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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 가방 ㅣ 킨더랜드 픽처북스
나세 지음 / 킨더랜드 / 2022년 4월
평점 :
<다람쥐 가방> 나세 그림책, 킨더랜드
'A동 빌라에는 검정 가방을 메고 사는 동물들이 있습니다.'
첫문장은 그렇게 시작했어요.
호기심이 막 생기더라고요.
동물들의 가방에는 무엇이 들었을까요?
1층에 사는 다람쥐는 자신의 그림자를 넣어 다닌다고 해요.
함께 다니면 외롭지 않아서요.
하지만 점점 가방이 무거워지네요.
곧 터질 것만 같아요.
가방을 벗어버리면 외로워질 것 같아
다람쥐는 고민 끝에 빌라 동물 친구들을 찾아갑니다.
2층 토끼네
3층 여우네
4층 타조네
5층 원숭이네
6층 뱀이네
꼭대기층 코끼리네
하나하나 방문을 하지만
다람쥐의 가방과 맞먹는 커다란 가방들을 메고 사는 친구들을 만났을 뿐이에요.
어쩜 하나같이 똑같이 무거운 가방을 메고 있는 걸까요.
각자 가방에 담긴 내용물은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것들이었어요.
무거운 가방을 내려놓을 방법을 찾던 다람쥐는
옥상에 올라가 좋은 묘안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을 불러 모으죠.
어떤 방법으로 친구들과 함께 고민을 해결했을까요?
정말 멋진 방법으로 가방을 벗어버리는 것은 어려웠지만
가방을 비울 수 있었어요.
그것도 각자 가진 가방 속 짐들을 이용해서...
귀여운 내용의 다람쥐 가방을 생각했다가
읽어나가면서 묵직한 무언가가 마음을 짓누르는 느낌을 받았어요.
모든 사람들은 어깨를 짓누르는 자신만의 가방을 메고 있을 거에요.
다른 동물들처럼 무겁지만, 내가 지고 가야 하는 숙명처럼 생각하고
그냥 받아들이며 힘들게 살아갈 수도 있고요.
동물들의 가방의 내용은 모두 달랐지요. 무겁다는 점은 같았지만.
나의 가방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요?
들여다 본 적은 있을까요?
나는 내 가방을 내려놓으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을까요?
그냥 가방을 멘 채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까요?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게 되네요.
저는 아이들과 수업은 이렇게 진행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의 가방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요?
√나의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는 어떤 것이 담겨 있을까요?
√왜 그러한 물건들이 들어있는 것일까요?
√가방을 좀 더 가볍게 하려면 어떤 방법을 사용하면 좋을까요?
√그림책에서처럼 친구들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마지막 장면
조금은 작아진 그림자가 든 가방을 메고 있는
다람쥐의 뒷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벗지는 못했지만 ‘더는 무겁지 않았습니다.’라는 글이
큰 위로가 됩니다.
어쩌면 함께 이야기 나누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용기 자체로도
가방은 충분히 가벼워졌을 것 같습니다.
제 가방도 들여다봅니다.
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A동 빌라에는 검정 가방을 메고 사는 동물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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