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을 다룰 줄 아는 아이 - 감정, 실패, 갈등에 휘둘리지 않는 마음의 근육
최재희 지음 / 청림Life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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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내가 겪는 것보다 더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다.

속상해하면 얼른 기분을 풀어주고 싶고, 갈등이 생기면 대신 해결해 주고 싶다.

새로운 일을 어려워하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고, 실패할 것 같으면 조금 더 쉬운 길을 찾아주고 싶어진다.

이 모든 행동은 분명 사랑에서 시작된다.

이 책 <불편함을 다룰 줄 아는 아이>를 읽으면서 나의 행동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책에서 말하는 ‘불편함을 다루는 힘’은 힘든 감정을 참고 견디거나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능력이 아니다.

지금 내가 불안한지, 속상한지, 화가 났는지를 알아차리고 그 감정에 휩쓸리지 않은 채 지금 할 수 있는 행동을 선택하는 힘이다.

아이의 감정을 받아준다는 것이 아이가 원하는 것을 모두 허용한다는 뜻은 아니다.

'화가 났구나'라고 말해주는 것과 화가 났다는 이유로 소리를 지르거나 다른 사람을 때리는 행동까지 받아주는 것은 다른 문제다.

감정은 충분히 인정하되 행동에는 경계를 세워주는 것.

아이는 그 과정을 통해 감정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운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의 감정을 빨리 멈추게 하려고 할수록 상황이 더 커지는 경험을 했다.

울음을 그치게 하고, 떼쓰지 못하게 하고, 빨리 기분을 바꿔주려 할 때 아이는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이해받지 못했다고 느꼈을 것이다.

반대로 아이의 마음을 먼저 알아주고 진정할 시간을 주기 시작하자 갈등이 줄어들었다.

감정을 받아준다고 아이가 나약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마음을 이해받은 아이가 더 빨리 평정심을 되찾는다.

책에서는 아이가 마주하는 불편함을 내면의 불편함, 과제의 불편함, 관계의 불편함으로 나누어 바라본다.

어른에게는 별일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도 아이에게는 제법 큰 과제가 될 수 있다.

낯선 사람에게 먼저 인사하기, 원하는 것을 직접 말하기, 새로운 것을 처음 시도하기, 잘되지 않아도 한 번 더 해보기. 아이는 이런 사소한 도전들을 통해 자기 안의 두려움과 어색함을 다뤄나간다.





쌍둥이를 키우면서 같은 상황에서도 아이마다 느끼는 불편함이 다르다는 것을 자주 본다.

한 아이에게는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일이 다른 아이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다른 아이와 비교하고 재촉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에게 지금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고 불편해한다는 이유로 모든 과제를 없애줘서는 안 된다.

부모가 아이의 불편함을 대신 해결해 줄수록 아이는 편안해질 수 있지만, 스스로 해냈다는 감각을 얻을 기회도 함께 사라진다.

아이가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곧바로 정답을 알려주는 것보다 어떤 부분이 어려운지 물어주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아이가 자기 힘으로 한 걸음 내딛고, 잘되지 않으면 방법을 바꾸고,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하는 경험 자체가 삶의 기본기가 된다.

나는 아이가 실패하지 않기를 바라기보다 실패해도 자신을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친구와 갈등을 겪지 않기보다 갈등 속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상대의 경계도 존중할 줄 알았으면 좋겠다.

불안하거나 화가 나는 순간이 없기를 바라기보다, 그런 감정이 찾아와도 자신을 잃지 않고 다시 중심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





불편함을 잘 다룬다는 것은 무조건 참고 버틴다는 뜻도 아니다.

때로는 한 번 더 도전하고, 때로는 잠시 쉬고, 때로는 도움을 요청하며, 때로는 그만두는 것이 더 나은 선택임을 판단하는 힘이다. 중요한 것은 불편한 감정에 끌려다니지 않고 자신에게 필요한 행동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뿐 아니라 부모인 나의 불편함도 돌아보게 됐다.

아이가 울 때 빨리 울음을 멈추게 하고 싶은 마음, 말을 듣지 않을 때 당장 통제하고 싶은 마음, 다른 아이보다 늦는 것 같을 때 조급해지는 마음. 어쩌면 아이의 불편함보다 그것을 지켜보는 내 불편함을 견디지 못해 서둘러 개입했던 것은 아닐까.

아이에게 마음의 근육을 길러주려면 부모도 아이가 흔들리는 모습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아이가 넘어지지 않도록 모든 돌을 치워주는 것이 아니라,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믿어주는 것.

아이의 감정을 대신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곁에서 함께 바라봐 주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말하는 다정하면서도 단단한 양육이라고 느꼈다.

삶에서 불편함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공부가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고, 관계에서 상처받을 때도 있으며, 아무리 노력해도 실패하는 순간도 찾아온다.

부모가 아이에게 만들어줄 수 있는 세상은 불편함이 없는 세상이 아니다. 그러나 불편함 앞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고, 자기 마음을 돌보며 다시 시작하는 힘은 길러줄 수 있다.

아이 앞의 비바람을 모두 막아주는 엄마가 아니라, 비가 와도 걸어갈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아이가 불편함을 피해야 할 장애물로만 여기지 않고, 자신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드는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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