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동생이었을 때 어린이문학방 13
사노 요코 지음, 황진희 옮김 / 여유당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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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동생이었을 때> 사노 요코, 황진이 옮김, 여유당(2022)

 

사노 요코를 알게 된 것은

그림책을 처음 공부하던 시절

<태어난 아이>를 접하면서였다.

여러 가지 의미가 담긴 글도 좋았지만

거친 듯 따스한 그녀의 그림톤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몇 편의 수필로

다시 만나면서

그림도 잘 그리지만

글을 참 잘 쓰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번에 만난

<내가 여동생이었을 때>를 읽으면서도

그녀의 익살스러운 이야기톤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리고 제목이 주는 여운을 오랫동안 생각해 보았다.

내가 여동생이었을 때

과거형의 표현, 지금은 여동생이 아니라는 뜻.

제목이 주는 애틋함이 느껴진다.

 

오빠와 함께 장난치며 노는

무엇보다도 상상의 놀이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특히 감씨를 삼킨 뒤 뱃속에서 씨가 자라

가지가 솟아나는 상상을 하며 노는 모습에는

나의 어린 시절도 떠올랐다.

나는 어릴 때 포도씨, 수박씨를 뱉지 않고 다 먹었다.

그러면 과일을 좋아하는 나의 뱃속에

좋아하는 포도와 수박이 주렁주렁 열리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정말 내 뱃속에서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며...

 

사노 요코처럼

오빠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도 일곱 살 어린 남동생이 있었고

그 동생이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의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형제가 있다는 건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추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지금도 곁에 있다는 것은 어쩌면 감사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제 그녀도 천국에서 오빠를 다시 만나

어릴 적 모습으로 오빠와 상상놀이를 하고 있지는 않을까.

어린 시절 떠나버린 오빠지만

서로를 알아봤겠지.

 

어린 나와 오빠와 함께 놀아 줘서 정말 고마워요.’

라고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나도 말해 주고 싶다.

나의 어린 시절을 기억나게 해 주어서 정말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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