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탐정 콜린피셔

탐정 콜린 피셔
애슐리 에드워드 밀러.잭 스텐츠 지음, 이주희 옮김 / 시공사 / 2018년 4월

최근에 '골드피쉬 보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결벽증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격리시킨 한 소년이 의문의 실종사건을 풀어가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여기, 세상 사람들과는 다른 어린 소년 탐정이 또 한 명 있다. '탐정 콜린 피셔'의 주인공인 14세 소년 콜린 피셔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지닌 소년이다. 아스퍼거 증후군이란 자폐증의 일종으로 특정한 주제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지만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기 힘들어 사회성이 부족하고 감각 통합문제가 있으며, 신체 협응의 장애가 있는 등의 증상을 말한다. 그래서 콜린 피셔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기 위한 컨닝 페이퍼를 만들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추측' 하며, 다른 사람과 신체접촉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주인공이 이렇다보니 추리소설의 형태를 띠고는 있지만 이 책은 성장소설에 가깝다. 학교 식당에서 총기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총의 주인으로 콜린을 괴롭힌 웨인 코널리가 지목되지만, 콜린은 뛰어난 관찰력과 판단력으로 그가 범인이 아님을 간파해내고 진짜 총기 사건의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 추적을 하게 된다. 이 추적 과정이 여느 추리소설처럼 박진감 넘치거나 어마어마한 반전이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그런 류의 미스터리물을 기대하는 독자에게는 다소 실망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꽤 빠져들어 단숨에 읽었다. 바로 주인공인 콜린의 행동 때문이다. 외부의 반응에 대응하는 그의 행동은 또래의 일반 소년 소녀들과는 다르다. 그래서 이 추적 활극의 방향이 어디로 튈지 모르며, 어떤 결말에 다다르게 될지 읽는 동안 예측하기가 힘들다. 주인공이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며 읽다 보면, 중간중간 등장하는 콜린의 노트(죄수의 딜레마, 쿨레쇼프 효과, 제논의 역설 등 여러 가지 학설이나 사실 등에 관한 피셔의 생각이 적혀 있다.)나 그의 행동(때로는 함께 추적에 나선 친구들을 위험에 빠트릴 만큼 돌발적이다.)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면서, 평소에는 생각해보기 힘든 자폐증 성향 아이들의 생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는 점도 이 책의 매력인 것 같다.

 

생각했던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한 편의 재미있는 성장소설로서, 이 책은 꽤 매력적이다. 사건을 통해 한층 성장하고 친구들도 얻게 되는 콜린 피셔의 모습에 흐뭇한 미소도 짓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나 어른 모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