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독서 (리커버 에디션)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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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지음, 『청춘의 독서』, 웅진지식하웃, 2017 리커버판  


목차를 보니 궁금했던 책들이 여러 권이었다. 나를 매혹하나 아직까지 읽지 않은 책들. 그 책들을 유시민의 설명, 그가 바라보고 경험한 세상, 그러니까 그의 인생의 프레임으로 먼저 보게 되었다. 『공산당 선언』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역사란 무엇인가』를 포함한 총 14권의 책… 20대 초반, 그에게 와서 그를 온통 뒤흔든 책들이다. 그 책을 읽은 지 적어도 20년, 멀게는 30년은 지났을 무렵, 저자는 그 책들을 어떻게 접하게 되었으며 그 책들이 어떻게 자신을 뒤흔들었는지를 말한다. 더불어 그 후의 시간 동안 그 책을 대하는 자신의 심정은 어떻게 변했는지, 책과 격렬하게 충돌했던 세상은 어떻게 변했는지도.

 

이 책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에게 도끼가 되어 주었다. 그게 꼭 나에게까지 똑같이 적용되지는 않지만 누군가 인상 깊게 읽었던 책 이야기를 읽는 건, 책을익숙하게 하고 책과의 거리를 좁혀 준다. 『청춘의 독서』는 각 작가의 이야기, 작가가 살던 시대 이야기를 저자 자신의 시대, 생각과 교차하며 들려준다. 더불어 시간차가 드러난다. 예전에 읽었을 때와 지금은 어떻게 다르게 느껴지는지, 반대로 감동이나 충격이 여전함을 말한다. 저자에게 진실한 책읽기 경험이되 독설을 내보이거나 강요하는 것은 아니어서 내가 해당 책에 대해 크게 선입견을 갖게 하지는 않는다.

 

저자를 더 잘 알고 그에게 애정이 있었다면 그가 이야기해 주는 이 책들이 더 귀하게 느껴지거나 깊이 있게 다가왔을 것인데 저자에게 관심이나 애정이 남다르지는 않다. 다만 그가 말하기를, ‘내가 글을 잘 쓴다는 걸 알게 된 건 대학교 때이다’(정확하지는 않으나 이런 뜻의 문장이었다.『국가란 무엇인가』 서두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쓴 글을 읽으며 빵 터졌다가 금세 그 문장에 동의한 적이 있다. 그는 생각을 편안하게 전달할 줄 알았다. 그의 문장을 읽으며 애국심이라는, 교육으로 익혀 완전히 체화되었으나 불편해지기 시작한, 그러면서 어찌할 줄 몰랐던 감정에 대한 좋은 답도 얻었다. 그래서 이 책이 기대되었다. 편안하게 생각을 전해줄 것이며 그것이 내가 가진 어떤 의문, 어떤 불편함을 덜어주거나 내가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줄 거라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맞았지만 나와 저자는 생각을 두고 있는 주 관심 영역이 달랐다. 언젠가는 같은 지점에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이 독서에서는 아니었다. 그가 70-80년대 대학생이자 사회과학도답게 사회, 정치 현상에 자연스럽게 촉을 두고 반응하는 반면 나는 사람살이의 깊이, 수많은 정보는 섬기면서 주변 사람이나 자기 자신의 이야기는 모르는 현상, 대한민국 직장인의 현실, 도대체 인공지능 사회에서 나라는 직업인이 살 길은 무엇인가가 주된 고민거리이고 문제의식이며 풀어내고 싶은 주제인 사람이다. 그래서 같은 책, 내가 아직 읽지 않았어도 주제를 파악할 만한 이야기와 책에 대한 그의 관점과 나의 관점, 바라보는 방향은 크게 교집합을 갖되 미묘하게 달랐다. 

 

저자가 언급한 책 중 유일하게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한 기억이 확실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에 관한 글은 작가 솔제니친의 이야기, 당시 러시아 이야기를 들려주고 ‘노동하는 인간은 아름답다’는 소제목 꼭지로 마무리하고 있다. 난 내가 사무실 업무를 벗어나 현장 판매직을 하며 얼마나 생각이 바뀌었나를, 그의 글을 읽으며 알아차렸다.   


