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 보면 자꾸만 아이의 미래를 앞당겨 걱정하게 된다.
지금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남들보다 늦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앞으로 더 힘들어지기 전에 무엇을 미리 준비해 줘야 하는지.
나 역시 아이가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먼저 알려주고, 대신해 주고, 조금 더 쉬운 길을 마련해 주려 했던 순간이 많다.
이번에 읽은 <아이는 습관으로 자란다>는 평소에 내가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금 되새기게 됐다.
이 책에선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 특별한 재능이나 높은 지능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하고 싶은 것을 잠시 미루는 자기절제, 해야 할 일을 끝내는 책임감, 시간을 관리하는 능력, 원하는 것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소통 능력,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도하는 힘. 이런 능력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작은 생활 속에서 습관으로 만들어진다.
쌍둥이를 키우면서 같은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도 기질과 속도가 참 다르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한 아이는 전환이 빠르고 먼저 움직이는 반면, 다른 아이는 자기만의 속도로 충분히 몰입한 뒤에야 다음으로 넘어간다.
예전에는 그 차이를 고쳐야 할 문제로 바라보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아이를 내가 원하는 속도로 움직이게 하는 것보다, 각자의 기질 안에서 스스로 조절하는 힘을 기르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책에 나오는 ‘자율 양육’이라는 개념이 특히 와닿았다. 자율 양육은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는 허용적인 양육이 아니다. 지켜야 할 규칙과 경계는 분명히 세우되, 그 안에서 아이가 선택하고 그 결과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아이가 서툴러 보이면 부모는 자꾸 개입하고 싶어진다.
늦게 준비하면 대신 챙겨주고, 실수할 것 같으면 미리 막아주고, 힘들어하면 해야 할 일을 줄여주고 싶다. 당장은 그것이 아이를 돕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부모가 계속 아이의 몫을 대신해 주면 아이는 실패하지 않는 대신, 스스로 해결해 보는 경험도 잃게 된다.
계단은 직접 올라봐야 힘을 조절하는 법을 알 수 있다. 힘들 때 잠깐 쉬어가는 법도, 발을 헛디뎠을 때 다시 일어나는 법도 배울 수 있다.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넘어지지 않는 환경이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