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스파이 박물관

스파이 박물관 ㅣ 책 읽는 샤미
박현숙 지음, 김아영(쵸쵸) 그림 / 이지북 / 2021년 5월

박현숙 작가의 판타지 동화 박물관 시리즈 1탄인 '신비한 유령박물관'을 재미있게 읽어서 다음 시리즈도 궁금했는데, 2권은 '스파이 박물관'입니다. 탐정, 스파이 이런 것들을 좋아해서 제목에 더 끌렸던 동화책이네요. 

이 책의 주인공은 소조호라는 어린이입니다. 조호의 엄마 아빠는 매일 싸우기만 하다 결국에는 이혼을 하기로 합니다. 조호는 이혼을 앞둔 엄마 아빠에게 마지막으로 가족여행을 제안합니다. 그래서 조호네 가족은 이전부터 가고 싶었던 스파이 박물관을 목표로 9박 10일간의 이별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매일같이 싸우는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홀로 스파이 영화를 보며 스파이들을 동경하던 조호는 그렇게도 가보고 싶던 스파이 박물관을 관람하게 되었는데요. 관람 도중 동경하던 후안 푸욜 가르시아의 DNA가 손가락에 묻게 되면서 이상한 일을 겪게 됩니다. 이상한 공간에 빠져 의문의 남자 강비를 만나게 된 조호. 강비는 조호가 후안 푸욜 가르시아의 DNA를 이어받았다며 조호에게 스파이가 되어 전쟁으로 상처받고 있는 사람들의 시간을 과거로 돌려보내라는 지령을 내립니다. 미션을 무사히 성공시키면 원래 셰계로 돌려보내주겠다며 조호를 보낸 곳은 한국전쟁 당시의 대한민국.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투입되는 게 아닌가 하고 기대하던 조호는 한국이라는 것을 알고, 인천상륙작전에 투입되는 게 아닌가 생각하는데요. 알고보니 조호가 도착한 곳은 강원도 산골입니다. 그 곳에서 만나게 된 서화라는 소녀의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되는 조호. 서화의 작은 오빠는 전쟁통에 인민군에 목숨을 잃고, 큰 오빠는 작은 오빠의 죽음으로 정신이 나갔습니다. 서화의 작은 오빠의 죽음에는 가희라는 아이가 연관되어 있는 것 같구요. 중요한 작전이라고는 없어보이는 강원도 산골에서 조호가 해야 하는 미션이란 무엇일까요? 

대단한 스파이 액션이나 거창한 미션은 아니지만, 엄마 아빠의 싸움과 이혼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는 소년 조호가 주어진 미션을 실행하면서 친구 사이의 갈등과 오해를 풀어주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과정은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줄 것 같습니다. 위대한 영웅을 돕는 일보다도 평범한 사람들의 소중한 시간을 지켜주는 일이 더 값져보이네요. 그리고 스파이 활동을 통해 얻은 것을 바탕으로 조호의 가족도 시간을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박물관 시리즈 매우 재미있네요. 다음에는 또 어떤 박물관 시리즈가 나올지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