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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신앙을 위한 질문들 - 김세윤 박사에게 묻다
김세윤 지음 / 두란노 / 2015년 10월
평점 :

(김세윤 지음,
두란노 펴냄)
그동안 만나왔던
신앙서적들과 달리 조금 더 기대했던 책이다. 저자의 신약학 교수로서의 명성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지난 주일은 개신교회가 맞은 제 498주년
종교개혁주일이었는데 때마침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안에 회개와 각성이 소리치는 한 주간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몇몇
일화들이 생각났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 중에
소위 신앙심이 특출한 아이가 있었는데 그 친구 책상에는 항상 성경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친구가 좁은 책상 통로를 지나가다가 그 친구의
성경을 떨어뜨렸다. 그 일로 인해 성경 주인은 정말 많이 화를 내었다. 지나가다 실수로 성경을 떨어뜨린 친구에게... 문자로 기록된 성경책은
그토록 애지중지 하면서 그 안에 담겨진 ‘용서’의 계명은 같은 반 친구에게 베풀기 힘들었나 보다.
또 한 이야기는 얼마 전
일이다. “자살한 사람은 정말 지옥에 갑니까?” 실제로 사랑하는 가족을 자살로 떠나보낸, 남아있는 가족의 가슴 아픈 질문이었다. 이 책
49페이지에 꼭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 있다. 2008년도 ‘미주뉴스앤조이’에 실린 내용인데 2015년도 한국에서는 여전히 같은 형태의 시선으로
또 한 번 남아있는 가족들을 죽이는 그리스도인들이 교회 안에 있다는 가슴 아픈 현실이다. 이에 대한 저자의 대답은 ‘율법주의적 정죄가 아닌
동정과 사랑의 마음을 품어라’이다. 우는 자와 함께 우는 긍휼의 마음을 잃어버린 정죄이다.
내가 겪은 두 가지 사례는
모두 저자가 강조하는 ‘이중사랑계명’과 거리가 먼 일들이었다.
이렇게 책 전반에 담긴
질문들은 한국교회와 미주한인교회에 나타난 심각한 신학적 오류들을 담은 신앙형태들을 여실히 보여준다. 심각한 것은 대부분의 글이 쓰여 진 때로부터
이미 7년 길게는 10년이 넘게 지난 2015년 지금도 별반 변화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세상이]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 돌리게 하라”
(마
5:13-16)
바로 이 책의 요지가 되는
말씀이다. 세상의 소금이 되어 각자 삶의 자리에서 짠맛을 내야하는 그리스도인들이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는 한국교회, 그렇게 살도록 가르쳐야할
목회자들의 책임에 대한 강한 외침이 담긴 책이다.

"바른 신앙생활은
복음을 올바로 이해하고 그것에 합당하게 사는 것이다.”
바른 신앙생활을 위한
질문들 총 27가지는 믿음과 신앙, 그리스도인과 세상, 목회자와 한국교회, 고난에 대한 대분류로 각각 나뉘어져 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대부분
한 번씩은 궁금했을법한 질문들이다.
“Q. 세상의
소금이 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왜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소금 노릇을 못합니까?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무엇에서 정체성을 찾고 있는가? 우리는 유대인들과 같이 안식일 지킴이나 음식 가리기 등 외적 표징들에는 절대적 의미를
부여하여 거기서 조금만 흐트러져도 큰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물신주의의 우상숭배에 빠지고 이웃을 억누르고 더 ‘성공’하고 더 ‘출세’하려고 날마다
애쓰는 데는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 건 아닌가?
기독교적
신앙생활의 겉모습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그것의 본질, 즉 하나님에 대한 전적인 헌신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도록 가르치고
훈련해야 한다." (p.89~91中)
책을 읽는 내내 계속해서
반복되는 주된 메시지는 ‘이중사랑계명’과 ‘그림언어’이다.
잘못된 신학과 잘못된
신앙에 맞서 우리가 바른 신앙의 질문들에서 얻는 대부분의 답은 ‘이중사랑계명’에서 찾을 수 있다. 진정 하나님을 사랑하는 길, 이웃을 사랑하는
길...그 안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성경적 답이 있다. 또한, 성경을 너무 문자적으로만 해석하는데서 오는 오류에서 바르게 답을 찾는 길은
‘그림언어’로 성경을 보도록 계속해서 강조한다.
특별히 목회자와 한국교회에
대한 질문들, 고난에 대한 질문들은 나와 같은 목회자(사모)들이 꼭 필독하면 좋겠다. 우리들부터가 잘못 살지 말아야하고 더욱 무서운 것은 잘못
가르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난을 배제한 그리스도인의 삶은 생각할 수 없다. '예수 믿으면 이 땅에서 복받고, 죽어서 천국간다'는 단순화된
복음 선포 양식의 위험성과 진정한 사도직의 표징은 그리스도를 위해 고난받는 것에 있음을 가르치는 한국교회가 되어야겠다.

바른 신앙을 위한
여러 질문들에 대한 답을 읽으면서 반복적인 내용들이 많다는 점, 좀 더 심도 있고 체계적으로 다루어주지 못한 점 등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바르지 못한 형태의 신앙을 가르치고 행하는 목사들과 성도들에게 가차 없이 ‘무식한’ 이라는 수식어를 날리는 저자의 직설적인 화법이 시원스러웠고,
바울신학 전문가답게 바울의 신학을 깊이 있게 풀어내어준 면이 돋보였던 책이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된
그리스도인들이 사랑의 이중계명으로 오는 하나님의 통치를 실제로 받고 삶으로써 세상에 소금과 빛 노릇을 제대로 하여 한국 사회를 의롭고,
화평하고, 건강하게 만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