‘노동하는 인간은 아름답다’ 아름다운 말이고 맞는 말이다. 프리랜서로 일하며 기획하고 글 쓰던 시절, ‘어떤 시대라도 자기 일을 묵묵히 하며 생활과 노동에서 즐거움을 찾고 삶을 일구는 인간은 결국 승자다’라는 건 소중하게 떠받들던 주제이다. 그 평범한 생활과 노동 중에서도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는 일은 내 바람이었으며 책상 앞에서 글 쓰고 편집만 하던 시절에는 간절했다. 그래서 현장 판매직으로 일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일하고 있다. 앉아 있을 틈도 별로 없이 몸을 움직이며 반복 노동을 한다. 더위를 타기는커녕 땀도 거의 안 나서 여름 외출복 중에 반팔이 별로 없던 내가 매일 땀내며 1년을 일하고 나자, 이제는 저 제목 아래 쓰인 글에서 허虛를 느낀다. 


저자는 몸 쓰는 노동으로 돈을 벌어본 적이 있을까? 하루 말고 일주일, 한 달, 일 년을 그렇게 몸 쓰는 노동으로 돈을 벌어본 적 있을까?

피상적으로 노동은 아름답고 어떤 상황에서든 노동의 순수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인간은 결국은 패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이 또한 학습된 관념이 아닌가 싶다. 육체 노동, 몸을 움직이며 하는 일을 책으로 읽고 활자에 감격하고, 머리로 상상하고 때로는 마음 깊이 동경하지만 결국 이들이 반복적 노동을 대하는 방법은 책의 언어처럼 고상하고 찬란하다. 솔제니친의 수용소 시절-보상도 바랄 수 없고 목숨 부지도 쉽지 않은-의 상황 속에서 노동의 기쁨만이 찬란하고 몰입할 만한 것일 수도 있겠다. 책 속 상황을 바탕으로 하는 문맥을 무시할 수는 없으나, 이제는 이 말에 무조건 동의할 수가 없다. 노동의 순수한 기쁨으로 빛나는 날도 있겠다. 디테일한 요령이 생기고 능숙해지는 것도 신기하고 재미있다. 그런데 늘 이렇게 일하는 이들에게 노동의 기쁨이 늘 그를 기쁘고 의미 있게 해 줄까? 이 대답에 답할 만큼 오래 반복 육체 노동일을 한 이들이 이런 글을 쓸까? 난 서비스직에서 종사한 지 고작 1년 됐을 뿐이다. 계속 몸을 움직이며 일하니 책상 앞에서 일할 때처럼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일은 줄었다. 그러나 당연히 또 다른 몸의 힘듦과 아픔이 있다. 정신적으로는 예전처럼 많은 모험을 하지 못한다. 발전 속도가 더디며 결국은 더 나아가지 못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 막막해진다. 

 

하나 더. 이 반복적이고 몸으로 하는 노동이 한때는 선택이었으나 이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점점 줄어듦을 느낄 때, 그래서 더는 내 원래 전문 분야를 더 확장할 수는 없는 걸까, 이제 내 나이는 내가 원하는 회사에 입사하기 어려운 걸까, 라고 조바심 내야할 때도 현장에서 몸을 움직이며 반복적으로 하는 노동이 즐겁기만 할까. 


