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호수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76
앤지 강 지음, 장미란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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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우리들의 호수>는 아빠를 잃은 두 아이가 다시 호수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아빠와 함께 갔던 호수.

아빠가 데려가 주던 길.

아빠가 웃던 기억이 남아 있는 장소.

이제 그곳에 아빠는 없지만, 아이들은 다시 그 호수 앞에 선다.



이 책은 상실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진 않는다.

누군가가 죽었다는 사실을 길게 말하지도 않고, 슬픔을 과장해서 보여주지도 않는다.

그저 아이들이 호수를 향해 걸어가고, 물 앞에서 망설이고, 기억 속 아빠를 떠올리는 장면들로 상실을 조용히 보여준다.

그래서 더 슬펐다.

그리고 그래서 더 아름다웠다.

<우리들의 호수>를 만든 엔지 강은 중국계 미국인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이 책에서 글과 그림을 함께 맡았다.

그림은 수채화처럼 부드럽고 투명한 느낌이지만, 자세히 보면 구아슈와 크레용, 색연필의 질감이 겹쳐져 있다.

노란 하늘, 깊은 초록의 숲, 푸른 호수의 색감은 따뜻하면서도 어딘가 먹먹하다.




이 책이 더 먹먹하면서도 아름다웠던 이유는 상실을 굳이 ‘이해시키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아이들에게 죽음이나 이별, 상실에 대해 말하려고 하면 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나에게도 엄마의 상실이 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어떤 상실은 설명보다 먼저 몸에 남고 마음에 남는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상실을 이야기하려고 할 때마다 말문이 막힌다.

무섭게 느끼지 않게 말해야 할까.

슬프지만 괜찮다고 말해야 할까.

사라진 사람은 어디에 있다고 설명해야 할까.

그런데 이 그림책은 그런 질문에 명확한 답을 주기보다, 아이의 마음이 상실을 어떻게 느끼는지 조용히 따라간다.





아빠가 없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은 직접적인 설명이 아니라, 남겨진 감각으로 상실을 느낀다.

함께 갔던 장소, 익숙한 행동, 누군가의 웃음소리, 몸이 기억하는 장면들.

<우리들의 호수>는 그 마음을 참 담백하게 보여준다.

우리 아이들은 책에서 아빠가 왜 없는지, 상실이 무엇인지 깊이 알지는 못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보다 오히려 내가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상실은 꼭 크게 울어야만 드러나는 게 아니라는 것.

그리움은 어떤 장소에, 어떤 색에, 어떤 물결에 조용히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슬픔과 사랑은 서로 반대편에 있는 감정이 아니라, 오래도록 함께 남는 감정일 수 있다는 것.

<우리들의 호수>는 아이에게 죽음을 설명하는 그림책이라기보다,

상실 이후에도 사랑이 어떻게 남아 있는지를 보여주는 그림책인 것 같다.

아름다운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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