긋나 있다는 것을 발견할 경우 그것을 수정함으로써

좀 더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실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p.253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만약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택하고 있다면 

당신이 속한 사회가 설계된 방식에 무언가 잘못된 것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셀리케이건 교수- 

p.256


-> 'EBS 다큐 죽음'이라는 책과 함께 '의자놀이'를 함께 읽고 있었는데 

이 부분이 내 가슴을 탕하고 때렸던 것 같다.

 

 



 

알폰스 데켄 교수는 "만일 앞으로 자신의 수명이 반 년 밖에 남지 않았다면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겠는가"라는 주제로 짧은 에세이를 쓰게 한다.

자기 이름을 쓰지 않고 차분히 써 내려가도록 하면 삶과 죽음에 관해 깊이 숙고하게 할 수 있다

p.250


->나도 한번 써볼 것. 아마 평소에는 용기가 없어 생각조차 못했던 일들이 종이에 빼곡히 차겠지.

 

 




죽음교육은 경제적이고 물질적인 것들은 금세 사라지는 것이란 걸 깨닫게 해주죠.

금세 사라지지 않을 것들로 당신의 마음과 정신을 키우십시오.

p.244


-> 금세사라지지 않는것....이 뭐가 있을까? 

책을 통해 배운 마음의 양식, 지식.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느낀 감정, 그 관계.

내 힘으로 해낸 모든 것들, 그 추억. 

또 뭐가 있을까?

 

 


 

 

죽음을 앞둔 사람은 

"당신은 소중한 존재이고,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당신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삶, 

의미 있는 일에 기여하는 가치로운 삶을 살았습니다. 당신의 삶은 우리에게 축복이었습니다"

라는 말을 듣고 싶을 것이다. 

자신의 삶이 어떤 의미, 어떤 가치가 있었는지 확인 받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가장 긴밀한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과 확인할 수 있는 것일 것이다.

우리는 이 세상의 긴 여챙을 마무리하는 순간, 어떤 삶을 살았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떤 삶을 살았다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그 순간 "나는 이런 삶을 살았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또는 "당신은 이런 사람이었어요"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바로 그것이 우리 삶의 목표가 될 것이다.

아마도 그것이 죽음교육이 주는 최대의 선물일 것이다.

p.256

 

-> 죽음이라는 주제에 어울리는 책의 마지막 구절들. 많은 생각들을 해보게 하고, 죽음이 끝이 아닌,

살아내기 위한 하나의 목표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구절에서 천상병 시인의 '소풍'이란 시가 생각났다.

 

 

 

 

 지금 나는 죽음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고 있는가?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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