저자는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를 소개하며 지식인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고민하고 정리했지만, 나는 정작 솔제니친의 소설을 소개하는 글에서 지식인의 한계를 느꼈다. 저자는 폭력에, 권력욕에, 각성하지 않는 언론 때문에 세상에서 소외되는 계층, 소외되는 이념을 회복하거나 제대로 자리잡게 하려고 애썼지만 많은 것을 몸으로 하는 경험보다 활자와 머릿속 체계로 이해한 것은 아닐까. 반복적 육체 노동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만으로 인간은 존엄성을 지켜내라고 할 수는 없다. 순간 순간 몰입의 즐거움은 가능하겠다. 그러나 이런 삶은 소외와 노동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머무르는 꼴이며 이런 노동이 장기화될 경우 그건 노동하는 사람의 소외로 이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나는 그가 만들어준 시대에 산다. 감사한다. 그와 시대의 선배들 덕에 나는 사랑 고민만 하고 내 걱정만 해도 되는 세상에 산다. 그 사이 세상은 또 변했다.  분명 좋아진 것도 많고 예상했던 변화도 있다. 반면 예상하지 못했던, 그만한 여유가 없어 예상할 수 없던 변화도 있다. 그는 권력층, 정치, 언론의 횡포에 의한 소외, 개인의 소외를 걱정했겠지만 지금은, 나는 인간 자체의 소외를 걱정해야 하는 세대다. 도대체 인공지능이 어떻게 나를 먹여 살리거나 아니면 나를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바보로 만들지 걱정하고, 다들 대중매체에만 집중하고 정작 자기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자기 생각이라고 말하는데 정말 그런 건지 의심해야 하는 세대다. (물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벌이가 탄탄하고 인간관계가 탄탄하다면. 그러나 지금 나처럼 불안한 처지라면 이런 생각을 놓을 수가 없다. 살 길을 찾는 문제는 쉬이 끝나지 않는다.) 이런 세상에서, 그때처럼 격동하되 기술적인 면에서 평범한 인간이 쉬이 따라잡지 못하도록 격동하는 세상을 체감한다면, 이 책들에 대해 어떤 소감이 나오고 어떤 조언을 해 줄지 듣고 싶다.  


고전이 위대한 건 그 해석이 하나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시대에 따라 다르고 물론 독자마다도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엄숙하게 느껴졌던 고전이 조금이라도 친숙해졌다면 이제는 독자의 독자로서가 아니라 일차 독자로서 읽고 내 나름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역사란 무엇인가』는 꼭 읽어보련다. 줄 그어가면서. 그가 이끌어준 내용만으로도 나한테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더 완결지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20대의 나와 달라졌고 불과 한 해 전의 나와도 달라졌다. 이 책은 그런 것을 알게 한 책이다. 저자와 나는 다르고 나는 저자의 시대와 저자의 지식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런데 그 다름을 읽어내다 문득 내가 달라졌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그건 꽤 괜찮았다. 책을 읽으며 내 변화를 알아차렸다는 건.


책을 읽다가 몇 번을 멈추고 떠올려 보았다. 나라는 개인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을 담은 책은 무엇인지. 이 책의 저자 유시민처럼. 이 책의 부제는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이지만 그 시작은 개인이었다. 나는 인상 깊은 책이 두어 권 떠오르기는 했지만 그게 과연 나를 어떻게 변하게 했는가 물었을 때, 딱히 답하기가 어려웠다. 선하게 성장하려는 의지는 있으나 인생 방향을 명확히 정해 놓거나 절대적 규칙에 기대지 않으려 했다. 그게 내가 지금 따라야 할 인생 방침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인상 깊게 읽은 책에 기대어 내가 인생의 어떤 부분을 지향하고 있는가를 물었을 때,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어찌 살고 있는지 혼란스러워졌다. 그의 책을 보며 역으로 나는 내가 길을 잃었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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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들의 일머리 법칙 - 글로벌 엘리트들에게 혼나면서 배운 성공 일습관
김무귀 지음, 장은주 옮김 / 리더스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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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재미있어요. 자기계발서이고, 성공한 비즈니스맨이 쓴 책이고 일본 아마존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였으며 일본 경제경영서 대상을 받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엄격하거나 틀에 갇혀 있지 않고 재미있어요.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공들여 읽게 되는 책이었어요



 

이 책을 개괄적으로 소개하면, 저자 김무귀가 일류 비즈니스맨들과 일을 하고 그들과 이야기하며 느끼고 얻은 일머리 법칙을 정리한 책입니다. 물론 저자도 프랑스 인시아드INSEAD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하고 외국계 금융, 컨설팅 회사에서 경력을 쌓았지만, 자신이 이렇게 해서 성공했다는 스토리가 아니라 자신이 본 글로벌 엘리트들은 어떠했는지를 알려 주고 있지요.

