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죽이고 성령을 품어라 - 그리스도인의 영적 삶을 승리로 이끌어주는 책
앤드류 머레이 지음, 임종원 옮김 / 브니엘출판사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100년 전 믿음의 길을 먼저 걸었던 믿음의 선진이자, 19세기 남아프리카의 거룩한 하나님의 사람이었던 앤드류 머레이. 19세기에 그가 남긴 주옥같은 글들은 오늘을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에게 동일하고 강력한 영향력을 전달해 줍니다. 그의 저서들을 접하게 될 때마다 평생을 거쳐 아름다운 완성작을 이룬 고귀한 예술품과 예술가를 떠올리게 됩니다. 마침내 완성된 아름다운 예술품은 자기 자신이며, 평생을 거쳐 작품에 심혈을 기울인 예술가는 하나님입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사에 있어 단번에 이루어지는 고결한 작품이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인격과 성품이 단시간 내에 예수님과 같이 변화될 수 없고, 갑작스럽게 영성이 깊어지는 경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극적인 기적을 맛보는 일은 아주 드문 일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적이 믿음을 성장시켜 주지는 못합니다.
어쩌면 하나님이 사람에게 인생이란 시간을 주시는 이유는 여정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앤드류 머레이의 글을 읽으며,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끝없는 사랑과 인내하심이 감탄스러운 동시에 과연 나는 이러한 인격과 영성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일까. 과연 이 여정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앤드류 머레이가 경험하고 전하는 이 믿음의 승리는 내게도 가능한 것일까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 길은 참으로 멀고 어려워 보입니다. 돌아보면 이제까지의 삶은 스스로의 믿음을 향한 끊임없는 실망과 좌절의 연속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결론은 참으로 감사하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결론은 그러합니다. 아주 단순하고 명료합니다. 어떠한 선과 의도, 불가능해 보이는 푯대도, 나의 것으로부터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것이 앤드류 머레이의『나를 죽이고 성령을 품으라』를 읽으며 감탄하고 감사하고 안도한 이유입니다. 나로부터 시작하여 나로서 끝을 맺어야 하는 인생이라면 더 이상 소망을 품고 인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신이 있는 인간이 있을까요? 확신에 찬 이들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제 마음만은 분명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단 1%도 나로서는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고마우신 주님은 인생의 모든 짐을 주님께 맡기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하셨지만, 그 십자가가 각자의 멍에보다 무겁지 않다고 또한 말씀하셨습니다. 참으로 감사하지만 그래도 인간인 우리에겐 멍에 대신 지게 된 그 십자가도 도무지 만만치가 않습니다. 인간은 참으로 연약하고, 십자가는 여실하게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가 느끼고 경험하는 것보다 그 십자가를 더욱 잘 아시기에 이미 우리에게 우리의 연약성과 십자가의 고통의 무게를 넘어서는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성령’이십니다.

예수님은 승천하시면 ‘성령’을 보내주시겠다 약속하셨고, 4복음서를 통해 구하는 자에게 가장 좋은 것, 즉 ‘성령’을 주시겠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성령’은 인간에게 가장 큰 대안이고, 완전한 계획임을 주님은 아셨고, 그렇게 우리에게 허락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창조 때에도 예수님의 사역 때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모든 역사 속에서 인간에게 자신 그 자체를 내어주셨습니다. 함께 한다는 것, 그것은 사랑의 가장 본질적인 속성입니다. 그렇게 신은 인간을 떠난 적이 단 한순간도 없었다는 것. ‘성령’을 통해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느낍니다.


'내가 죽는다'는 표현은 다소 과격하고 지나쳐 보이는 표현으로 느껴지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기독교는 참 극단적이라고 표현될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이것은 비우는 영성과 주권과 관련된 의미라 생각합니다. 역설적인 표현입니다. 나 자신의 주권을 하나님께 내어드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령의 충만'이란 한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장대한 계획에 온전한 흐름에 발맞추어 가는 가장 중요하고도 소중한 구심점입니다.

앤드류 머레이의『나를 죽이고 성령을 품으라』는 그 놀라운 삶의 변화의 여정을 아주 심도 있고 상세하게 독자에게 전합니다. 그 어조는 단호하고 빈틈이 없습니다. 

목차는 4 PART로 구성되었습니다. 먼저 자신을 내려놓고 주권을 '성령'께 드리는 시작으로부터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를 누릴 수 있도록 돕는 두 번째 섹션을 지나면 진정한 헌신을 통한 삶의 궁극적 의미를 일깨워 주고, 필요한 요소와 덕목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신앙인의 태도와 방법론적인 접근, 마지막으로 '성령' 안에서 누리는 놀라운 축복과 능력에 이르기까지 ‘성령’과 함께 인생을 살아가는 크리스천에게 귀한 지표가 되어 줄 것입니다.


앤드류 머레이의『나를 죽이고 성령을 품으라』는 읽다가 딴 일을 하다가 다시 읽는 가벼운 독서와는 어울리지 않는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사실 다소 어렵고 빨리 이해되지 않는 대목들도 있어 아주 진지하게 집중하여 정독하며 읽어내려 갔던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더욱 진하고 무게감 있는 글이었고, 아주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바라기는 이 활자들이 살아 움직이는 삶의 능력으로 다시 한번 목도하게 되기를 소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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