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레스비의 기도 세계기독교고전 55
오 할레스비 지음, 박문재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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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에 관한 책으로 가장 추천할 만한 책"
- 리처드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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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다이제스트의 새로운 이름 CH북스의 기독교고전 시리즈를 기회닿는 대로 부지런히 읽고 있다. 고전 목록을 보면 대부분 낯익은 책들이 많은데 기도에 관한 본서 <할레스비의 기도>는 그 제목조차 생소했다. 그러나 222페이지 분량의 비교적 짧은 분량의 이 책을 다 읽고, 그동안 이런 책을 왜 몰랐을까? 이런 기독교고전도 한번 읽지 않았다는 생각에 부끄러워졌다.

회심하지 않은 사람들도 기독교의 '기도'에 관해 할말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다. 다급한 일이 생길 때면 각 종교의 신을 다 찾는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정작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신앙의 삶을 따르고 있음에도 실상 '기도'에 관해 잘못 알고 있거나 허상을 좇아가는 잘못을 종종 보기도 한다.

제목에서 알수있듯 책의 저자는 오 할레스비이다. 그는 1879년 노르웨이 태생으로 20대에 순회설교자가 되고 박사학위를 받은 후에는 조직신학 교수가 되었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나치에 항거하며 종전까지 수감생활을 했다고도 한다. 여러 저술들 중 처음 만나 본 할레스비의 기도를 읽고 나니 다른 책도 읽고싶어진다.

기도란 무엇인가? 그 기본과 본질부터 기도의 어려움들, 어떻게 기도해야할지의 교훈들, 기도의 싸움들, 기도에 관해 질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례들을 하나하나 친절하게 들려주는 형식이다. 고전은 딱딱하고 어려운 게 사실인데 중간중간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해 주는 문단들 있어서 이해가 쉬웠다. 또,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보게 되는 기도에 관한 어려움들이 꼭 내 얘기, 우리 얘기 같아서 공감이 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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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그은 부분들이 너무 많아서 서평 지면에 다 옮길 수 없는 게 아쉽다.

기도한다는 것은 우리의 마음의 눈을 들어 우리의 마음 문 앞에 서서 두드리시는 구주, 우리의 곤경 그 자체를 통해서 우리의 마음 문을 두드리시는 구주를 바라보고 그 마음 문을 열어서, 우리의 구주로 하여금 우리의 곤경 속으로 들어오셔서 우리와 함께 먹고 그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실 수 있도록 해 드리는 것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닙니다.(p.16)

기도는 말보다 더 깊은 그 무엇입니다. 기도는 말로 표현되기 전에 이미 영혼 속에 존재합니다. 그리고 기도의 마지막 말이 우리의 입술을 통과하고 난 후에도 영혼 속에 남아 있습니다. 기도는 우리 심령의 태도이고 마음의 태도입니다... 기도가 말이라는 형태로 표현되든 안 되든, 그런 것은 오직 우리에게만 의미가 있을 뿐이고 하나님께는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p.18)

기도의 본질에는 무력함과 믿음이 있다. 우리 자신에게 아무것도 기대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에게 닥친 모든 어려움들과 장애물들을 기도를 통해 하나님 앞으로 가져가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우실 수 있는 기회를 드릴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우리가 우리 자신의 무력함을 아무리 절실히 깨닫고 안다고 해도, 믿음이 없이는 기도는 존재할 수 없다.

사역으로서의 기도를 읽을 때는 도전이 되었다. 교회 개척 3년을 지나가는 시점에서 내가 다시한번 점검하고 바라봐야할 곳은 무엇인가 고민하던 차였는데, 모든 일에 기도로 준비하고 기도가 동반되어야 함의 중요성을  깊이 깨달았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기도'로 하나님께 모든 경영을 맡겨드리는 것!! 그것 뿐임을...