 

장점이 많은 책인데, 저한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유머였어요. 저자는 삶과 일에 기본적으로 유머를 부릴 줄 아는 사람인 것 같아요. 매 주제마다 제목 아래에 저자 김무귀가 비즈니스 리더에게 들은 말을 인용해 놓은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이 재미있어요. 생동감과 현장감도 주고요. 예를 들면, 상사가 했던 말인 무귀도 무리해서 파이낸셜 타임스를 읽을 필요는 없어. 내가 옆에 없으면 어차피 웹툰이나 보고 있을 거잖아.”, “그 구두 말이야. 슈트와 영 어울리지 않으니 제대로 된 슈트용 구두로 바꾸는 게 좋겠어. 그리고 셔츠 주름이 눈에 띄니까 당장 세탁소에 다림질 맡겨.”(선배가 이렇게 말하자 무귀 군은 이 정도가 뭐 어때서?’하고 반발했다지요. 속으로.) 등이 있고요, 강연에서 들은 말, 친구와 대화 중에 나온 말도 이런 식으로 소개하지요.

 

저자는 세련된 일류 비즈니스맨의 모델은 그가 함께했던 상사, 리더, 동료에게 맡기고 그는 일머리 법칙이 절실히 필요한 나처럼 아직 덜 성장한 캐릭터를 자처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일까요, 더 친근하고 현실감이 있어요. 일부러 웃기거나 극적인 효과 주려고 요란 떨지 않는데도 저는 이 책을 보면서 비즈니스 활극 같다고 생각했어요. 글도 쉽고 이야기를 편안하게 풀어놔서 그런지 자기계발서 특유의 ‘must’를 강조한다는 느낌은 안 들면서 저자의 말에 집중하게 해요.

 

자꾸 말하지만, 김무귀라는 저자가 매력 있어요읽다가 저자가 궁금해져서 저자 정보를 여러 번 들춰봤어요. 1977년생 제일교포. 엘리트 코스로 교육을 받았고 여러 회사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과 일했으며 현재 일본에서 호평 받는 비즈니스 작가입니다. 성공하는 습관을 정리한 책을 썼지만, 사회의 성공 요소나 타인의 기준에 구속되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지요. 그 부분에서 독자인 제 마음도 더 편하게 열렸고요. 저자의 생각을 알기 위해 일머리 법칙 마지막 주제를 먼저 보고 갈게요.


일머리 법칙 5의 주제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자아실현 자신을 알아야 자기다운 인생을 충실하게 보낼 수 있다입니다. 이 부분에서 저자의 바탕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애초에 근대교육의 프로그램은 근본적인 사상부터가 개인의 자아실현을 위해 디자인된 것이 아니다. 근대국가가 군인과 관료, 우수한 샐러리맨을 양성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으로 개개인의 다양한 개성을 늘리고 자아실현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사회가 정해놓은 잣대로부터 자신을 자유럽게 하여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스스로 선택하여 추구하기 바란다. 스스로 결단하지 않는 한 자아실현은 절대 이룰 수 없다.(284)" 


처음에는 이 책이 내가 받은 교육 시스템-자본주의, 국가나 사회라는 체계-에 부합하고 그 속에서 잘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써 놓은 책이려니 했습니다. 물론 그 목적에 잘 맞는 책이에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저자는 사회적 성공이 하나의 패턴이 되지 않아도 됨을 알며 궁극적으로 독자가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이루게 되기를 목표로 합니다.

