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에게 10년 치의 『 』을 전하고 싶어 - JM북스
아마노 아타루 지음, 구자용 옮김 / 제우미디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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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 중에는 잔잔한 울림을 주는 로맨스소설이 많은 것 같다. 로맨스소설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그런 풋풋한 이야기들은 좋아해서 가끔 읽는다. '나는 너에게 10년 치의 『 』을 전하고 싶어'는 2017 비즈로그문고x 카쿠요무 연애소설 콘테스트 수상작이라는 말을 듣고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의 『 』은 어째서 공백으로 남아있는지, 그 안에 어떤 단어가 들어가야 할지도 궁금했다.



주인공은 카메이도 다이스케, 3년 사귄 츠루기 미츠루라는 여자친구가 있고, 둘은 곧 결혼을 할 예정이었다. 문제의 사고만 발생하지 않았어도 말이다. 절도범을 잡으려다 머리를 크게 다친 미츠루는 사고의 후유증으로 3년 간의 기억을 모두 잃고 만다. 미츠루에게 카메이도는는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이다. 사랑하던 연인이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 대한다. 얼마나 절망적인 느낌일까. 그런 상황에서도 카메이도는 자신이 부담될까봐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그녀의 곁을 맴돌기만 한다. 분명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자신이 사랑하던 사람이 눈 앞에 있는데 마치 모르는 사람처럼 감정을 숨기고 처음부터 친분을 쌓아나가기로 결심하다니 보통 사람은 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카메이도는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 자신이 그 고통을 감수하기로 한다. 그렇게 처음부터 조금씩 다시 가까워져 가는 둘 사이에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생기고, 기억을 잃은 연인 츠루기에게 비밀이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이 둘의 사랑은 어떤 결말을 맞을 것인지......



예전에 내 머릿속의 지우개란 영화를 봤던 기억이 이 책을 읽으며 떠올랐다. 물론 조금씩 잊어가는 것과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완전히 낯선 타인으로 대하는 것은 좀 다르지만 말이다. 나를 잊어버린 연인을 원망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사랑하는 연인의 성격을 잘 알기에, 자신에게 미안한 마음에 괴로워 할까봐 자신보다 그녀를 더 걱정한 것이다. 이런 사람, 흔치 않은 순정파라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만약에 내가 그런 상황이라면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3년 간의 기억을 잃었는데 제목은 10년 치의 『 』이다. 괄호 안에는 다양한 게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사랑, 기억, 추억, 그리고.... 제목을 보고 내용이 궁금했는데 읽다 보니 제목 때문에 스포당한 느낌이 든다. 중간쯤부터 이게 어떤 결말로 흘러가겠구나 하는 느낌이 좀 강하게 왔고, 예상이 적중했다. 그렇다고 직접 스포를 할 수는 없으니 궁금한 사람들은 책을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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