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 - 사랑은 하고 싶지만 상처는 받기 싫은 당신을 위한, 까칠한 연애심리학
양창순 지음 / 센추리원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받는다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영역이라 생각한다. 누구라도 사람으로 태어나 타인을 사랑하고 타인으로부터의 사랑을 받는 행위와 감정의 교류를 경험하고 반복하게 된다. 어쩌면 사랑이라는 단어는 인간에게 있어 가장 익숙하고 능숙해야만 할 행위이자 감정이어야만 할 것 같다. 

그러나 사랑은 어렵다. 그것도 매번 말이다.

사랑을 하는 것도 사랑을 받는 것도 왜 늘 처음인 것처럼 낯설고 쉽지 않을까 고민하는 나를 종종 발견한다. 비단 나만의 사유가 아니기에 오늘날 사랑이란 담론을 향한 심리학적 접근에 많은 사람들이 지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 믿는다.

돌아보아도 쉬웠던 사랑은 없었고, 앞으로의 사랑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면역이 생길 만도 하지만 내성은 강해지되 사랑의 결과에 대해 점점 지치고 모가 난 마음의 언저리를 숨기기는 힘들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사랑에 대하여 점점 더 소극적이고 주저하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에 사로잡혔다.

서른을 넘어서는 이들에게는 제목만으로도 책 한 권을 읽은 듯한 강한 인상을 남기는 타이틀이다. 이 한 줄의 의미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는 외로움을 느끼나 그러나 아무나 만나지는 않겠다는 깊은 공감 때문이다.

물론 나이와는 상관이 없다. 사랑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또 사랑을 하게 될 이들에게, 특별히 사랑에 대한 고민과 상처를 경험한 모든 이에게 이 제목은 따듯하고 강력한 힘을 명료한 어조로 전달한다.

사랑과 연애에 관하여 현실적인 조언부터 감성까지 더해진 수많은 책들이 있지만, 이 책이 좀 더 객관적이고 직시적이라는 점을 일러두고 싶다. 정신과 전문의라는 저자의 전문성과 직접적인 사례들의 소개가 사랑과 연애에 대하여 심각한 현실적 고민에 맞닥뜨린 이들에게는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두근거리거나 환상적인 사랑 말고 실제의 사랑, 특별히 위기와 상처에 관한 사랑의 흔적에 눈물짓고 허덕이는 이들에게 반창고를 붙여 줄 수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게 되었다.

사랑은 분명 두 사람이 하는 것이지만, 먼저는 나와의 대면이 우선이라는 것을 깊이 느꼈다. 진정한 홀로서기를 한 건강하고 자기다운 한 성인으로 서는 것. 그것이 사랑을 위한 가장 우선적인 기본기이다. 나를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상대방을 위해 최선의 시작점이 된다. 그러한 건강한 내면을 소유하고 자신 스스로를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우리는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 비뚤어진 자기애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떤 요건이나 타인의 인정과 무관하게 말이다.


외모지상주의와 물질만능주의, 결과 중심의 경쟁사회 속에서 살아온 한국인들은 특별히 자존감이 낮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이 책 『나는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에서도 줄곧 나오는 키워드가 ‘열등감’이다. 이 고질적인 것이 우리의 사랑을, 나아가 인생을 망치게 만든다. 나아가 나를 넘어서서 사랑하는 상대방에게도 지울 수 없는 상처와 기억을 주기도 한다. 이 ‘열등감’이란 존재는 수많은 감정과 관계를 일그러뜨리고 얽히게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사랑의 과정과 이별 이후에도 더 깊은 공허감과 외로움이 양상 된다.


「가려진 자신의 ‘열등감’과 대면하는 것은 얼마만큼의 용기가 필요한 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용기가 없어서 인지 아니면 반복되는 아픔과 실수의 근원적인 동기를 인지하지 못 해서 인지...... 진정으로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원한다면 한번 즈음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깊이 고민할 필요성을 느낀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이런 다짐 어린 생각을 했다.

그 대가가 얼마이든지 나의 내면의 ‘열등감’을 비롯한 연약함과 상처를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대면하고 해결해 나가야겠다.

그리고 사랑하자.

진정으로 사랑하고 사랑받자.

그렇게 나아갈 때 나는 더 이상 누군가에게 ‘아무나’가 아니며, 내 곁에 함께인 사랑하는 그대도 ‘아무나’가 아니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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