 

성공 방식, 또는 행복의 기준은 공교육 체계나 그 사회에서 전체적으로 동의하는 가치관에서 비롯되는데, 한국 사회와 일본 사회에서는 행복과 성공의 기준이 유독 타인과 사회 전체적 가치에 좌우된다고 하지요. 그리고 이 두 나라 젊은이들의 불행지수는 경제적으로 덜 풍요로운 나라보다 더 높습니다. 이 속에 묻혀 있다면 자기의 행복과 성공의 기준을 타인과 사회에 맞추기 십상이지만, 용케 저자는 인시아드 출신 친구들이 탁월한 재능으로, 최고의 엘리트 교육 코스를 밟았음에도 하나의 패턴으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다양한 방법으로 성공할 수 있음을 보았습니다. 각자 이루게 될 미래는 너무도 다양하며, 이 책은 그것을 탄탄하게 뒷받침할 삶의 태도, 업무의 디테일한 습관을 정리한 것이지요

 

책에서는 다섯 가지의 일머리 법칙과 그에 따른 구체적 습관을 약 열다섯 개씩 제시합니다. 일머리 법칙 다섯 가지는 이렇습니다.

기본 중의 기본 - 숨겨진 비법보다 이미 알고 있는 기본의 완성도가 중요하다

엄격한 자기 관리 - 사소한 습관이 성과를 좌우한다

이기는 마음가짐 - 자신의 일에 주체적으로 몰두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사람을 향한 리더십 - 사람들이 따르는 리더는 이것이 다르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자아실현 - 자신을 알아야 자기다운 인생을 충실하게 보낼 수 있다

 

저자는 일꾼으로서의 성장도에 따라 먼저 보면 좋을 부분을 알려 주는데, 저는 경력이 있는데도 첫 법칙인 기본 중의 기본부터 도움이 되더군요이기는 마음가짐에서는 기업가 정신으로서 행동력, 주체성을 강조하고 상황을 만들어내라고 합니다. 진로 때문에 무척 고민하고 있고 제가 늘 같은 지점에서 더 나아가지를 못하는 것을 알기에 이기는 마음가짐부분은 배우고 싶은 점이 많았습니다. 또 읽고 읽어서 그의 조언에 도움을 받으려고요



그 다음 일머리 법칙인 사람을 향한 리더십에는 상사의 태도를 중심으로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단호하게 알려주는데 반대로 부하직원이 어떠해야 하는지도 알고 싶었습니다. 요새 제가 하는 짓을 돌아보며 나름 반성하고 나름 내 변명을 하며 읽은 챕터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일머리 법칙은 앞에 말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자아실현입니다. 여기에서 저자는 커리어 고민은 어차피 인생의 과정이라는데 그렇게 말해 주니 차라리 속이 편합니다.

 

읽기 전에 이 책이 긍정적 삶의 태도, 자신감이 생기게 한다는 말을 봤습니다. 설마 그럴까, 생각했습니다. 저는 자기계발서에 긍정적 치유나 상승 효과까지 바라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그의 말에 집중하며 진로와 이직 때문에 암담한 상태에서 숨통이 조금은 트였답니다. 그럴수록 더 공들여 읽으며 저자의 생각을 흡수하려 애썼습니다

 

여기에 책의 내용을 더 써도 좋겠지만 목차나 출판사 책 소개에서 정보를 더 얻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 저는 저자와 이 책의 바탕이 되는 생각에 더 주목을 했습니다. 자기계발서에서 저자가 내 마음을 알아준다고 느끼거나 저자에게 매력을 느낀 적은 없었기에 그러고 싶었습니다. 일머리 법칙이 유용한 것은 물론이요, 제게는 김무귀란 저자의 매력, 유머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으로 남아 있답니다. 서두에서 저자가 어떤 문제 의식으로, 누구에게, 어떤 특징으로 정리했는지를 말해 주는데, 여기에서부터 설득력이 있습니다. 책의 소개이자 그가 생각하는 방식, 논리 구조, 그러니까 한 편의 프리젠테이션 혹은 제안서를 보고 있는 것 같았어요.