하나님 나라와 관련된 우리의 모든 사역에서 기도의 수고가 선행됨과 동시에 동반되지 않으면, 그 사역들은 하나님의 일이 아니라 인간의 일이 되어 버려서, 순조롭게 잘 이루어지지도 않을 뿐더러, 힘은 힘대로 들고 짜증만 나게 되며, 우리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고, 얻어지는 열매는 없게 되고 맙니다.(p.104)

또한, 기도하기를 원하지만 '기도의 싸움'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교우들과 왜 기도의 싸움이 있는지, 기도의 싸움을 어떻게 이길 것인지 도움을 주고싶다. 하나님 앞에 가장 급한 수술, 가장 아픈 상처는 무엇일까? 그것부터 내려 놓아야 하겠다.

당신의 영혼의 가장 민감하고 예민한 양심에 깊이 박힌 고통이 있다면, 그것을 하나님 앞에 고하십시오. 어느 곳이 아픈지는 모르겠는데 당신의 내면 어딘가에 통증이 느껴지고 평안이 없다는 것을 아는 경우에는, 하나님이 당신을 엑스레이로 찍어서 철저하게 살피고 진단해서 당신의 병을 찾아내실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드리십시오.(p.123)

은밀한 기도의 골방은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입니다. 거기에서 격렬하고 결정적인 싸움들이 벌어집니다. 홀로 하나님 앞에서 고요히 무릎 꿇고 앉아 있는 골방에서, 보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골방에서 현세에서와 내세에서 영혼들의 운명이 결정됩니다.(p.126)

기도는 인격을 지닌 사람이 인격적인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의 표현이기 때문에, 인격적인 삶의 형태들과 특징들을 취하게 된다. 거기엔 간구하는 기도, 감사 기도, 찬양 기도, 대화 기도, 무언의 기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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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레스비는 기도는 영혼의 호흡, 기도는 무기 등과 같은 표현으로 기도를 좀더 쉽고 친근하게 배울 수 있게 해주었는데 책 마지막 즈음에는 '기도 학교'과 '기도의 영'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우리 중에서 거룩하고 성숙한 기도를 드리는 자들이 희소한 것은 우리가 기도 학교에 계속해서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거기에서의 수업은 쉽지 않고, 어려움들은 단지 앞에서 말한 현세적이고 영적인 시련들에만 있지 않습니다. 이 학교에는 우리의 인내심을 혹독하게 시험하는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것을 여러 차례 걸쳐 암시하시지만, 특히 누가복음 18:1-8에서 "항상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아야"한다고 말씀하십니다.(p.205)

기도 학교에서 교육을 관장하는 이는 기도의 영(성령)이시다. 성령 안에서 나는 기도라는 거룩한 기술을 얼마나 배우고 익혀왔나 돌아보았다. 오랜 신앙의 선배님이 따뜻한 어조로 기도의 세계로 같이 한 걸음씩 걸어나아가 보자는 격려의 메시지로 와 닿았던 책, 호흡은 쉴 때보다 참을 때가 더 힘든 것이라는 말이 인상깊었던 책, 내 신앙여정에 기도로 함께 해준 주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했던 책이다.

- 나와 마찬가지로 기도의 세계를 아직 그리 알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기도하는 친구여...
- 당신이 아직도 기도의 깊은 것들과 기도가 진정으로 무엇인지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느낀다면...
- 당신이 기도 가운데서 도저히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큰 어려움들을 만나서 낙심이 되거든...
- 당신이 기도하기가 어렵고, 감사하기는 더더욱 어려우며, 하나님을 경배하고 찬양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에 있다면...
- 당신의 기도에 문제가 많고 심각해서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를 몰라 갈피를 잡을 수 없고 당신의 입이 얼어붙어서 기도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면...

기도의 영을 구하는 기도를 하라는 할레스비의 간절한 요청대로 독자들도 함께 나아가길 바램해본다.

기도하는 것 보다 우리의 시간을 더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틈만 나면 기도하십시오! 당신이나 당신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마다, 또는 당신이 매일 만나는 사람들을 위해 저 높은 하늘에서 다스리시는 분께 기도로 도움을 청하십시오. 지체하지 말고 즉시 도움을 청하십시오. 그리고 그 모든 기도에는 "오직 이 일이 주님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는 일이라면, 이 일을 허락해 주십시오"라고 덧붙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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