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작품선 금 따는 콩밭 - 해설이 있는 현대소설, 보정판 현대소설 다시읽기 1
김유정 지음, 황택준 해설 / 새문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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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_『금 따는 콩밭』

콩 농사를 짓는 소작농인 영식이 금점을 돌아다니던 수재의 부추김으로 인해 금을 캐고자 멀쩡한 콩밭을 다 파헤치는 이야기이다. 영식은 지주에게 땅을 빌려 콩 농사를 짓는 소작농이었다. 자신이 농사짓고 있는 콩밭에 금줄이 흐른다는 수재의 말을 믿고 잘 자라고 있는 콩밭을 파헤치며 금줄을 찾는다. 땅을 헤집기를 망설이던 영식의 옆구리를 찔러가며 부인도 영식을 부추긴다. 몇날 며칠이나 콩밭을 파헤쳐도 금줄이 잡히지 않자 영식은 초조해진다. 수재가 죽이고 싶을 만큼 밉고, 함께 그 어둡고 축축한 굴에서 흙에 깔려 죽었으면 싶은 마음도 든다. 지주와 마름이 화가 났으니 내년부터는 더 이상 농사 지을 땅도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영식에게는 콩밭을 헤집는 순간부터 금이 나오는 길 아니면 미래가 없어진 것과 다름없었다. 초조해진 영식은 날카로워지고 신경질적이 되어 집에서도 화를 내고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마지막 장면은 결국 수재가 황토를 금줄이라고 속인 후 도망가야겠다고 다짐하는 것으로 끝난다.

금점이란 칼 들고 뜀뛰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던 영식이 수재의 말에 넘어간 것은 소작농이라는 신분 때문이었을 것이다. 소설에서는 금을 캐서 이익을 본 다른 이웃들이 존재한다. 아무리해도 나아지지 않는 가난한 신세에서 주위의 이익은 얼마나 큰 부러움으로 다가왔을까. 금줄을 찾기 위해 발버둥치는 이유는 가난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이었을 것이다. 주위 환경에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금 줄이었다. 금광이 성장하던 시기였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금 덕을 보았을 것이고,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금 때문에 절망했을 것이다. 영식의 가족은 후자이다. 금줄이 나왔으면 하고 보았지만 결국 도망가야겠다는 수재의 대목에서는 허탈하기까지 했다. 잘 자라던 콩을 뒤엎고 땅을 파던 영식이 하루하루 날카로워지는 모습을 묘사한 부분이 특히 잘 보였다.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했지만, 더욱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로 내몰린 영식이 안타까웠다. 실제로도 이런 사람들이 많지 않았을까 싶다. 또, 소설을 읽으면서 사실 정확한 뜻을 모르겠는 단어들도 종종 보였지만 우리고유의 특유한 말들이 소설을 읽을 때 생동감 있게 느껴져 재미를 더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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