 

책에서 77번째 마무리 칼럼의 제목은 이류인 나는 일류인 여러분을 하나로 잇고 싶다입니다. 이 제목이 참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일류일 것입니다. 그러나 책에서 스스로 일류임을 드러내지는 않아요. 그가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영감을 받은 내용, 그들과 함께하며 배운 사소하고도 중요한 것들을 썼지요. 몇몇 인용문과 에피소드만 봐도 책에 나오는 내용이 꼭 김무귀, 그에게 들어맞지는 않습니다. 몸 관리를 하라고 했지만 김무귀 씨는 놀이기구에 안전벨트를 채우지 못할 정도로 몸무게가 많이 나갑니다. 약속 시간을 꼭 지키라고 했지만 김무귀 씨는 중요한 회의에 두 시간이나 늦은 적이 있지요. 그는 비즈니스 리더를 바라보는 관찰자의 역할이며 동시에 직업은 다르더라도 매일 직장에서 실수하고 성장하는 우리 자신을 대변하기도 합니다. 물론 산전수전, 실수, 성공을 겪으며 지금은 꽤 성장하고 성숙한 일꾼이지요. 그러다 보니 스스로를 이류라고 했지만 그가 이류인지, 일류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주체적인 비즈니스맨이며 유머 있고, 스스로를 인정하고 보여 주는 여유를 갖추었으니, 이류니, 일류니, 말의 등급이 그에게는 별 필요가 없지요.

 

예전에 동료들과 성장을 주제로 책을 찾는데 한 명이 말을 꺼냈다. “성장이 주제가 아닌 책이 어딨어?” 10년도 더 전에 들은 말인데 아직도 기억합니다. 맞는 말이라고 여러 번 생각했으니까요. 최고들의 일머리 법칙을 보면서는 생각했습니다. 자기계발서 아닌 책이 어디 있을까. 내가 관심 없는 책, 안 읽혀서 안 읽는 책은 있지만 일단 읽었는데 영향을 주지 않는 책이 있을까. 그게 성장이고 계발 아닐까. 저는 이 책을 책상에 두고 여러 번 더 보고 또 보려고요. 내용을 완전히 숙지해서 내 생각이 되고 내 습관이 될 때까지. 그게 현실에서 만족스럽게 드러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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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플랑드르의 개
위더 지음 / 동무출판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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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마음이 먹먹하여요. 어렸을 때 읽었다고 생각하지만 잊고 있던 감정을 새롭게 느꼈어요. 오해와 진실이, 어긋난 타이밍이 차리리 책에만 있는 거라면 다행일 텐데.. 자꾸 현실에 대입이 되어요. 간결한 이야기지만 이야기의 힘, 감동을 충분히 느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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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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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처음엔 그 생각을 했다. 이렇게 인터뷰를 나열만 해도 될까.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 이야기는 이렇게 전달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 또는 인터뷰어의 목소리는 이것으로 족하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가 들어야할 것은 되도록 많은 사람의 말이고, 그것을 위해 작가는 수집자 또는 매개 역할만을 맡았다. 어찌 보면 그건 존중이다. 더는 손대서는 안 되는 그들의 말에 대한, 그걸 숨김 없이 들어야 하는 우리에 대한. 


책을 읽는 사이,

가까인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이에게 위로의 말을 전할 일이 생겼다.

울컥하여 이 얘기, 저 얘기, 내 얘기, 남 얘기 갖다 쓰다가 

문득 내가 할 말은 "미안해, 너무 미안해.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미안하고 그냥 다 미안해."뿐인 걸 알았다. 이 책 뒤표지, "나는 이 책을 읽을 사람도 불쌍하고 읽지 않을 사람도 불쌍하고, 그냥 모두 다 불쌍해..."처럼. 



이제 그만, 전쟁이 끝나면 좋겠다. 실제로도, 비유로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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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 보급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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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다 읽지 못하고, 한 챕터 읽었다 놓고, 또 읽고 그렇게 해서 여러 해에 걸쳐 읽었다. 칼 세이건이, 그리고 이 책이 귀한 이유는, 그가 훌륭한 과학자이고 탁월한 해설가일뿐 아니라, 그가 가진 인류와 지구에 대한 애정과 염려, 우주를 보여 주고 그 시야를 넓게 해 주고픈 마음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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