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아이들 - 북한 어린이와 함께한 남북 의료협력 16년의 기록
김진숙 지음 / 북루덴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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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어린이와 함께한 남북 의료협력 16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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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아이들/김진숙/북루덴스
 
 

인생을 살다보면
굳이 가지 않아도 될 길인 것 같은데
어느새 그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서울대 약대 졸업 후 약사의 길을 걷던 저자,
그냥 편안히 가던 길만 가더라도
더 부족할 게 없을 것 같은 인생인데
'북한'이라는 낯선(?) 체제 속으로 도전을 시작한 사람이다.

이유는 바로 '아이들',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영양결핍으로 고통받는
'북한의 어린이들' 때문이었다.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갔을 당시 접하게 된
북한 실태는 그녀에게 충격을 주었다고 한다.
자신이 아이 둘을 낳고 아이들이 배고프기 전에
젖 먹이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남한 엄마'로 사는 동안,
'북한 엄마'는 아무것도 먹지 못해 죽어가는 아이를
그저 지켜만 봐야했다는 사실에...

그렇게 굶주린 북한 어린이들의 현실에
저자는 엄마의 마음으로,
또 의료계종사자라는 직업적인 연관성 안에서
'북한 어린이'를 위한 어떤 일이라도
꼭 해야겠다 마음먹었던 게 아니었을까 싶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면서 문득
대학생 때 멕시코 원주민 마을로
의료봉사를 갔던 기억이 났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지 모르지만
당시만 해도 도심과 멀리 떨어진 소외된 원주민 마을은
참 열악한 상황이었다.
함께 동행했던 의사, 약사, 간호사 분들은
매년 그렇게 여러 나라의 오지마을로 찾아가
의료봉사를 하던 분들이었다.
곪은 상처를 찢고 치료해주고, 썪은 이를 발치해 주고,
각종 상비약과 비타민제를 처방해 주는 등의 사역이었다.

북한은 그런 류의 자율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실제로 저자도 대북지원 민간단체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에서 일하는 동안,
그후 보건복지부에서 북한 전문가로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서로 다른 시스템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회고하고 있다.

예전에는 북한 어린이들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광고나 프로그램을 종종 봤던 것 같은데
한동안은 많이 잊혀졌었던 것 같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
남북한의 모든 협력분야는 하나같이 정부의 영향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얼어 있던 남북관계가
정부가 바뀌면서 많이 달라졌고,
또 근래에는 철도와 고속도로 사업도 진전을
보이고 있는터라 아마 저자는 더욱 반가운 마음에
지난 남북간 의료협력의 발자취를 남겼을 것 같다.

이 책은 민간단체와 국가공직 양쪽 모두에 몸담아 보며
북한을 직접 오가며 현장을 경험한 저자가
16년간의 남북한 보건의료의 행보를 기록으로
남겨주었기에 더욱 소중한 자료가 되어줄 것 같다.

북한 어린이들의 좀더 개선된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해
대한민국의 한 사람, 약사, 엄마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을 찾고 노력한 모습이
참 존경스러웠다.
경남대 북한대학원에어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과정도 그중에 하나일 게다.
그리고 현재 대학생인 자신의 아이들과 같은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북한을 '적대'의 대상이 아닌
'협력'의 대상으로 생각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보여진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실제 북한을 오가며
약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던 곳에
기계를 기증받아 수리하고 보내주고
원료의약품을 이용해 약을 생산해낼 수 있게끔
해준 과정들, 북한 병원에 의료 장비를 지원하고
잘 사용되는지 확인하는 과정들을
겪어가면서 애착이 점점 더해갔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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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약국
 
 

제약, 의료 관련 사업 진행 기록을 통해
북한의 열악한 의료서비스, 더불어 전력난 등은
안타까움으로 남으면서
더불어 북한의 사람 사는 풍경, 음식, 문화, 언어 등을
살짝살짝 맛볼 수 있는 재미가 있었던 책!

저자가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유럽여행할 날을 꿈꾸듯,
우리 아이들의 세대에서라도
전쟁없이 평화롭게, 건강하게 살 수있는
남북한을 소망해 해주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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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하이웨이

 

"나는 이럴 땐 정말 내가 가지고 있는 걸 다 털어서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건 다 마련해놓고 그래도 부족한 것을 도와달라고 하는데 누가 그걸 뿌리칠 수 있을까. 원장님은 우리의 이런 속마음까지 다 읽고 계신 게 아닌가 놀랄 때가 많다."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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