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하는가? - 밥벌이, 삶, 영성을 말하다
조정민 지음 / 두란노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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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일하는가? ”

가슴을 퉁 하고 묵직하게 치고 지나가는 무언가를 느끼게 하는 제목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운명적 조우라 할 만큼 이 책이 반갑고 두렵고 행복했던 이유는 말 그대로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깊은 회의감에 빠져 있었다는 것과 일의 목적을 상실했다 해도 무방한 지점에서 본서를 만났던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뢰하는 저자의 새로운 책에서 소중한 해답을 발견할 수 있으리란 기대 때문이었다.


사회생활이 쉬운 이가 누가 있을까.

신입이든 몇 년 차의 경력자이든 관리자나 임원이든, 대표이든 모두가 예외는 없는 듯하다.

사회생활 10년 가까이에 접어들자 스스로가 인지하지 못할 만큼 나는 지쳐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일하기 싫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돌아보면, 건설적이고 열정적인 마음과 일에 대한 설렘과 성취감을 가졌던 시기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야말로 그저 매일을 견디며 밥벌이용 일을 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견딜 수 없는 건 앞으로도 살아온 날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이렇게 살아가야 하나라는 반문과 좌절감이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조정민 목사님의 『왜 일하는가?』는 소중한 화두를 던지며 직장과 일에 대한 나의 왜곡되고 퇴색된 가치관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스스로가 얼마나 교만하고 오만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크리스찬 직장인’으로서 나는 오래도록 정체성을 상실해 왔다는 것이 참으로 부끄럽다.

직장생활을 하며 마음으로, 입술로 많은 사람과 사건을 판단하고 비판했다. 때로는 정죄하고 다투었던 기억도 있다. 어느 순간부터 지기 싫었고, 만만하게 보이고 싶지 않았고, 옳고 그른 것을 따지는 것이 정당한 것이라 믿게 되었다.

사실 하나님은 그 일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에 관심이 없으셨을 텐데……. 나는 끊임없이 직장에서 자신을 증명해 보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나와 같은 지점에 있거나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꼭 조정민 목사님의 『왜 일하는가?』를 읽으시길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이 명쾌하고 중요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왜 일하는가?』를 읽으며, 나의 불안과 분노는 갈등에서 유발된 것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다. 아프지만, 나는 상당 부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었고, 갈등의 원인을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찾아왔다는 것도 인정하게 되었다.

표면적으로 거짓이 아니었다 해도,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관점과 마음의 방향이었는데, 사실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관심조차 없었다.

부끄럽게도 나의 관심은 보상과 인정, 성취, 방어적 태도를 유지하며 나를 지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럴수록 불안과 불만족 그리고 원만과 분노가 나를 잠식해 왔던 것 같다.


갈등 지수는 내면의 우선순위가 뒤바뀜으로써 높아집니다.

중심이 흔들린 것이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갈등은 내 마음의 중심, 내 생각의 축이 흔들려서 벌어진 일입니다.

상대방 때문이 아닙니다.

달리 말하면, 내공의 문제라고 알려주신 것입니다. (왜 일하는가 中)


신앙과 영성.

쓰임 받았던 믿음의 사람들 역시 일과 관계와 고난 속에서 신앙과 영성이 만들어졌다. 요셉도 다윗도 아브라함도 바울도 그러했다. 특별히 그 무대는 고통스러운 일터인 경우가 대다수다. 그들 역시 그 과정에서 자신의 중심과 내공을 길러왔다. 그들이 살아온 하루하루가 그들을 만들었던 것이다.


『왜 일하는가?』는 일이라는 매개체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해 주는 소중한 책이다. 일에 끌려가는 것이 아닌, 기쁨으로 일을 누리고, 일상에서 영성을 발휘하는 진정한 신앙인의 모습을 제시해 준다.

또한, 때때로 지루하고, 때때로 억울하고, 때때로 처참한 그 일터에 있는 나를 끊임없이 바라보는 하나님이 시선과 계획하심이 있다는 것에 위로를 얻는다.


본서는 특별히 토의와 질의·응답이 수록되어 있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도움을 독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바라기는 우리의 일터에 주님의 사랑이 ‘일’ 가운데 많은 사람에게 흘러가고, 그곳에서 아름다운 성품의 열매, 기쁨의 회복, 관계의 성숙, 용서와 화해, 단단한 마음의 중심이 구축되는 놀라운 기적의 현장이 되기를 소원해 본다.


나는 바른 영성이 곧 능력이라고 믿습니다.

능력 중의 능력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며,

먼저 해야 할 일은 먼저 하고 나중에 할 일은 나중에 하는 것입니다.

또한,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사람, 안 해도 되는 일에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들을 깨우쳐서 참으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하도록 하는 것이 진짜 능력이라고 믿습니다. (왜 일하는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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