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책의 주장에 모두 편안하게 동의할 수만은 없었다.
입시와 평가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한국에서 부모 한 사람이 ‘학교 게임’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기본적인 반복 학습과 일정한 규칙 역시 아이에게 필요한 부분이 있다.
학교 교육을 가짜 공부, 자율적인 배움을 진짜 공부로 단순하게 나누면 현실의 복잡성을 놓칠 위험도 있다.
책이 제시하는 대안이 교육 시스템 전체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보다 개별 부모와 교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더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아쉽다.
그럼에도 이 책은 학교를 당장 떠나라고 요구하는 책이라기보다, 학교에 다니면서도 배움의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기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보게 했다.
아이의 점수와 결과만 확인하지 않고, 집에서만큼은 질문하고 시도하며 실패해도 되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 아이가 무언가에 몰입할 때 효율과 진도를 이유로 끊지 않는 것. 답을 알려주기 전에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고 한 번 더 묻는 것. 이것은 거대한 교육 개혁을 기다리지 않고도 부모가 시작할 수 있는 변화다.
책을 덮고 나니 아이들에게 어떤 공부를 더 시킬 것인가보다 어떤 배움의 태도를 지켜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앞으로 “오늘 무엇을 배웠어?”라는 질문 대신 “오늘 무엇이 궁금했어?”, “어떤 방법을 새로 시도해봤어?”, “잘 안돼서 알게 된 것은 무엇이야?”라고 물어보고 싶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 앞에서 모든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모르는 것을 함께 궁금해하고, 아이가 시행착오를 견딜 때 너무 빨리 개입하지 않으며, 배움이 다시 즐거워질 때까지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보다 스스로 배우는 법을 알고, 넘어져도 다시 시도하며, 배움을 멈추지 않는 아이. 내가 두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은 결국 그런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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