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심리를 공부하는 내 입장에서도 생각할 부분이 많았다.
사람의 마음에는 하나의 정답이 없고, 같은 상황도 각자의 경험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인다.
그런데 AI가 빠르게 정리해준 설명에만 익숙해진다면, 사람을 오래 관찰하고 질문하며 모호함을 견디는 힘이 약해질 수 있다.
상담에서 중요한 것은 정답을 알려주는 능력보다 상대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함께 생각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AI를 사용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AI는 우리 생활에서 떼어놓기 어려운 도구가 되었고, 무조건 거부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결책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AI에게 무엇을 맡길지 스스로 결정하는 일이다.
생각하기 전에 답부터 요구하고 있는지, AI가 만든 문장을 내 생각처럼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
책을 읽고 나니 AI를 잘 사용한다는 것의 의미도 조금 달라졌다. 원하는 답을 빠르게 얻어내는 것만이 능숙한 사용은 아닐 것이다.
먼저 내 생각을 충분히 만들어본 뒤 부족한 부분을 질문하고, 받은 답도 그대로 믿기보다 다시 의심하고 판단하는 것.
AI가 나를 대신해 생각하도록 두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더 넓히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편리함은 한번 익숙해지면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
그래서 더 자주 물어야 할 것 같다.
지금 내가 얻은 이 답은 정말 내 생각인가.
그리고 나는 생각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조금씩 내어주고 있는가.
<좀비 뇌>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끝까지 지켜야 할 인간의 능력이 무엇인지 질문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AI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한 번쯤 읽어보면 좋겠다.
아마 나처럼 편리함 뒤에 감춰져 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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