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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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처음엔 그 생각을 했다. 이렇게 인터뷰를 나열만 해도 될까.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 이야기는 이렇게 전달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 또는 인터뷰어의 목소리는 이것으로 족하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가 들어야할 것은 되도록 많은 사람의 말이고, 그것을 위해 작가는 수집자 또는 매개 역할만을 맡았다. 어찌 보면 그건 존중이다. 더는 손대서는 안 되는 그들의 말에 대한, 그걸 숨김 없이 들어야 하는 우리에 대한. 


책을 읽는 사이,

가까인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이에게 위로의 말을 전할 일이 생겼다.

울컥하여 이 얘기, 저 얘기, 내 얘기, 남 얘기 갖다 쓰다가 

문득 내가 할 말은 "미안해, 너무 미안해.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미안하고 그냥 다 미안해."뿐인 걸 알았다. 이 책 뒤표지, "나는 이 책을 읽을 사람도 불쌍하고 읽지 않을 사람도 불쌍하고, 그냥 모두 다 불쌍해..."처럼. 



이제 그만, 전쟁이 끝나면 좋겠다. 실제로도, 비유로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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