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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순종 - 당신 삶에 복음이 살아 있습니까?
김병삼 지음 / 두란노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치열하다’는 단어의 사전적 뜻은 ‘기세나 세력 따위가 불길같이 맹렬하다.’라는 의미이다. 열정적인, 주도적인, 뚜렷한 목표를 가진 집중력, 추진력 등의 느낌이 떠오르는 형용사다. 자의식이 강하고 기호가 뚜렷한 요즘 세대에게는 꽤 매력적이면서도 지친 일상을 대변해 주는 단어로도 다가온다. 다시 말해,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고 받아드리기 어렵지 않은 단어이다.
반면, ‘순종’이란 단어는 ‘순순히 따름’이란 사전적 의미가 있는 명사인데, 어감이 수동적이고 유약한, 작은, 지배받는 등의 느낌을 받게 된다. 사뭇 이질적인 두 단어가 만난 듯 보이는 제목 『치열한 순종』은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저자는 고린도전서 말씀을 가지고, 고린도교회를 통하여 우리에게 그리스도인의 삶과 교회라는 총제적인 신앙생활의 적용점을 제시한다. 진정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 교회의 본질, 신앙생활의 올바른 기준, 내적 변화와 성숙 등 크리스천이라면 꼭 정립해야 할 내용으로 본서는 가득 차 있다.
개인적으로 목차를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뜨거워지는 부분이 있었다. 저자의 깊은 통찰력에 탄복했는데, 본서의 구성이 본질적 핵심을 따르고 있고, 누구에게나 매우 중요한 부분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균형을 잡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입니다.
이것만은 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놓아야 할 것이 보입니다. 가장 중요한 일이 우리 가운데 고백되면 중요하지 않은 일이 보입니다. p.290
본서를 읽고 나니, 하나님이 원하시는 ‘순종’은 내 생각과는 참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 하나만 보더라도 생각하고 실천할 것들이 많고, 우리의 삶 가운데 신경 쓰고 해야 할 일이 넘쳐난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매 순간 놓치지 않는다면, 진정 ‘치열한 순종의 삶’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소망을 품는다.
자기식대로 믿는 신앙, 삶의 모습, 교회생활을 향하여 너무도 분명히 ‘NO`라고 말하는 저자의 글은 말씀을 통하여 기준을 정립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고린도교회 성도들 역시 겪고 느꼈던 혼란과 감정을 이 시대 우리 역시 동일하게 경험하고 있기에, 모호했던 것이 명확해지고, 변화가 절실한 부분을 정확히 느끼게 된다.
‘성숙`한 신앙이란 그리스도의 복음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사는 것입니다. p.44
우리가 받은 그 은혜 때문에 누군가의 은혜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할 때 그것이 진정한 은혜입니다. 우리의 옳음, 우리의 정의, 우리의 신앙을 자랑하는 것은 은혜가 아닙니다. 우리는 이 은혜를 가슴에 늘 간직해야 합니다.
본문의 이 구절을 보면서 얼마나 뜨끔했는지 모른다. 대단한 것을 이룩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지 못하더라도, 내 삶이 이러한 목표를 향해 가길 소망하게 된다. 그 목표가 하루하루 나를 조금씩이라도 성숙하게 해 주고, 신앙이라는 테두리가 교회 안에서만이 아닌 일상 속 어느 범주에서도 스며들어 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작은 손짓에서 나타나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마침내, 예수님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그 사랑이 내 안에도, 마주하는 이들에게도 충만하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그러기 위해서 매일 겸손하게 그분 앞에 나아가야겠다. 그렇지 않으면 또 끊임없이 내가 믿고 싶은 대로 믿고, 믿는 것에 따라 생각하고, 그 테두리 안에 하나님을 가두고 오해하고 원망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성령님의 인도함을 받는 것이 왜 중요한지 절실히 느끼게 되는 대목이다.
책을 읽고 내 안에 명확해진 것이 있다.
순종은 복종과 다르다. 순종은 스스로 결단과 자세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이 순종이라는 단어를 자주 듣게 되는데 왜인지 모르게 이 단어는 뭔가 부담스럽고 편하지가 않았다. 스스로 ‘순종’이라 읽고, ‘복종’이라 느꼈던 것은 아닐까. 아니면, 이미 치열한 삶을 살고 있는(내 기준에서) 지친 나에게 필요한 것은 쉬운 신앙, 쉬운 예수, 편한 복음, 편한 교회생활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이러한 질문을 자신에게 할 수 있게 해 준 『치열한 순종』.
그 질문이 너무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기에, 더 많은 이에게 이 마음과 귀한 글이 전해지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