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우리 엄마 아빠는 절대 싸우지 않아요!”라는 아이의 말로 시작한다.
하지만 아이는 곧 사실이 아니라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엄마 아빠가 아무리 다정하고 좋은 사람이어도 천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엄마 아빠가 다투는 이유는 다양하다.
티셔츠가 사라진 일을 두고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한 사람은 나들이를 가고 싶지만 다른 사람은 할머니 댁에 가고 싶어서 의견이 부딪히기도 한다. 정말 사소해 보이는 일도 그날의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싸움으로 커질 수 있다.
예시로 들여진 사례들이 실제 우리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이들은 부모의 싸움으로 생긴 불편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고 남아서 엉뚱하게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기도 한다.
이 부분이 우리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른들은 다툼이 끝나면 아이도 금방 잊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의 말보다 표정과 집 안의 분위기를 더 예민하게 느낀다.
무슨 일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니 혹시 자기 때문은 아닌지, 앞으로 더 큰일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혼자 상상할 수도 있다.
나 역시 남편과 다투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이지 말아야지 생각하면서도, 감정이 올라오면 아이들 앞에서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끼리 다툴 때는 “싸우지 말고 말로 이야기해야지”라고 가르치면서 정작 부모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을 때는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아이들이 그 순간 어떤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았는지, 아무 말 없이 무엇을 느끼고 있었을지 돌아보게 되었다.
다행히 책 속 엄마 아빠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사과하며 화해한다.
아이는 엄마 아빠가 다시는 싸우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기를 바라지만, 부모는 그런 약속은 할 수 없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아무리 사이좋은 가족이라도 다툼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