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오트버그의 관계 훈련 - 조금 다른 너와 내가 함께 살아가기
존 오트버그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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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너와 내가 함께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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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오트버그의 책은 처음 읽어보았다. 심리학과 성경을 토대로 쉽고 명료하게, 때론 유쾌하게 써내려간 문체가 예순의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다. 특별히 지극히 내향적인 자신과 반대로 외향적인 아내와의 관계에서 쌓아 온 훈련, 자녀를 양육하면서, 또 하나님과의 오랜 관계훈련에서 얻은 지혜가 도전이 많이 된 책이다.

신혼여행 가는 첫날부터 관계의 어려움을 겪은 건 비단 저자의 일화 만이 아닐 듯하다. 돌이겨보면 신혼시절 남편과 나도 그랬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자녀와의 관계에서도 그래왔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보낸다고 우리는 친밀함을 나눌 수 없다. 저자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든 친밀함의 기본 구성 요소들은, 의미있게 공유한 여러 경험들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상대에게 집중하며 경험을 공유하는 그 친밀함의 대가(大家)로 예수님을 꼽고 있다.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경험을 나누는 것이 예수님 그리고 다른 사람과 서로 친밀한 관계를 이루며 사는 기술을 터득하기 위한 열쇠이며, 사랑이 바로 그 기술을 터득했다는 증거다." p.40

 

 

친밀함의 유지는 쉽지 않다. 특히 친밀함은 사랑과 구별 된다. 하나님의 사랑 '아가페'가 조건없는 일방적인 사랑이듯 사랑은 일방적일 수 있지만 친밀함은 상호적, 양방향이라는 것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처럼 하나님과의 친밀도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 요즘 하나님의 임재를 얼마나 경험하는가?
- 성경 읽기에 관한 나의 열정은 어떤 상태인가?
- 감사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느끼고 얼마나 자주 하나님께 표현하는가?
- 기도가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가, 스트레스를 줄여 주는가?
- 개인적인 양심과 사회적인 양심이 더 깨끗해지고 있는가?
- 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보다 더 관심을 쏟는가?
- 나는 전보다 더 많이 나누며 사는가? 전보다 더 나누기를 원하는가?
- 전보다 더 오래, 많이 참는가?


애착과 분리에 대한 설명은 흥미로웠다. "샬롬이 하나님과 인류, 모든 피조물이 정의와 만족, 기쁨 안에서 하나로 묶인 상태라면, 친밀함은 하나님이 분리하신 자아들이 '우리'(부부, 가족, 친구, 팀)로 묶이는 것이다."  어린시절의 애착 경험은 어른이 되어 분리라는 경험을 통해 건강한 독립을 이룰 수 있게 한다. 그렇게 건강한 인격을 지닐 때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진정한 친밀감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친밀함은 상대의 초대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계속 높아지거나 낮아진다. 사람들은 친밀함으로의 초대에 받아들이거나 거부하거나 무시하는 반응을 보이는데 이건 사실 매일 매일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친구가 찾아와서 "커피 한 잔 할래?"라고 말할 때 처럼. 마찬가지로 예수님도 우리를 초대하신다. 더는 어둠 속에 혼자 걷지 않고 예수님의 초대를 '받아들이는' 오늘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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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 참 어렵다'라고 생각하기 전에 저자는 5가지 훈련을 하라고 한다. '나'에 관한 진실을 마주할 줄 아는 자기 인식,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우는 관계의 황금률, '약속'을 하고, 믿고, 지키는 연습, '마음의 담' 허물기(제일 허물기 힘든 것), '약함'과 '권위'가 건강하게 어울어지도록 하는 훈련이다.

"우리의 자기기만은 끝을 모르며, 이는 친밀함에 치명적이다. '경험을 나누는 것'이 친밀함의 열쇠인데, 자신의 마음과 영혼이 무엇을 경험하는지 인식하지 못하면 그 경험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도 없다. 자기 인식이 부족하면 하나님을 만날 수도 없다... 자기 인식이 부족하면 자기 안에서 자신도 모르게 곪아 가는 두려움과 분노, 탐욕, 불평을 하나님이나 남들에게 투사하기 쉽다." p.113

책을 읽으며 나와 관련된 여러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가장 친밀하다고 생각되었던 남편과 자녀와의 관계도 내가 계속 훈련하지 않으면 때론 심리학자 아론 벡이 말한 것처럼 '작은 출구'의 범주 안에서 무너지는 약속들이 있음을 발견했다. 또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빅미(Big Me)'의 시대의 한 사람답게(?) '나' 자신의 실수와 부끄러움은 마주하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잘못 만 탓하다가 친밀함을 점점 잃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았다. 마지막으로 하나님과의 관계는 그 친밀함을 더하려고 애씀이 늘 부족하기 그지없을 뿐이다. 매일 매일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에 대처하는 나의 반응이 참 실망스러울 때가 많지만 관계의 '샬롬'을 위해, 그 샬롬이 내 삶의 울타리 밖으로까지 흘러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책을 통해 배운 것들을 실천해보고 싶다. 부부, 부모와 자식, 타인과의 관계에서 부터 최종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그리스도인의 삶에 요구되는 성경적 친밀함에 대해 자세히 배워볼 수 있는 책이다.

"진정한 친밀함에서 우러나온 사랑은 우리를 진짜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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